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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방사성 치료 준비기간 1주일 충분!

갑상선암 방사성 치료 준비기간 1주일 충분!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4.12.30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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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훈 교수팀, 치료 준비기간 단축시키는 근거 논문 발표
갑상선 방사성 요오드 치료 표준 설정에 귀한 참고자료 될 전망

유영훈 교수
국내 최다 발생 암 1위인 갑상선암의 수술 후 시행하는 방사성동위원소 치료 준비 기간이 기존에는 2주일 걸렸는데, 1주일이면 충분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를 위해 요오드가 함유된 음식을 전혀 섭취 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었던 치료 준비 환자들에게 커다란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년 동안 각종 암종별 발생 비율 순위에서 항상 앞자리를 지키고 있는 갑상선암은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가장 높아 비교적 치료하기 수월하다고 생각되지만 다른 암과는 달리 방사성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갑상선 분화암으로 수술을 통해 양쪽 갑상선을 제거하거나, 또는 앞으로 갑상선암 재발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이 받는 '방사성 동위원소 요오드 치료'가 그것.

이 치료는 방사성동위원소인 요오드를 이용해 수술 후 눈에 보이지 않은 크기로 남아있을지 모를 갑상선암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법으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치료 전에 요오드의 흡수가 잘 이뤄지도록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식품을 일정기간 동안 섭취하지 않는 제한식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금까지 적용돼 온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하루 요오드 섭취량을 50㎍(마이크로그램) 이하로 제한하는 '저요오드 식이'를 1주 또는 2주간 유지할 것으로 권고해 치료 효과를 높여 왔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서구에 비해 요오드가 풍부한 지역에서는 섭취량 또한 월등히 많아 요오드 수치를 충분히 낮추기 위해 많은 의료기관들은 엄격하게 제한된 '저요오드 식이'를 2주간 지속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실제로 한국인이 즐기는 김치나 장류, 젓갈류 및 해조류 같은 식품에는 요오드가 과량 함유돼 있어 환자들은 저요오드 식이 기간 동안 음식 선택에 커다란 제약을 받으며, 요오드가 함유되지 않는 식품을 직접 골라 먹거나 자신도 모르게 요오드를 섭취 할 것 같아 외식도 꺼리는 등 일상생활 속에서 큰 불편을 겪는다.

이처럼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를 위해 환자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 강남세브란스병원 핵의학과 유영훈 교수팀은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를 준비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처럼 요오드 섭취가 많은 지역의 환자에게 엄격한 저요오드 식이를 1주일만 지속해도 체내 요오드 양(소변 내 옥소 배출량으로 대변함)을 충분히 감소시킬 수 있음을 밝혀냈다.

또 체내 요오드 양이 목표치(소변 내 옥소 배출량<100㎍/L)에 도달한 경우라면 소변 내 옥소 배출량과 방사성 옥소치료의 성공률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음도 함께 발표했다.

이러한 내용들은 극심한 저요오드 식이를 장기간(2주간) 시행함에 따라 환자가 겪게 되는 불편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를 갖는다.

연구팀은 2012년 4월~2013년 7월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갑상선 유두암으로 갑상선 전(全)절제 수술을 받고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를 준비하는 환자 20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저요오드 식이의 성공 여부는, 아침 단회뇨 검사를 통한 소변 내 요오드배출량으로 가늠했다. 모든 환자는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를 전 2주 동안 저요오드 식이를 진행했으며 시행 1주가 경과된 아침과 2주차 저요오드 식이를 마친 시점에 각각 1회씩의 단회뇨 검사를 시행해 비교대상으로 삼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요오드 영양 평가 기준에 따라, 소변 내 요오드 배출량이 50㎍/L 미만인 경우를 중등도의 요오드 결핍, 50㎍/L 이상~100㎍/L 이하인 경우를 경도의 요오드 결핍으로 간주했다.

이와 함께 방사성동위원소 치료의 성공 여부는 방사성 요오드 스캔을 추적검사로 시행했을 때 눈에 보이는 섭취가 없는 경우와 추적 스캔에서 눈에 보이는 섭취가 없으면서 갑상선 티로글로불린 수치가 1ng/mL 미만인 경우, 두 가지로 분류했다.

추가로 혈중 갑상선 자극 호르몬의 농도, 갑상선 티로글로블린 수치, 티로글로블린항체 등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임상 요인들도 분석했다.

<표1>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위한 1~2주 저요오식 시행 후 분석 된 소변내 요오드 측정 값(ug/L)
그 결과 1주와 2주의 저옥소 식이를 하고 난 후 각각 측정한 소변내 옥소 배출량의 평균값은 모두 50㎍/L 미만으로 조사됐으며, 1주차의 소변 내 요오드 배출량의 평균과 2주차의 평균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표1>

방사성 요오드치료의 성공을 요오드 스캔 추적 검사결과로 평가했을 때, 성공적으로 치료가 된 환자군과 잔여 섭취가 남아있는 환자군 사이에 소변 내 방사선 배출량의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의 성공을 요오드 스캔 추적검사만으로 평가했을 경우와 방사성 요오드 스캔 추적검사 및 갑상선 티로글로불린 수치를 종합해서 평가해보았을 때, 두 경우 모두에서 소변 내 요오드 배출량에 따른 치료 성공률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다시 말해 방사성 요오드 치료 성공률은 중등도의 요오드 결핍군과 경도의 요오드 결핍군 사이에서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음을 의미한다.<그림1>

<그림1>
2주 동안 저요드식을 시행 한 후 측정한 소변내 요오드 양과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 성공률 비교 분석 그래프. A항목은 요오드 스캔 추적 검사결과로만 평가했을 경우. B항목은 요오드 스캔 추적 검사결과와 갑상선 티로글로불린 수치, 두 가지 항목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을 경우임.
이밖에 방사성동위원소 치료의 성공에 영향을 끼치는 임상 요인들을 분석한 결과, 치료 중 발견되는 혈중 티로글로불린 수치가 다중회귀 분석에서 유일하게 의미 있는 지표로 확인됐다.

유영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엄격하게 1주일 동안 저요오드 식이를 진행한다면 체내 잔존 요오드의 양이 치료에 적합할 만큼 충분히 낮아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지금까지 통상 2주 동안 시행하도록 권장돼 온 저오오드 식이 기간을 1주일로 단축시킬 수 있는 근거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연구 결과는 평소 요오드 섭취가 많은 지역을 기반으로 얻어진 것이라 평소 요오드 섭취가 많지 않은 지역 거주 환자들은 1주일보다 짧은 기간 동안 엄격한 저요오드 식이를 시행해도 원하는 만큼의 체내 요오드량 감소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유 교수는 "저요오드 식이 기간이 줄어들면 환자들이 준비 기간 동안 받아 온 어려움이 경감돼 조금 더 수월하게 치료에 임할 수 있으며 삶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아직까지 저요오드식에 대한 표준화된 프로토콜이 정립되지 않았으며 방사성 요오드 치료 성공률과의 관계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것이라 향후 갑상선 방사성 요오드 치료의 표준을 설정하는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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