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정희원 교수팀(김재용 임상강사)은 1998년 1월부터 2001년 12월까지 4년간 서울대병원 신경외과에서 뇌종양으로 진단받아 수술 받은 1,050명(어린이환자 제외) 중 추적 가능한 847명의 뇌종양환자 병력을 조사한 결과, 약 11.4%인 97명이 정상으로 판정되거나 단순 두통, 눈/귀 질환 등으로 초진되어 지연 진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병, 의원을 찾게 된 주요 증상은 지연진단으로 판명된 97명의 환자 중 두통과 시각 이상이 각각 41명, 30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청력 장애, 구토가 각각 11명, 1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처음 병, 의원 방문 때부터 최종 확진까지의 기간은 평균 30개월이었으며 그 중 30명에서는 최소 1년부터 심지어 10년까지 치료가 지연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초기에 내려진 진단 결과 중 정상으로 나온 것이 30명(31%)이나 됐으며 진단명 없이 약처방만 받은 경우가 17명, 신경성 두통 15명, 시각과 청각 질환은 각각 8명, 5명, 당뇨병 3명 등으로 나타났다.
또 첫 증상으로 인해 환자들이 스스로 찾은 진료과는 신경외과와 연관성이 많은 안과가 1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이비인후과가 11명, 치과(구강외과) 7명, 한의원이 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대상 환자 847명의 뇌종양 환자 중에서 남자는 383명, 여자는 464명이었으며, 나이분포는 15세부터 80세이며 평균연령은 44세였다.
정희원 교수는 "우리나라 뇌종양 환자들의 종양크기는 아직도 많은 수가 5cm 이상되는 후진국형이기 때문에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선진국의 경우 청신경종양 수술시 종양의 크기가 2cm 미만인 경우가 90%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엔 30%에도 못 미친다.
뇌종양은 조기에 발견만 하면 50% 이상 완치할 수 있는데 증상을 가볍게 여겨 방치하게 되면 시력과 청력을 상실하거나 사지가 마비되고, 결국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며 "머리가 뻐개지는 듯한 심한 두통, 구토, 시력과 청력에 이상을 느끼거나, 성인이 된 후의 간질발작, 또는 안면과 팔다리에 마비가 오는 등 위험신호가 올 경우 뇌종양을 꼭 의심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종양은 전체 종양 중 발생률이 성인은 3위, 어린이는 2위를 차지하는 흔한 종양으로 매년 우리나라에서 5천명 정도가 발병한다. 최근 건강 검진의 증가, 교통사고 후 CT, MRI 등의 검사가 늘면서 발견되는 뇌종양의 수가 현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 병은 종양 자체의 크기나 조직상태보다 종양의 위치가 어디냐에 따라 증상과 병세가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뇌종양의 증상은 종양이 생긴 부위에 따라 간질, 신체 특정부위 마비, 시력감퇴, 난청, 이명 등 매우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므로 조기 진단이 어렵고 다른 장기의 질환으로 오진되기 쉽다.
가장 흔한 뇌종양 중의 하나인 뇌하수체 종양의 경우 시신경을 눌러 시력이 떨어지고 시야가 좁아지며, 뇌 속의 압력이 증가하면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한편, 청신경초종은 한쪽 청력이 떨어지고 이명, 어지럼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더라도 이미 나빠진 시력이나 청력을 되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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