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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파업 철회했지만..."내외산소=기피과된 셈"
전공의 파업 철회했지만..."내외산소=기피과된 셈"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4.11.0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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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기독병원, 내과 전공의 1년차 파업 철회 공식 발표
대전협 "전국 모든 내과 전공의들 심정 대변한 사건"

수련의 질을 담보하기 위한 전문의 고용을 주장하며 전면 파업에 돌입했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내과 1년차 전공의들이 5일차에 근무를 재개했다.

병원은 "전공의들이 내과 교수진과의 면담을 통해 병원측 입장을 충분히 전달받아 복귀를 결정한 상태"라고 6일 밝혔다.

앞서 1년차 전공의 7명 전원은 지난 2일 새벽 6시를 기점으로 근무지를 벗어났다. 이는 전국적인 내과 전공의 지원 미달 사태가 예견된 상황에서 양질의 수련환경을 확보하는 것만이 지원율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전공의들은 "현재 병원은 전공의 인원 감축 및 임상교수 증가로 각 연차당 업무량이 늘어 1년차뿐 아니라 모든 연차가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기 버거워하고 있다"며 추가 전문인력을 고용할 것과 내과 업무영역을 지켜달라는 요구안을 제시했다.

병원측은 "3주 전부터 내과부에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전공의들과 협의해 촉탁의 고용을 추진하고 있었다"며 전문인력을 고용하는 안에서 이견이 있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병원 관계자는 "10월 29일 원내 주요회의체를 통해 응급실에 내과 전문의를 고용하는 방안에 대해 본격적인 분석작업을 시작했다"면서 "인력 고용에 필요한 분석과 절차 등 시간이 소요됨을 전공의들에게 설명했다. 고용 전까지는 내과 교수와 응급의학 전문의들이 응급실 근무를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소신만 강요할 수 없다" 병원·정부 해결책 모색해야

파업은 닷새만에 끝났지만, 병원에서 가장 약자로 분류되는 1년차 전공의들의 결단에 공감과 지지를 표시하는 움직임은 확산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7일 "한 병원에서 자발적으로 전공의 파업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다. 문제는 이런 문제가 한 병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전국 모든 병원이 비슷한 상황에 돌입했다"고 경고했다.

대전협은 특히 '의료의 꽃'이라 불리며 사명감 있는 의대생들의 소신 지원이 최근까지 이어진 내과가 무너지고 있는 현상에 주목했다. 

내과 전공의들이 파업을 결의한 것은 살인적인 업무량과 열악한 수련 환경을 타개할 비전의 부재로, 더 이상 젊은 의사들의 소신만을 강요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송명제 대전협 회장은 "의사들이 전공과목을 분류할 때 '메이저 과'라 불리는 과들은 생명을 다루는 중요한 과라는 뜻으로,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가 포함돼 흔히 '내외산소'라고 불린다. 이 중 내과를 제외한 세 개 과는 이미 국내에서 의료 정책 실패를 경험한 후 10년 넘게 전공의 지원율이 미달"이라며 "이제 내외산소 모든 과가 의사들의 기피과가 된 셈"이라고 씁쓸함을 표시했다. 

송 회장은 "병원에서는 환자가 죽을 고비에 봉착하면 '코드 블루'를 전 병동에 방송하는데 이 때 복도와 계단을 뛰어 내려오는 의사들이 모두 내과 전공의들이다. 그 의사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라며 "수련병원의 촉탁의 고용 등에 대해 병원과 정부가 진실된 해결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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