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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관 소리주파수 구별능력 획득과정 규명

달팽이관 소리주파수 구별능력 획득과정 규명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5.03.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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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연구진, 선천적·후천적 주파수 특이난청 진단·치료 가능성 열어

복진웅 교수
국내 연구진이 체내 청각기관인 달팽이관이 다양한 소리를 한꺼번에 들어도 고음과 저음 등 소리주파수에 따라 각각의 소리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는 과정을 밝혀 다양한 난청의 원인 규명과 치료법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 복진웅(연세의대 해부학교실) 교수가 주도하고, 최재영·손은진 교수 및 마지현 박사과정생 등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자연과학분야 권위지인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3월 9일자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달팽이관이 다양한 소리를 인식해 구별해내는 능력은 동물세계에서 천적과 먹잇감의 소리를 구별하는 등 생존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일 뿐만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는 의사소통이나 음악감상 등 일상생활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달팽이관이 다양한 소리를 각각의 주파수에 따라 구별해 감지하는 능력은 달팽이관 속 청각세포들이 특이적으로 배열된 토노토피 구조 때문이라는 것이 50여 년 전 게오르크 폰 베케시(1961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박사에 의해 규명됐다.

그러나 지금까지 조류(닭) 이외의 동물(포유류)의 달팽이관이 어떻게 이러한 특수한 배열, 즉 토노토피 구조를 갖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달팽이관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체내 신호전달물질(Shh)이 달팽이관의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강도로 영향을 주고, 이 신호 강도의 차이는 각기 다른 유전자의 발현을 유도해, 결국 달팽이관의 위치에 따라 특정 주파수에 민감한 청각세포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한쪽 끝에는 고음을, 반대편으로 갈수록 저음을 인식하는 청각세포 형성)

또 조류에서 토노토피 형성에 중요하다고 알려진 신호전달물질(레티노인산, Bmp7)의 발현도 Shh에 의해 조절됨을 확인했다. 즉, 포유류와 조류 모두 Shh 신호전달물질이 토노토피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

복진웅 교수는 "이 연구는 지금까지 풀리지 않았던 질문인 달팽이관이 여러 소리를 한꺼번에 들어도 어떻게 각각의 소리를 주파수에 따라 구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공한 결과"라고 말했다.

또 "다양한 선천적 혹은 후천적인 요인으로 특정 주파수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주파수 특이적 난청을 진단, 치료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용어설명>
*토노토피(tonotopy)
사람을 포함한 척추동물이 다양한 소리를 한꺼번에 들어도 소리를 구별해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청각기관의 특수한 구조적 특징 때문임. 즉, 달팽이관의 한쪽 끝에 위치한 청각세포는 고음(높은 주파수의 소리)을 인식하고, 반대편으로 갈수록 점점 저음(낮은 주파수의 소리)을 인식하게 됨.
이처럼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주파수를 구별해 인식하는 달팽이관의 구조적인 특징을 tonotopy라고 함.
*Shh(Sonic Hedgehog)
척추동물의 다양한 장기 발생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단백질로, 특정 유전자를 발현함. Shh에 의해 유발된 신호는 세포분열을 통한 증식 또는 특정한 세포로의 분화를 유도함. Shh 신호전달에 이상이 생기면 다양한 선천적·후천적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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