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대 의협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 공식 일정 종료
후보자들 "여러분의 선택이 미래 바꾼다" 막판 지지 호소
13일 서울시의사회를 끝으로 지난 열흘간 치열하게 펼쳐졌던 제38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 일정이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이제 남은 것은 회원들의 선택 뿐. 위기의 '의협호'를 이끌어 갈 새 수장은 오는 18일 결정된다.
토론회는 사회자 공통질문과 플로어 개별질문을 각 후보자가 소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공통질문은 당면한 의료정책 현안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와 문제해결을 위한 해법, 협회 운영에 관한 비전을 점검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어진 개별질문 시간에는 개별 후보자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들이 이어져 후보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유태욱 후보에게는 회비 미납 의혹에 대한 입장, 추무진 후보에게는 불신임된 전임 집행부 이사진 재등용 의사를 묻는 질이, 박종훈 후보에게는 구체적인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안을 밝혀달라는 질문이 꽂혔다.
공식 설명회를 마무리한 후보자들의 소회와 각오를 듣는 자리도 마련됐다.
유세 과정에서 대통합·수평적 리더십을 강조해 온 유태욱 후보는 이날 마무리 발언을 통해 소통하고 책임지는 회장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유태욱 회장(기호 1번)은 "제가 잘 나서 후보로 나선 것이 아니다. 현 상황에서 진솔하게, 책임감을 가지고 회장직을 수행해 가겠다.배우고 익힌 의료정책 이론과 필드의 경험을 바탕으로, 회원들의 의견을 귀담아 들으며 책임질 일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지는 자세로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추무진 후보는 회무의 연속성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다는 점으로 내세우며 차별화를 꾀했다.
추무진 후보(기호 2번)는 "이번 보권선거는 회장 임기가 약 10개월 정도된다. 인수위원회를 설치할 겨를도 없이 바로 회무에 들어가야 한다. 회무를 파악하는데 허비할 시간이 없다. 또 다시 시행착오를 반복할 수는 없다. 협회의 빠른 안정과 회무추진을 위해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박종훈 후보은 전문가 단체로서 의협의 위상을 바로세우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박종훈 후보(기호 3번)는 "비온 뒤 땅이 굳어진다고 한다고 한다. 의약분업 이후 의협의 행보를 보면서 우리사회에 귀감이 되는 단체가 될 수는 없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다. 임기동안 의협이 반듯하고 정직하고, 정책 전문가로서 귀감이 될 수 있는 단체로 변모하는 초석을 다져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추무진 후보=모든 회원들의 뜻이 반영되는 협회가 되도록 하겠다. 대의원회와 대화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도의사회·의학회·병원협회 등이 의협이라는 기치아래 모일 수 있도록 직역별 모임을 활성화하겠다.여의사 선생님들과 젊은 의사들의 참여를 늘릴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하겠다.
박종훈 후보=제가 내세운 공약 가운데 가장 중요한 공약이 '하나가 되자'는 것이다. 의협은 그간 심각한 분열을 겪었다. 통합이 되지 않으면 내부분열로 망하게 된다. 무엇보다 회장이 잘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심없이 하나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유태욱 후보=시도의사회가 모두 자율성을 가지고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협회장은 수평적 리더쉽으로 이를 담아낼 수 있는 프레임 만들어야 한다. 덧붙여 세대별 의견이 반영할 수 있도록 대의원 쿼터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통질문 2] 조직이 동력을 얻으려면 회비 납부율이 높아햐 한다. 회비 납부율 제고방안, 재원 다각화 방안은.
박종훈 후보=회비 납부율이 저조한 것은 회원들이 내가 낸 회비가 나를 위해 쓰인다는 생각이 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회무구조로는 회비 납부율을 다른 것과 연결하기 힘든 구조다. 회장과 직원들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유태욱 후보=회비 납부율이 저조한 이유 의협이 중앙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회원들의 실망감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협회가 달리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시스템적인 측면에서는 CMS·사업용 계좌 활용, 월납제 도입 등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추무진 후보=구의사회만 봐도 반모임 잘되는 반들은 회비 납부율, 참여율 모두 좋다. 의협의 가장 작은 단위인 반모임을 활성화한다면 회비납부율 제고는 물론 회원 단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덧붙여 회비를 덜 걷으면서 협회를 운영할 수 있는 수익사업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공통질문 3]제38대 회장 당선인의 임기는 10개월 정도다. 이 기간동안 우선 추진할 3가지 사업을 꼽는다면.
유태욱 후보=원격의료 저지·원격의료 시범사업 원천무효화·영리자법인 허용 등 당면한 의료제도 개악들을 막아내는 일이 첫번째요, 회원들의 상처를 보듬고 정파를 초월한 대탕평 인사로 의협이 전문성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두번째다. 젊은 세대 의사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해결하고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추무진 후보=가장 중요한 것은 단합이다. 현장을 다니면서 의료계의 단합을 바라는 회원들의 심경을 가슴깊이 느꼈다. 둘째는 원격진료 입법 저지다. 국회에 살면서라도 원격의료법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반드시 막겠다. 셋째는 회원들에게 바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노인정액 개선 등 작은 것부터 실천해 나가겠다.
박종훈 후보=의료계가 뭉쳐서 하나되는 모습을 이뤄내겠다. 또 원격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 새 집행부를 시급히 구성해 비대위와 함께 극복 방법을 논의하겠다. 마지막으로는 의협의 투쟁방식을 현명하게 끌고가겠다. 의약품 슈퍼판매 사태에서 약사회는 정부의 손을 들어주는 모습을 취하면서도 많은 실익을 챙겼다. 이런 모습은 우리가 벤치마킹할 모습이 아닌가 한다.
[공통질문 4] 복지부가 내놓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안에 대한 의견과 추가적인 해결방법은? 기피과 문제 해결을 위해 PA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혀달라.
박종훈 후보=전공의 수련문제에 대해서는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의정협의와 상관없이, 복지부와 전공의협의회의 협상으로 어느정도 개선책이 마련됐지만 기피과 수가를 교육수련에만 쓰도록 하는 등 추가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PA문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전공의 설문조사 결과 1·2년차는 PA양성화에 찬성, 3·4년차는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전공의 제도는 제대로 개혁하지 않으면 오히려 일이 꼬일 수 있다.
유태욱 후보=전공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헌법과 노동법에 정한 권리를 당연히 보장받아야 한다는 게 평소의 지론이다. 근로시간이 길고 그에 비해 비용을 받지 못하는 문제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PA문제는 의료계가 스스로 정화하고 성찰해야한다. 당장은 병원 운영에 도움을 주는 달콤한 쵸콜릿이 될 수 있으나 의사가 해야 할 일은 의사가 하지 않으면, 다른 영역에서도 의사 역할이 계속 후퇴될 것이다.
추무진 후보=수련환경 개선 약속을 이행하도록 정부에 요구하겠다. 일부 병원에서 근무시간 줄인것으로 시간당 임금을 조정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데, 근무시간에 따라 적절한 보수 받도록 지원해야 한다. PA 양성화는 의사의 일을 뺏기는 것으로 용납할 수 없다. 의사인력 수급불균형의 문제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다른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
[공통질문 5] 의협조직 내에 전문위원이 들어오면서 조직 비대화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또 한켠에서는 의협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상근이사, 상임이사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추무진 후보=전문위원제도를 도입한 것은 의사 뿐 아니라 의료인이 아니면서도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을 의협 안으로 모시자는 취지다. 의사를 위해 비의료인이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적극 환영할 일라고 생각한다. 상근이사나 상임이사 증원 또한 필요한 일이지만 지역의사회 파견이사 정원과의 밸런스, 협회 예산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박종훈 후보=의협이 의료정책을 정부보다 리드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법제와 정책팀은 전문가를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현지실사를 당해도 회원 혼자 감당하는 상황이다. 법제를 강화해서 실제 회원이 피해를 당하면 바로 지원하는 쪽으로 가야한다. 집행부 구성과 관련해서는 시대적 흐름을 고려해 줄일 수 있는 이사는 줄이고 보강할 부분은 보강해 나가는 것이 한가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본다.
유태욱 후보=회장이 바뀌면 사람이 바뀌는 것이 문제다. 보험과 정책·법제는 일관성 있게 일을 진행해야 하고 축적된 노하우와 협상파트너 등 인적재산이 있어야 한다. 의협을 위해 일하는 것이지 회장을 위해 일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회장은 전체 방향을 정하고 세부사항은 전문화된 이사진이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플로어 개별질문-박종훈 후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대해 언급했는데, 10개월 내에 해결이 가능하겠나. 현실적인 개선방안과 병협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혀달라.
전공의 수련환경을 저 상태로 놓아둔다면 우리 의료계가 용납을 못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사회가 용납 할 수가 없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10개월 안에 100% 완벽하게 모든 일을 끝낼 수는 없겠지만 수련환경 뿐 아니라 수련방식, 전공의 취업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함께 고민하고 개선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싶다. 전공의협의회에 정책팀을 만들고, 정책포럼을 열고, 국회와 대정부 관계의 기틀을 마련하는 등 초석을 다져준다면 그 다음 집행부가 빛을 발하고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10개월 임기동안 전공의 문제를 꼼꼼히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전공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의료에 미래는 없다.
<플로어 개별질문-유태욱 후보> 최근 회비 납부에 대한 분분한 의혹들이 있는데 본인의 입장을 말해달라.
후보등록 당시 회비를 미납했다는 지적은 오해다. 지난 1996년과 1997년에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여서 서울시의사회비와 의협회비 면제대상이었다. 그런데 후보등록 당시 선관위가 절차상 면허등록 이후 회비완납영수증을 내야 한다고 해, 문제가 됐다. 서울시의사회에 문의하니 일단 당시 회비를 납부하고 환불받는 형식을 취해야 한다고 해 그에 따랐다. 경만호 집행부 3년차 회비 미납부분은 다른 이유가 있었다. 당시 경만호 집행부가 만성질환관리제 도입을 추진했고, 총액계약제 전단계인 만성질환관리제를 수용한 데 대한 항의의 표시로 회비를 납부하지 않았다. 이후 노환규 집행부 초기 비대위원으로 일하게 되면서 당시 내지 않았던 회비를 모두 냈다.
<플로어 개별질문-추무진 후보>추 후보가 몸 담았던 37대 집행부에서 불신임된 이사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냈는데, 이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은?
제가 답변하기 쉽지 않은 일이라 굉장히 곤혹스럽다. 법적인 문제를 판단하라면 법률가도 판사도 아닌 이상 조금 어렵지 않겠나. 전임 회장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질문과 마찬가지로 법적인 판단에 따르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드릴 수 밖에 없겠다. 아마도 우려하는 점이 이 분들이 다시 상임이사로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부분인 듯 한데, 그분들이 모두 2선으로 물러나기로 저한테 약속을 했기 때문에 다시 들어오시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지금 일하는 집행부는 빠른 회무 추진과 회무의 연속성 차원에서 본인이 고사하지 않는 이상 함께 가야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