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6 17:49 (금)
요양병원 환자들 75% 요실금·배뇨장애 신음

요양병원 환자들 75% 요실금·배뇨장애 신음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5.01.29 17:22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부인과·비뇨기과 전문의 적정배치 필요...일당정액제로 인한 과소진료 부작용 발생
안형식 고려의대 교수 '의료정책포럼' 최근호에 '요양병원 실태조사 연구' 발표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상당수가 요실금·변실금·배뇨장애 등 비뇨기과와 부인과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를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산부인과·비뇨기과 전문의는 적어 적절한 의료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안형식 고려의대 교수(예방의학교실)는 <의료정책포럼> 최근호에 '요양병원의 운영 현황 및 실태조사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이같이 지적하고 요양병원 여성 입원환자의 의료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요양병원에서 치료 중인 환자의 의료이용도를 조사하기 위해 전국 1206곳 요양병원 가운데 지역별로 10개 병원을 선정, 면접·설문 조사에 응한 520명을 결과를 분석했다.

조사결과, 55.4%(288명)가 기저귀를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3.9%만이 혼자서 화장실 이용이 가능하다고 답했으며, 28.7%는 부분적인 도움을 받아야 했으며, 55.1%는 전적으로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조사대상 환자 중 부인과·비뇨기과 질병을 동반하지 않은 경우는 25%였다. 1개 질환을 앓고 있다는 응답자는 44%, 2개는 19%, 3개 이상은 7%였다.

가장 높은 발생빈도를 보인 상병은 요실금·변실금 등의 배뇨장애가 40.8%(212명)였으며, 질 분비물 27.7%, 방광 및 비뇨기계 감염 26.9%, 질염 12.3%, 회음부 피부염 11.2% 순으로 조사됐다.

부인과·비뇨기과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 가운데 약물 및 수술적 요법을 받고 있다는 응답자는 34.6%였으며, 나머지는 보존적 치료만 받고 있다고 답했다.

안 교수는 "요양병원이 다른 의료기관 종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원이 용이해 충분한 사전준비없이 설립하고 있고, 폐업도 많다며 20% 내외의 신규 개업과 폐업률은 많은 의료비 낭비를 가져오므로 엄격한 설립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기관 개·폐업 통계를 보면 2009∼2013년 5년 동안 평균 220곳의 요양병원이 새로 개원하고, 평균 112곳이 폐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요양병원의 서비스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안 교수는 지적했다.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75% 이상이 부인과와 비뇨기과 질환을 1개 이상 동반하고 있는 점을 감안, 해당 전문의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의료서비스 개선에 유의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실제 학계가 2012년 조사한 요양병원 전문의 근무 현황자료에 따르면 가정의학과가 672명으로 가장 많았고, 내과 433명, 외과 418명, 산부인과 202명, 신경과 183명, 정형외과 143명, 신경외과 131명 등으로 파악됐다. 비뇨기과 전문의는 29명에 불과했다.

이같은 현상이 벌어진 원인에 대해 학계는 보건복지부의 '의사인력 확보 수준에 따른 입원료 차등제' 고시를 꼽고 있다.

의사인력 확보 수준 1등급 요양병원을 내과·외과·신경과·정신과·재활의학과·가정의학과·신경외과·정형외과 등 8개과 전문의 확보(50% 이상)에 따라 입원료를 차등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 교수는 요양병원들이 적정 의료인력을 배치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요양병원은 일당정액제 수가를 받고 있다. 일당정액제는 건강보험에서 요양병원이 입원환자에게 지원하는 진찰·처치·입원료·약값 등의 평균 비용을 미리 정해 지급하는 방식.

대한요양병원협회는 "요양병원의 1일당 평균수가는 급성기 병원 입원료의 80%에 불과한 4만 399원으로 요양시설의 4만 8847원보다도 낮다"며 "일당정액제가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저수가 구조로 인해 인력 확보가 어렵고, 과소진료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행위별수가를 일부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교수는 "정액수가제도가 실시되면서 서비스 과소 제공과 요양시설과 차별화 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수가제도 개선에 무게를 실었다.

이와 함께 "여성환자가 대부분인 요양병원에서 필요서비스의 상당부분이 요실금이나 질염 등 여성과 관련돼 있다"며 "산부인과나 비뇨기과 전문의의 적정 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