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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산 피해' 땜질 처방에서 벗어나려면…

'불산 피해' 땜질 처방에서 벗어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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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3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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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극 현(순천향대구미병원 유해가스노출 환경보건센터장)

▲ 우극 현(순천향대구미병원 유해가스노출 환경보건센터장)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던 휴브글로벌 불화수소가스 누출사고가 일어난지 벌써 1여년이 지났다. 사계절이 가는 동안 불화수소가스에 시들었던 나무의 잎사귀와 들판의 벼는 다시 자랐고, 사고가 발생한 곳의 풍경들도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하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 주민들의 상처는 완전히 아물지 못했다. 휴브글로벌 불화수소가스 누출사고와 관련해 실시된 2차례 건강영향조사의 결과를 살펴보면 불화수소가스 노출에 의한 신체적인 건강영향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지만, 사건 충격에 의한 불안감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사실 그 동안 환경부를 비롯한 관계당국과 화학물질을 다루는 기업들은 사고지역 주민들이 사고 재발의 위험에서 안심하고 생업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

정부에선 335억원의 사고지역 피해보상액 집행과 동시에 대대적인 환경영향평가와 민관합동 주민건강영향조사를 실시했고, 기업들은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자발적으로 노후시설 개선을 위해 2조 8000억원을 2015년까지 투자할 계획이다.

국회는 화학물질관리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등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기업들의 책임을 강화하는 법들을 신설하거나 개정했다.

그럼에도 주민들의 사고 후 불안감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은 지금껏 유해화학물질 관련 사고와 관련된 건강영향연구가 거의 전무했기 때문이다. 몇몇 외국 사례 이외에 우리 실정에 맞는 화학물질 사고 건강영향 연구는 알려진 바가 드물다.

연구 사례가 없다 보니 화학물질 누출사고 때마다 인근 주민의 건강과 식생 등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미디어와 관계당국 사이에 한바탕 논란이 벌어진다.

이 와중에 가장 먼저 보호받아야 할 피해 지역 주민들은 확인되지 않은 루머에 노출돼 정신적인 후유증은 물론이고 1년 내내 지역 내에서 생산된 농수산물에 대한 불신으로 경제적 피해마저 입고 있다.

지난 5월에 환경부에서 지정한 순천향대 구미병원 유해가스노출 환경보건센터가 최초로 화학사고 이후 피해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영향조사를 실시한 것은 사례 연구의 필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3월 중 '불화수소가스 누출사고 바로알기'라는 문답집 형식으로 주민건강영향조사의 결과를 대중에게 공개해 화학 사고에 대한 정확한 정보전달에 힘쓸 예정이다.

산업이 고도화 될수록 화학물질사고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더 요구된다. 특히 국가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유해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공단이 많은 우리 지역에는 더욱 필수불가결하다.

신뢰받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지역 상황에 맞는 사고대응 매뉴얼을 개발하고 건강영향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주민들에게 전달해야 화학사고로 인한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기고 내용은 의협신문의 편집방침과 같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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