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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촌동 사진관
2000년 의약분업 투쟁-⑥의협 찾아와 고개 숙여 사과한 보건복지부 장관
이촌동 사진관 의협 찾아와 고개 숙여 사과한 보건복지부 장관
2020. 09. 13 by 김선경 기자

 

의약분업 투쟁 당시 서울 이촌동 대한의사협회 회관을 방문한 당시 차흥봉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계 대표와 대통령 면담 내용이 다르다는 발표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사과하고 있다. 옆 자리에는 김재정 의쟁투위원장이 링겔을 맞으며 휠체어에 탄 채 착석해 있다.(2000. 3. 30) ⓒ의협신문 DB
의약분업 투쟁 당시 서울 이촌동 대한의사협회 회관을 방문한 당시 차흥봉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계 대표와 대통령 면담 내용이 다르다는 발표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사과하고 있다. 옆 자리에는 김재정 의쟁투위원장이 링겔을 맞으며 휠체어에 탄 채 착석해 있다.(2000. 3. 30) ⓒ의협신문 DB

 

2000년 3월, 의약분업 시행 일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의료계 상황은 더욱 숨가쁘게 돌아갔다. 의협은 결국 3월 30일부터 무기한 집단 휴진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결의했다. 의약분업 정국은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혼미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자 3월 29일 김대중 대통령은 당시 김두원 의협 회장 직무대행과 김재정 의쟁투위원장 등 의료계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 면담을 진행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의료계 대표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약분업 등 정책 시행 과정에서 의료계의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의료정책 결정 과정에서 의료계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의사들의 적정진료가 가능하도록 의료보험 수가를 적정화 하는 데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의쟁투 상임위는 휴진 철회를 추인, 투쟁 분위기가 급격히 꺽이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3월 30일 보건복지부는 "대통령은 의약분업에 따른 국민불편 해소에 노력을 기울이고, 의료보험수가 조정을 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는 등 면담 내용과 전혀 다른 내용의 보도자료를 중앙 일간지에 배포하면서 의료계의 공분을 샀다. 

결국 30일 저녁 의협회관에서 열린 의협 의권쟁취투쟁위원회 중앙위원회에 당시 차흥봉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석, 고개를 숙였다.

차흥봉 장관은 200여명의 회원이 방청객으로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에서 "의료계 대표와 대통령 면담 시 대통령이 말한 내용과 표현에 대하여 논란이 일어나게 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차 장관은 "의약분업과 관련한 국민불편 해소 노력, 의료보험수가 조정 등은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나 이날 면담과정의 전후관계에서 보면 그 뜻은 같은데도 불구하고 보도자료 해명으로 인해 대통령이 그런 뜻이 없는 것으로 오해를 하도록 하게 되었다"면서 "그 점은 보건복지부의 본의가 아니다. 그와 같은 오해가 일어난 데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또한 "의약분업과 같은 개혁정책의 추진과정에서 의료계에서 건의한 정책을 포함한 모든 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튿날인 31일 차 장관은 의료계 대표와 대통령 면담 이후 논란을 일으킨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공식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그러나 차 장관의 사과와 청와대의 해명에도 투쟁의 열기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1차 파업(4월 4∼6일), 2차 파업(6월 20∼25일), 전공의·전임의  파업, 3차 파업(8월 11일), 전국 의대 교수 외래진료 철수 등 강경 투쟁이 계속됐다. 5개월 뒤인 8월 김대중 정부는 개각을 단행, 차흥봉 장관을 경질하고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에 최선정 전 노동부 장관을 임명했다.

의료대란을 부채질한 책임론으로 차흥봉 장관의 경질은 예상했던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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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2020-09-20 17:31:07
저런 시절이 있었지...

그래도 저때는 정권이 예의는 있었네...

ㅇㅇ 2020-09-16 06:53:41
먼데 이건. 의사들 추억팔이하면서 자위하는 공간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