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MBA 윤인모의 '의료경영학' 카페 (31)
저자 윤인모 ㈜닥터서비스 대표는 가톨릭의대를 졸업한 현직 성형외과 전문의다. 뉴욕 주립대 경영학 석사와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MD MBA로 의료와 경영의 융합을 추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10년 전 삼성경제연구소 홈페이지에 '의료경영 MBA 포럼'을 개설, 의료경영 MBA 과정 7기생을 배출했다. 2005년 '닥터서비스'(http://www.mdmba.co.kr/)라는 의료산업지식경영 컨설팅회사를 창립, 경영정보·경영전략·마케팅·네트워크·인사조직 온라인 교육 등의 컨설팅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
현재 I교육원의 성공은 눈부시다. 이 교육원은 교육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은 당연하지만 비싼 수강료에도 수많은 예비 수강생들이 대기하고 있다.
한 번 강의를 들어본 사람이 재수강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고, 이곳의 강사는 다른 대학의 강사로 스카우트 되기도 한다.
I교육원의 성공요소를 살펴본 글을 보면 우선적으로 알차고 뛰어난 강의를 꼽는다. 유학경력에 박사학위도 있는 강사들이지만 강의평가를 실시한다. 11명의 다른 강사 앞에서 강의평가를 받아 우수하다는 평가가 80∼90%가 나오지 않으면 강의를 세우지 않고, 다시 강의안을 만들어 강의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렇게 품질관리가 된 강의를 세우니 교육생들의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러한 과정이 문화로 자리를 잡아 이제는 모든강의가 수준급으로 올라왔다. 교육원이 북새통을 이루는 것은 당연하다.
많은 사람들은 I교육원의 성공요소를 뛰어난 강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필자는 조금은 다르게 생각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이곳 교육원의 핵심역량은 뛰어난 강의가 아니라 이미 배울대로 배운 강의교수들에게 매번 강의평가를 받도록 설득한 교육원CEO의 역량으로 판단한다.
병원은 각 임상과가 수익을 올리고, 성과를 내야 돌아간다. 봉사도 좋고, 교육도 좋지만 우선적으로 기본적 성과가 나지 않으면 병원은 문을 닫아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병원장도 의사이며 교수이고, 임상의사도 의사이고 교수이다. 즉 서로 비슷한 위치에 있고, 보직만 다르다. 병원장도 I교육원 강사처럼 배울 만큼 배운 임상의사에게 평가의 잣대를 들이대기는 쉽지 않다.
이들에게 스스로 평가받아야 함을 설득하고, 동의를 얻어내는 능력이 중요하다. 기준이 단순히 평균이상 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앞의 사례처럼 80%를 기준으로 하는 데에 동의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 진심으로 동의를 얻어낼 수 있으면 이는 성공한 병원장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카테고리는 각 병원의 미션에 따라 설정해야 할 것이다.
혹시 평가에서 저조한 점수를 받으면 이를 끌어주고, 다시 잘 받을 수 있도록 독려하는 교육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대부분 갈등이 일어난다. 겉으로는 표현을 하지 않아도 의사가 이렇게 해야 하는가 하는 자괴심이 드는 것이 대부분이다. "개업하면 이보다 더 많이 벌 수 있어"라는 생각도 있을 수 있고, "기분 나쁜데 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며, 실제 그렇게 하기도 한다.
시대는 발전하고, 현실은 악화되는데, 직접 자기가 운영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어려움을 모른다. 그래서 설득해야 한다.
의사들에게 현실에 동의하게 하는 능력이 이 시대의 기관장에게는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