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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촌동 사진관
이촌동 사진관 한밤중 응급환자를 살려라!...'119' 보다 앞선 의협 '야간응급의료신고센터’
2020. 03. 08 by 김선경 기자
1979년 9월 1일 의협 내 야간구급환자신고센터가 개원했다. 개원 첫날 문태준 대한의학협회 회장(사진 왼쪽에서 첫번째)·이혜수 센터본부장(의협 상임이사) 등이 야간 당직근무를 한 가운데 환자발생신고를 접수하고 있다. 이날 밤 11명의 응급환자가 센터를 이용해 치료를 받고 생명을 구했다. ⓒ의협신문 DB
1979년 9월 1일 의협 내 야간구급환자신고센터가 개원했다. 개원 첫날 문태준 대한의학협회장(사진 왼쪽에서 첫번째)·이혜수 센터본부장(의협 상임이사) 등이 야간 당직근무를 한 가운데 환자발생신고를 접수하고 있다. 이날 밤 11명의 응급환자가 센터를 이용해 치료를 받고 생명을 구했다. ⓒ의협신문 DB

 

1979년 한탄강 캠핑 중 칼을 맞은 학생, 소아 화상 환자 등이 동네의원과 종합병원 등을 전전하다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자 의료인들에 대한 언론과 사회의 비난이 쏟아졌다.

1960~1970년대 야간통행금지 시절, 정부의 응급의료체계가 전무한 상태에서 야간에 응급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건이 비일비재했다.

대한의학협회는 야간에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적정한 의료기관으로 안내하고 긴급 이송함으로써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진료거부의 누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의협 내 ‘야간응급환자신고센터’ 설치를 추진했다.

의협은 서울시내 각 동 단위로 1차 구급의료기관으로,  27곳 종합병원을 2차 구급의료기관으로 지정했다. 의협 야간구급환자신고센터는 구급의료기관의 응급실 상황을 파악, 응급환자 신고가 들어오면 적절한 병원으로 이송하도록 했다.

밤 10시부터 이튿날 새벽 6시까지 환자 이송에 필요한 구급차는 서울 시내 각 의료기관이 당번제로 참여했다. 구급차는 신고센터를 비롯해 종합병원 4곳에 대기시켰다. 신고센터는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 적당한 의료기관으로 안내할 의사 1명, 행정요원 3명 등을 두되, 의사는 회원들이 순번제로 돌아가며 담당했다.

야간구급환자신고센터는 1979년 9월 1일 의협회관에서 홍성철 보사부 장관, 대한의학협회 임원, 구급의료기관장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판식을 열고 개원했다. 개원 첫날 문태준 의협회장이 직접 당직의사로 밤을 새며 11건의 신고를 접수, 응급을 요하는 환자들을 큰 병원으로 옮겨 치료받게 했다.

신고센터는 서울시의사회를 거쳐 정부로 이관됐다. 의협에서 서울시의사회로 이관하기까지 9개월간 운영했다. 당직의사로 300여명이 참여했으며, 1100여명의 당직요원, 2380대의 구급차가 그 기간 활약했다. 이로 인해 3756명의 환자가 병원에서 처치를 받았으며 이 중 3692명이 생명을 건졌다.

이렇듯 큰 성과를 거두자 정부도 관심을 보여 1981년 서울시 소방본부에 야간구급환자신고센터를 설치했다. 야간구급환자신고센터는 이후 현재의 119 구급대와 더불어 129응급의료정보센터 설립 등 정부의 응급의료체계의 구축을 앞당기는 촉매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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