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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K와 화이자는 폐렴구균 백신 인하하라"

"GSK와 화이자는 폐렴구균 백신 인하하라"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5.01.2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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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 개발도상국 백신 가격 5달러까지 낮출 것 요구
아동용 백신이 빈곤 국가서 거대한 돈벌이용 사업이 돼서는 안돼

국경없는의사회는 20일 백신 가격 관련 보고서 '올바른 백신 The Right Shot' 개정판을 발표하면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와 화이자에 개발도상국의 폐렴구균 백신 가격을 아동1명 접종당 미화 5달러까지 낮출 것을 요구했다.

이번 백신 보고서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백신 보급 확대 및 신규 백신 개발 등을 통해 아동사망률 감소에 기여할 목적으로 2000년 설립된 공공-민간 파트너십 국제 기관)의 재정조달 약정회의가 오는 27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시기에 맞춰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빈곤 국가에서 아동 1인당 백신가는 2001년보다 68배나 더 높아졌으며, 많은 나라가 매년 100만명의 아동 사망 원인인 폐렴구균 예방에 필요한 고가의 백신을 살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로히트 말파니(Rohit Malpani)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Access Campaign)' 정책분석국장은 "아동 1명당 백신가는 10년 전에 비해 68배나 비싸졌다"며 "소수의 거대 제약회사들이 기부자들과 개발도상국에 백신 값을 과하게 청구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또 "세계백신면역연합 후원국들은 향후 5년간 빈곤 국가에 백신을 제공하기 위해 75억불을 추가적으로 더 내라는 요청을 받을 텐데, 그 예산 중 3분의 1은 값비싼 폐렴구균 백신 하나를 위해 쓰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히트 말파니 국장은 "백신 값이 내려가면 얼마나 더 많은 아이들이 납세자들의 돈으로 백신접종을 받을 수 있을지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며 "지금이야말로 GSK와 화이자가 백신 접종을 받는 아동이 많아지도록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따라서 "GSK와 화이자는 이미 부유한 나라에서 백신으로 수십억 달러를 벌어 들였다"며 "현재 제공되고 있는 할인 가격으로는 빈곤 국가 아이들이 충분히 접종을 맞기에 부족하기 때문에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빈곤 국가에서 아동 1명에게 백신을 제공하는 전체 비용의 45%를 차지하는 것은 폐렴구균 백신이므로 가격이 인하될 경우 더 많은 아이들이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에 따르면 몇 년만 있으면 시장에 새 백신을 내놓을 계획인 인도 최대의 백신 제조업체 세럼 인스티튜트(Serum Institute)는 6달러(1회 접종비 2달러)로 가격을 책정했다.

따라서 폐렴구균 백신 판매를 시작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190억 달러 이상을 벌어 들인 GSK와 화이자는 총 3회의 폐렴구균 백신 접종 가격을 아동 1명당 5달러로 낮춰도 큰 문제가 없다.

백신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 중 하나인 국경없는의사회의 이번 보고서는 백신 업계에 만연된 비밀주의와 백신 가격에 대한 데이터가 충격적일 정도로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높은 백신 가격 때문에 국가의 보건 예산이 확대되고 있는데, 그 원인으로는 제약사와의 협상용 정보 부족, 제약업계의 고의적 가격 은폐, 독점 시장 구조, 동일 제품에 대해 시장마다 판이하게 다른 판매 가격을 그 이유로 들었다.

케이트 엘더(Kate Elder)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 정책 자문관은 "정말 불합리한 상황이다. 모로코와 튀니지 같은 개발도상국의 폐렴구균 백신 가격이 프랑스보다 높다"며 "새로운 백신의 천문학적 비용 때문에 많은 빈곤 국가는 아이들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역설했다.

또 "현재 세계백신면역연합을 통해 재정 지원을 받는 국가 중 4분의 1 이상이 내년부터 지원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며 "그 이후 이 국가들은 폐렴구균 백신 구입에 아동 1명당 약 10달러를 지불해야 하지만 이 가격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케이트 엘더 정책 자문관은 "앙골라는 앞으로 1년 이내에 세계백신연합의 지원이 끊기는 나라 중 하나"라며 "지원이 끊기는 경우 앙골라가 부담해야 하는 백신 비용은 2018년까지 15배 이상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또 "볼리비아 역시 세계백신면역연합의 지원금 중 60% 이상이 폐렴구균 백신 비용인데, 지원이 끊겼을 때 볼리비아 정부의 부담금은 7배 이상 상승하고, 인도네시아도 상승 비율이 15.47배에 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케이트 엘더 정책 자문관은 "세계백신면역연합 후원국가들은 제약회사들이 더 낮은 가격으로 백신을 제공하도록 압력을 넣어야 한다"며 "이윤보다 공공 보건이 우선시돼야 하는 것이 그 이유"라고 말했다.

또 "생명을 구하는 아동용 백신이 빈곤 국가에서 거대한 돈벌이용 사업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오는 27일 백신 후원국들이 베를린에 모여 백신 접종에 대한 기부금을 늘리기로 합의하는 시점에 맞춰 GSK와 화이자가 폐렴구균 백신 가격을 내릴 것을 요청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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