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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중원'은 하나, 기념 행사는 두 곳...왜?

'제중원'은 하나, 기념 행사는 두 곳...왜?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5.04.0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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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의료원과 서울대병원, "역사적 뿌리 내가 맞다" 주장
서로 학술심포지엄 통해 '제중원 역사적 진실' 따져본다

1885년 당시 제중원 모습.(사진제공=연세의료원)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의료기관인 '제중원'이 올해로 개원 130주년을 맞이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과 연세의료원이 130주년을 맞이하는 기념행사를 따로 진행하면서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제중원은 하나 인데, 서울대병원과 연세의료원이 서로 자신들이 제중원에 뿌리를 둔 의료기관이라고 주장하는 일은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13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또 다시 뿌리논쟁이 부각돼 안타까움이 앞선다.

제중원 130주년을 맞이해 서울대병원은 4월3일∼8일까지 기념식 및 학술강좌를 시작으로 기념음악회, 진료봉사, 역사 화보집 출판기념회 및 역사 사진전을 개최한다.

3일 열린 학술강좌에서는 '제중원의 진실'이 무엇인지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고종이 제중원을 의료선교사인 에비슨에게 위탁한 것이고, 소유권을 준 것이 아니다'라는 부분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백재승 서울대병원 의학역사문화원장(비뇨기과)은 "제중원을 상표등록까지 한 연세의료원은 유치하다"며 "서울대병원은 가만히 있는데 늘 연세의료원이 싸움을 걸어와 뿌리논쟁이 소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김상태 교수(의학역사문화원)는 "서울대병원은 제중원의 역사성을 '독점'하려는 것이 아니라, 국립병원 제중원의 사회적 책무인 서양의학 도입을 통한 의료 선진화와 전통시대 공공의료의 유산을 '계승'하려는 것"이라며 "이번 13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제중원의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이 제중원은 의료선교사들이 만든 병원이 아니라 국립병원'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연세의료원은 13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연세의료원이 제중원에 뿌리를 뒀다는 것'을 더욱 더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제중원 개원 130주년 기념일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갖고 자긍심과 사명감을 더욱 높이는 시간을 마련한 것.

특히 이번 개원 130주년 기념행사에서는 구한말을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근대의학을 정착시키기 위해 희생을 감수했던 의료선교사(알렌·에비슨)와 세브란스병원 설립에 지대한 영향을 준 후원자(세브란스) 후손들이 연세의료원을 방문해 관련 유물을 기증할 계획이다.

연세의료원은 서울대병원과 마찬가지로 오는 10일 제중원 개원 130주년을 맞아 기념식과 학술심포지엄, 음악회와 미디어파사드 등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준비했다.

기념식에서는 알렌 박사의 증손녀(리디아 알렌)가 간직해 온 태극훈장과 도관(차 주전자), 그리고 에비슨 박사의 증손녀(쉴라 호린)가 보관해오던 안경 기증식도 열린다.

제중원에서 명칭을 변경해 세브란스로 이어진 130년의 흐름을 살피는 학술 심포지엄 1부는 ▲제중원 설립과 선교사들의 역할 ▲제중원과 에비슨 등 주제발표가 준비됐다.

유승흠 연세의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은 2부는 ▲제중원 뿌리논쟁의 경과와 쟁점 ▲'국립병원' 계승론의 허상 ▲제중원과 민간사회의 국민 만들기 등의 주제가 다뤄진다.

한편, 제중원 뿌리논쟁을 지켜보고 있는 의료계 한 관계자는 "역사적 고찰을 통해 제중원의 진실이 밝혀져 더이상 소모적인 논쟁이 우리나라 의료 역사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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