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19 17:45 (금)
"인턴 스케줄 암거래, 의료 위기 전조증상"

"인턴 스케줄 암거래, 의료 위기 전조증상"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4.11.04 14:05
  • 댓글 4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수련 거래 보도 '일파만파'
대전협 "인턴들 내몬 의료현실부터 진단해야" 일침

세브란스병원 인턴들이 고된 정형외과 수련 과정을 피하기 위해 적게는 100만원에서부터 많게는 700만원까지 일정을 사고 파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4일 "인턴들간 힘든 과 스케줄 거래 행위는 대형병원에서 요구되는 의사 노동력에 대한 적절한 수급과 지불을 수련병원과 정부 당국이 회피한 결과"라며 개개인의 책임을 묻기보다 구조적 개선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을 비롯한 일부 대학병원에서 정형외과 등 힘든 과정을 앞둔 인턴이 다른 과 스케줄과 맞바꾸는 대신 돈을 지불하는 암거래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병원 차원의 내부 감사가 진행되는 등 초점이 인턴들에게 맞춰지자, 전공의들은 "문제의 핵심은 일부 인턴들이 비교육적인 탈선을 했다는 게 아니다"며 인턴들을 그렇게 내몬 현실을 진단해야 한다고 맞섰다.

인턴은 의사면허를 갖고 있는 전문직이면서, 원하는 과의 전공의로 선발되기 위해서는 병원 내 평판을 관리해야 하는 구조적 약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병원측에서는 매력적인 의료인력으로 볼 뿐이라는 지적이다.

대전협은 또 알려진 암거래 액수가 인턴 월급의 최대 2.5배에 이르는 것에 주목했다. 인턴 업무는 그대로 하면서 단지 스케줄을 교환하는 조건으로 제시되는 액수가 이 정도다.

이는 만약 해당 과의 인턴 업무에 대해 자유시장이 형성된다면, 천정부지로 솟을 수 있는 환산 가치의 노동 강도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대전협은 분석했다.

송명제 대전협 회장은 "이미 전공의의 수련환경은 교육보다는 근무에 가깝다. 어떤 식으로든 인력만 충원하면 인턴들의 교육 과정은 크게 개의치 않았던 수련병원의 행태가 이를 증명한다"며 "인턴을 교육시킬 의도가 없는 과들이 진료과 스케줄을 암거래하는 이들을 비난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송 회장은 "전공의가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하면 이들을 고용한 병원은 피교육생의 신분을 강조하지만, 정작 병원은 노동력을 착취하는데 골몰해 교육받을 기회를 박탈했다"면서 "우리 모두가 이러한 현실이 왜 일어났는지 의문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