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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수가제, 분류체계부터 오류있었다"
"포괄수가제, 분류체계부터 오류있었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4.05.27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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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일 가톨릭의대 교수 "의사행위 제외하고 재설계해야"
대한임상보험의학회지 최근호 발표…"신DRG도 임시방편"

대한임상보험의학회지 최근호 표지
의사와 병원 수가를 한데 묶어 놓어 설계한 한국형 포괄수가제(KDRG)는 개발 목적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원리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분류 근거 역시 타당하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석일 가톨릭의대(예방의학교실)·양훈식 중앙의대(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학) 교수팀과 대한의사협회 보험국(홍현수·김선우) 공동연구팀은 대한임상보험의학회지 최근호에 '환자분류체계로서 KDRG의 문제점과 발전 방향' 주제 연구논문을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연구팀음 "미국 (DRG)은 의사와 병원에 대한 지불보상 방법이 구분돼 있지만 한국(KDRG)은 병원과 의사 서비스가 분리되지 않고, 보상체계도 하나의 지불방법으로 통합돼 있다"며 "DRG 개발 배경과 목적,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DRG 원리를 고려했을 때 KDRG는 의사행위를 제외하고 재설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동연구팀은 "한국(KDRG)의 모델이 됐던 미국 메디케어 DRG의 적용대상은 65세 이상 노인인구를 대상으로 적용한 것"이라며 "질병과 인구 구조의 차이를 감안하지 않고 모든 연령대에 적용한 것도 부적합하다"고 밝혔다.

DRG 개발의 필수이자 기본 자료인 원가자료가 부재한 상태에서 KDRG를 개발했기 때문에 합리성과 일관성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공동연구팀은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원가자료가 없고, 보험청구 자료상의 수가만으로 연령에 따른 자원소모 수준을 명확히 판단할 수 없다. 지불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DRG 도입 이전에 원가자료 수집을 위한 계획을 우선해야 했다"며 원가자료가 부재한 상태에서 설계한 KDRG의 한계점도 지적했다.

"현 KDRG는 분류체계 개발 측면에서 근거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한 공동연구팀은 "현재 사용중인 분류체계를 전면 폐기하고, 합리적인 DRG를 만들어야 한다"며 "급격하게 증가하는 의료비의 효율적 관리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지불제도 개편이 국민건강에 미칠 영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포괄수가제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공동연구팀은 "현재의 KDRG 환자분류체계를 골격으로 하고 있는 신포괄수가제 역시 문제 해결의 근본적인 대안이 아닌 임시방편이 될 수밖에 없다"며 "당장 눈 앞에 보이는 문제를 해결해 불만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궁여지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근영 대한임상보험의학회 이사장은 "대학병원들은 포괄수가제 도입 당시부터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며 "대학병원급에서는 제대로 시범사업 조차 안된 상황에서 KDRG를 밀어 붙였다"고 비판했다.

"정부 스스로 현재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신포괄수가제는 기존 KDRG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 개발된 지불모형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고 언급한 이 이사장은 "하지만 아무런 설명이나 이해도 구하지 않은 채 정부 스스로 한계점을 인정한 KDRG를 강행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일선 산부인과 임상 현장에서는 7개 DRG를 적용받는 수술과 그렇지 않은 수술을 놓고 엄청난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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