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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건, 오로지 환자 진료만 생각했다"

"세월호 사건, 오로지 환자 진료만 생각했다"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4.07.25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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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훈 고대안산병원장 소회...'단원재난의학센터' 발족 재난 대응 본격화

세월호 침몰 100일을 맞아 사회 각계에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진료 최일선에서 단원고 생존자와 유가족을 돌봐온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의 철저한 환자 중심 대응 원칙이 주목받고 있다.  

▲ 차상훈 고대안산병원장.
유례가 없는 비극적인 사건으로 언론은 물론 정치권과 정부의 집중 포화가 쏟아지던 상황에서, 취임한지 반년이 채 지나지 않은 병원장은 어떤 생각으로 사태에 대응했을까.

차상훈 제15대 고대안산병원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초점을 환자 진료에 두면 나머지는 큰 문제 없이 헤쳐나갈 수 있다"며 덤덤히 소회를 밝혔다.

"간단한 원칙이죠. 환자분이 내원했을 때 언론의 관심에 어떤 식으로 대응할 것이냐. 정부나 정치권에서 고위급 분들이 오시는데 어떻게 해야할까. 환자 진료에 도움을 주기 위해 병문안은 하지 말아달라고 미리 얘기해서 의료진만 만나고 돌아갔습니다."

몸 상태는 양호하지만 정신적 트라우마가 심한 10대 청소년을 통제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보호자들과 매일 간담회를 열어 주의점을 당부하고, 진료 계획을 알려주면서 소통한 방식이 지친 이들의 닫힌 마음을 조금씩 움직였다. 

차 병원장은 "이들에 대한 치료는 거의 평생 이뤄져야 한다"며 재난의료 안전망 구축을 위해 본인이 직접 센터장을 맡아 23일 발족한 '단원재난의학센터'에 대해 소개했다.  

이번 전용센터를 통해 재난이 발생했을 때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내 거점 의료기관으로서 예방적 재난대응 안전망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대학병원 본연의 연구목적에 부합하는 재난의학 분야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취지도 있다.

의료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안산에 유일한 종합병원으로 문을 열어 내년이면 개원 30주년을 맞이하는 고대안산병원은 최근 기존 9개층 본관 건물에 3개층을 증축해 총 830병상 규모의 대형병원으로 거듭났다. 

차 병원장은 "내년 초까지 센터별 리모델링을 마무리 짓고, 의료진을 대폭 충원해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8월 신장센터와 장기이식센터, 10월 암센터 등 단계적으로 전문센터를 확장 개소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1000병상을 훌쩍 넘는 대형병원이 드물지 않은 대한민국 의료계에서 더 큰 '몸집 욕심'을 낼 법도 하지만, 30년 가까운 세월을 안산에서 동고동락해온 차 병원장의 신념은 '여기까지만'이다. 

"대학병원이 천병상이 되는게 바람직한지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대학병원은 중증도가 심한 환자를 보고, 지역 병의원과 네트워크를 강화해서 서로 윈윈하는 개념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나라 의료 실정은 대학병원이 블랙홀처럼 주변 병·의원 환자까지 진료하고 있어서…."

대학병원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연구중심병원으로의 도약도 그가 제시한 청사진의 일부분이다.

지난해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의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경기테크노파크,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등과 연이어 MOU를 체결한 병원 연구파트 의료진은 자체 보유한 의료 인프라와 이들 연구단체와의 시너지로 융복합 연구의 필드를 창출하겠다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차상훈 병원장은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안산시민이 받는 스트레스, 우울증, 수면 문제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안산병원에서만 할 수 있는 연구로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라며 "경영적 측면도 중요하지만, 대학병원으로서 지역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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