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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기기 업체의 글로벌화 전략은?

국내 의료기기 업체의 글로벌화 전략은?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5.03.2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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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부품 직접 생산·현지화 공급전략·OEM 등 늘려
진흥원, 글로벌 의료기 기업 전략 사례분석 보고서

국내 의료기기 제조사는 기술력은 있지만 해외시장 진출에 노하우가 없고 브랜드 파워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내 업체는 OEM(주문자 상표 부착품 )·ODM(제조사생산개발)·ODA(국제의료기기 조달 공적개발원조)등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의 성장과정 및 비즈니스 전략 사례분석'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좁은 내수시장에서 영세기업이 과하게 경쟁하는 구조이며, 대학병원은 글로벌 대형 의료기기 기업이 선점했고 중저가 의원용·가정용 의료기기 시장은 중국의 가격 경쟁력에 밀리는 샌드위치 상황이다.

우리나라 보다 1세기 빨리 의료기기 산업을 시작한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또한 현재 국내의 모습과 같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렇다면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어떻게 성공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었을까.

▲ 세계 최대 규모로 열리는 의료기기 전시회 '메디카'에는 글로벌에서 경쟁력을 다투는 기업들이 다수 참가했다.

우선 원가절감 목적으로 비즈니스전략을 내세운 스트라이커를 꼽을 수 있다. 스트라이커의 거의 모든 의료기기 제품 내부에는 PCB 부품이 사용된다.

스트라이커는 PCB제조업체로부터 부품을 납품받아 오며 매년 1000만 달러 수준의 구매비용을 지출해왔다. 하지만 사업 확대에 따라 PCB 구매비용이 지나치게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논의 끝에 스트라이커 본사 인근에 생산설비를 구축한 후 PCB를 직접 생산하는 방법을 택했다.

스트라이커는 PCB 전량을 생산해 핵심부품의 원활한 공급을 했으며, 자사 공급외에도 제3의 업체에게도 PCB를 공급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현지화 공급전략, 중국·한국 등에 생산기지 설립

현지화 공급전략을 활용한 기업도 있었다. GE헬스케어는 2000년경 글로벌 진단장비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었으나, 중국시장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GE는 중국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이미 다른 나라에 설립된 저임금 생산시설을 중국으로 이전하고, 중국 내부에서 생산해 중국인에게 직접 공급해 나가기로 전략을 바꿨다. 이런 전략은 성공적이었으며, GE의 현지화 전략 햄심으로 자리잡게 됐다.

이후 한국에서도 경기도 성남에 'GE 초음파 연구개발 생산기지'를 설립하고, 세계시장에 공급하는 초음파진단기의 30%를 생산하게 했다. 특히 2012년 기준으로 생산기지에서 초음파 진단기 9880대를 생산하면서, 국내 중소협력업체 120곳으로 부터 1100억원에 달하는 부품을 구매해 중소업체와 동반성장에 기여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인도와 일본 등에서도 현지화 전략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이 ODM을 통해 성공한 사례도 있다.

▲ 메디아나의 ODM 전략인 '환자감시장치'
환자감시장치 및 자동제세동기 전문업체 메디아나는 2000년부터 글로벌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쉽을 통한 안정적인 매출 및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주요 고객인 코비디엔을 비롯해 지멘스·오므론·후크다 덴시 등 7개 회사에 10여개 제품을 공급중에 있다. ODM 비중을 40~50%대로 유지하며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메디아나는 ODM 주요고객을 통한 제품 공급을 기반으로 전 세계 80여개 국가에 판매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용 모니터를 포함한 환자감시장치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3조원 수준이며, 2018년까지 3.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앞으로의 성장도 기대되고 있다.

공공의료기관, 고가 의료장비 비용 장기간 지급

공공의료기관에 고가의 의료장비 비용을 장기간에 걸쳐 지급할 수 있도록 한 사례도 있었다.

의료기관 리모델링을 위해서는 고가의 최신형 의료장비를 도입하고자 상당한 비용부담이 있기 때문에, 공공의료기관은 섣불리 리모델링 사업을 실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에 지멘스는 영상장비인 CT·MRI 등의 고가 의료장비의 대금을 일시에 지급받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의 포괄관리계약을 체결하고, 장비대금 및 유지·보수비용을 지급받는 PPP전략을 시행했다.

이로인해 공공의료기관은 리모델링에 소요되는 초기비용 부담을 경감하고, 의료기기 사업은 장기간에 걸쳐 상환받음으로써 안정적인 거래구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번 글로벌 기업의 성공 사례를 분석한 윤태영 진흥원 의료기기산업지원팀 연구원은 "국내 중소업체 일수록 OEM·ODM 전략을 이용한다면 효과적 일 것"일며 "글로벌 들과 계약을 체결한 후 물품을 공금한다면 초기 자금확보 및 빠른시간에 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내 업체와 글로벌 기업 사이의 계약체결 활성화를 위해 계약을 중개해 줄 수 있는 지원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기업의 적극적인 인수합병 또한 이뤄져야 하고, 개발도상국에 국내 업체의 공적개발원조를 통해 기업 제품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특정 기술을 중심으로 장기간에 걸쳐 성장했으며, 성장전략을 정확하게 분석해 시도해 온 결과라고 소개했다. 윤 연구원은 "정부는 단기간의 정책달성을 위해 근시안적인 시각으로 정책을 입안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산업육성정책을 실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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