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정문재 교수, 20명 대상 면역세포치료 결과 발표
췌장·위장 통증 감소 등 환자의 삶의 질 향상...췌장암 환자에게 희망
췌장암은 암 중에서도 가장 예후가 불량한 암으로, 한국인의 암 사망자수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암 생존율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췌장암만은 지난 10년간 유일하게 생존율이 감소했다. 10대 암 중 가장 낮은 8.7%의 5년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췌장암에 면역세포치료제의 효과가 증명되며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에서 면역세포치료제를 이용한 진행성 췌장암 환자 치료에 대한 논문이 SCI급 저널인 <Cancer Immunology, Immunotherapy>(암 면역학, 면역치료)에 실린 것.
'Phase II clinical trial of ex vivo-expanded cytokine-induced killer cells therapy in advanced pancreatic cancer(진행성 췌장암 환자에 대한 면역세포치료제 2상 임상시험)'이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세브란스병원에서 녹십자셀의 면역세포치료제를 진행성 췌장암 환자에게 사용해 치료효과를 확인한 결과이다.
세브란스병원에서 2009년부터 약 1년간 20명의 진행성 췌장암 환자에게 1주 간격으로 5회, 2주 간격으로 5회 총 10회에 걸쳐 면역세포치료제를 투여했다.
20명의 진행성 췌장암 환자들은 모두 4기였으며, 젬시타빈으로 1차 항암치료를 받았으나 악화됐고, 환자 중 간 전이가 45%, 폐 전이가 30%, 림프절 전이가 25% 있는 상태였다.
20명 가운데 최종 16명의 환자에서 결과를 도출했으며, 4명의 환자에서 종양이 유지(SD:Stable Disease)되는 것이 관찰돼 평균 25%의 치료 반응률을 보였다.
질병의 진행 없는 평균 생존기간(PFS:progression-free survival)은 11주, 전반적 생존기간(OS:overall survival) 은 26.6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생존기간은 최저 15주에서 최장 104주로, 2년을 생존한 환자도 있었다.<표 참조>
부작용은 체중감소·무기력증 등이 관찰됐으나 가장 낮은 수준의 부작용이었으며, 생명에 지장을 주는 중대한 부작용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또 췌장 및 위장의 통증이 감소하는 등 환자 삶의 질(QOL)도 개선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기존의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oxaliplatin, folinic acid, 5-FU(OFF)를 투여한 진행성 췌장암 환자와 5-FU, folinic acid를 투여한 환자에서 질병의 진행 없는 생존기간은 각각 13주, 9주로 나타났으며, 전반적 생존기간은 각각 26주, 13주로 나타난 바 있다.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결과를 비교해보면 면역세포치료제가 진행성 췌장암 환자에게 2차 항암제로써의 가치가 충분히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논문 저자인 정문재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는 "난치성 질환인 췌장암 환자에게 면역세포치료를 새로운 치료방법으로 제시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부작용이 적고,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한 치료법이라 항암치료가 어려운 췌장암 환자에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임상시험에 사용된 면역세포치료제는 환자 자신의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추출해 약 2주의 특수한 배양과정을 통해 항암 활성이 증강된 싸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Cytokine Induced Killer Cell:CIK)로 다량 증식시킨 후 환자에게 주사제로 투여하는 항암면역세포치료제이다.
이 치료제는 2007년 간암에 대한 항암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획득해 녹십자셀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현재 서울대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고대안암병원 등에서 처방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