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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가이드라인 개정에 따른 질환별 진료패턴의 변화
고혈압 가이드라인 개정에 따른 질환별 진료패턴의 변화
  • Doctorsnews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14.03.24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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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신문>은 지난해 유럽·한국·미국에서 고혈압 가이드라인이 쏟아져 나온 가운데 고혈압을 다루는 임상의사들의 혼란을 줄이고, 보다 나은 치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주제로 2회에 걸쳐 학술좌담회를 기획했다.

지난 3월 3일자에는 '2013년 쏟아진 고혈압 가이드라인,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2013년 유럽·한국·미국 등에서 나온 고혈압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과 전 세계적으로 고혈압 치료와 관련해 통일돼가고 있는 치료패턴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이번 호에는 '2013년 고혈압 가이드라인 개정과 질환별 진료패턴의 변화'를 주제로 당뇨병, 신장질환, 뇌졸중 전문의사들이 참여한 학술좌담회를 다뤘다.

  ※ 일 시 : 2014년 2월 17일(월요일) 오후 6시
※ 장 소 :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회의실

 

주제발표 1> 노인 고혈압 환자의 치료

노인 환자의 치료에서 목표 혈압

최근 공개된 JNC8에서는 60세 이상 환자에서는 수축기혈압 150mmHg 미만, 그리고 확장기혈압 90mmHg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수축기혈압 140mmHg 미만으로 조절되지만, 특별한 부작용이 없는 환자에 대해서는 조절이 필요하지 않다고 권고했다.

반면, 최근 발표된 ESH/ESC 가이드라인에서는 80세 미만인 환자는 수축기혈압이 160mmHg 이상이면 우선 150~140mmHg으로 낮출 것이 권고되며, 환자가 기립성 저혈압 등의 부작용이 없다면 140mmHg 미만까지 낮출 것을 제시했다.

또 80세 이상이면서 건강한 환자는 수축기혈압이 160mmHg 이상이면 수축기혈압을 150~140mmHg으로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제시하고 있다.

몇 가지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목표 혈압과 약제 선택은 다음과 같다<표 1>.

< 표 1. 가이드라인 별 환자의 분류에 따른 목표 혈압과 약제 선택 >

    NICE(2011) ESH/ESC(2013) KSH(2013) JNC8(2014)



일반 80세 이하:
140/90mmHg
일반적으로
140/90mmHg
일반적으로
140/90mmHg
60세 이하: 
140/90mmHg
고령 80세 이상:
150/90mmHg
80세 이하: 
150∼140mmHg
노인 고혈압:
140∼150mmHg
(확장기혈압 최저치
60mmHg 이상)
60세 이상:
150/90mmHg
80세 이상:
150∼140mmHg
당뇨병 동반   140/85mmHg 140/85mmHg 140/90mmHg
만성신장
질환 동반
    140/90mmHg
(알부민뇨 동반 시
130/80mmHg)
140/90mmHg
약제 선택 ACE 억제제/
 ARB

CCB
ACE 억제제/ ARB
베타차단제
CCB
이뇨제
ACE 억제제/ ARB
베타차단제
CCB
이뇨제
ACE 억제제/ ARB
CCB(당뇨병 환자 포함)
이뇨제

노인 고혈압 환자에서 약물치료의 이득

노인 고혈압 환자의 경우 약물치료로 수축기고혈압을 치료하는 근거가 되는 연구들이 있으며, 혈압 치료 시 동반되는 뇌졸중, 사망률 등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한편, 노인에서 수축기혈압을 어느 수준에 맞추는 것이 적절한지 확인하고자 시행했던 JATOS 연구결과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65~85세의 노인에서 칼슘길항제를 사용해 수축기혈압을 140mmHg 이하로 유지한 군(2165명)과 수축기혈압을 140~160mmHg로 유지한 군(2155명)에서 2년 뒤 일차 종료점인 뇌졸중, 심장질환, 혈관질환, 신부전의 발생 여부를 비교했다. JATOS 연구 결과, 노인에서 목표 수축기혈압을 140mmHg 이하로 낮추는 것은 이득이 관찰되지 않았다.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진료지침

최근 개정되거나 공개된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진료지침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표 2>.

< 표 2. 가이드라인 별 혈압 관리 지침 >

  2013 ESH/ESC 2013 KSH JNC8



Grade 1 140/90mmHg↑
Grade 2 160/100mmHg↑
Grade 3 180/110mmHg↑
고혈압 전단계 1기 120/80mmHg↑
고혈압 전단계 2기 130/85mmHg↑
고혈압 1기 140/90mmHg↑
고혈압 2기 160/100mmHg↑
고혈압 전기 및 고혈압의
정의가 확립되지 않음



고령 환자: 수축기혈압 160mmHg 이상 시 치료 시작
Grade1: 140/90mmHg에서 표적장기 손상, 당뇨병, 심혈관위험 증가, 심혈관잘환, 만성신장질환 동반 시
Grade2: 160/100mmHg
Grade3: 180/100mmHg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140/90mmHg 이상이면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고령 환자: 수축기혈압 160mmHg 이상 시 약물치료 시작
 140-159mmHg: 약물치료에 잘 적응하는 경우 지속적 약물치료 고려
60세 이상: 150/90mmHg에서 치료 시작
60세 이하: 140/90mmHg에서 치료 시작
18세 이상의 신장질환, 당뇨병 동반:
140/90mmHg에서 치료 시작



이뇨제(thiazides, chlorthalidone, indapamide 포함),
 베타차단제, CCB, ACE 억제제, ARB 모두 단일 혹은 병용요법을 포함해 항고혈압 치료의 시작과 유지에 모두 적합
1차 고혈압 약으로 ACE억제제, ARB, 베타차단제, CCB,
이뇨제 중에서 선택하며 적응증,
금기 사항, 환자의 동반 질환, 무증상장기손상 등을 고려
1차 선택제로 4개 약제 추천
(ACE 억제제, ARB, CCB, 이뇨제)
고위험군 환자 혹은 기저혈압이 높은 환자의 경우
초회부터 병용요법 권고.
약효가 24시간 지속되어
1일 1회 복용이 가능한 약제 선택
베타차단제는 1차 약제에서 제외.
ARB혹은 ACE 억제제와 이뇨제 혹은 CCB의 병용이 선호됨.
 RAS계열 약물의 병용은 권고되지 않음.
혈압이 160/100mmHg 이상이거나 목표
혈압보다 20/10mmHg 이상 높은 경우는 처음부터 병용요법 권고
다양한 연령과 유형의 환자를 위한 다양한
목표 혈압을 설정하였으며,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에서도 CCB를 1차 약제로 추천

65~75세의 경우 가이드라인의 적용이 모호할 수 있으며, 150mmHg 미만은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으나 140~150mmHg을 어떻게 수용하고, 실제 임상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여부 역시 남아있는 과제이다. 

< 패널토의 >

권혁상: 노인의 기준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김광일: 노인학회에서는 65~75세, 75~85세, 85세~ 로 나누어 보고 있으며, 보통 75세 이상에서 노인과 관련된 생리적 변화가 나타난다고 보고된 바 있다. 60~75세를 노인으로 생각해서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80세가 평균 수명인 국내 실정상 무리가 있다.

▶권순억: 수축기혈압을 140mmHg 미만으로 관리하도록 하다가 기준이 완화됐는데, 근거 연구가 따로 있나? JATOS 연구에서도 뇌졸중의 경우에는 혈압에 의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광일: 이번 JNC8에서는 근거가 되는 RCT 결과를 취해 150mmHg으로 완화했다.

▶권순억: 임상연구에 등록된 인구가 전체 인구를 대표할 수 없다고 볼 수 있으므로 문제가 제기될 소지가 있는 것 같다.

▶김광일: JNC8에서는 마지노선을 제시했는데, 실제 임상의 들이 적용하기에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김근호: 최선의 치료와 최적의 치료간의 간격을 놓고 고민을 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주제발표 2> 당뇨병을 동반하고 있는 고혈압 환자의 치료


당뇨병 환자에서 고혈압의 중요성

▲ 권혁상 가톨릭의대 교수(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고혈압 유병률은 50%로, 미세알부민뇨를 동반한 환자에서 40~83%, (거대)단백뇨를 동반한 환자에서는 무려 78~96%로 보고된 바 있다.

국내 당뇨병 환자의 경우 고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당뇨가 없는 경우 고혈압 유병률이 22.7%인데 반해, 당뇨병 환자의 경우 2배가 넘는 54.6%의 유병률을 갖고 있다.

반면, 고혈압의 조절률은 당뇨병 고혈압 환자의 경우 39.5%로, 당뇨병이 없는 고혈압 환자의 68.5%에 비해 현격히 낮은 수치이다. 또 40~69세 환자의 경우 수축기/확장기 혈압이 20/10mmHg 증가할 때마다 심혈관 사망률 위험이 배로 높아진다.

당뇨병 환자 치료 시 목표 혈압의 변화 흐름

2007년 ESH/ESC 가이드라인 및 JNC7에서 제시하는 목표 혈압은 합병증이 동반되지 않은 고혈압 환자의 경우 140/90mmHg, 당뇨병 및 신장질환·뇌졸중·심근경색 등 다른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 130/80mmHg이었다.

UKPDS 연구에서는 수축기혈압 130mmHg을 제시했고, HOT 연구에서는 확장기혈압이 낮을수록 뚜렷한 이득을 보여 80mmHg이 목표 혈압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ACCORD 연구에서는 적극치료군의 혈압 감소 효과는 조금 더 있었지만 반면, 심각한 부작용이 많아서 치료 이득을 상회하지 않아, 심혈관사고의 위험도가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수축기 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은 이득이 없는 것으로 보고, 140mmHg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했다.

2013년 ADA에서는 수축기 혈압은 140mmHg 미만으로, 확장기혈압은 80mmHg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개정됐고, 젊은 환자의 경우 수축기혈압을 130mmHg 미만으로 조절하는 등 개인별 맞춤전략을 제시했다.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당뇨병 환자의 혈압 치료

▶ 2013 ESH/ESC 가이드라인

2013 ESH/ESC 가이드라인에서는 수축기혈압이 160mmHg 이상인 당뇨병 환자의 약물치료는 의무적이며, 목표 혈압은 140mmHg로 140mmHg 이상일 경우 약물치료를 시작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했다(권고등급 A, 근거수준 A).

확장기혈압 목표는 85mmHg로 권고되며, 모든 고혈압 약제가 권고되지만, 그 중 ACE 억제제나 ARB와 같은 RAS 차단제가 선호된다. 그러나 두 가지 약제를 동시에 병용하는 것은 금기이다<그림 1>.

그림 1. 2013 ESH/ESC 가이드라인의 고혈압 관리 권고사항

▶ 2013 대한고혈압학회 가이드라인

대한고혈압학회의 지침은 당뇨병 환자들의 치료 목표 혈압을 140/85mmHg 미만으로 권고하며, ACE 억제제·ARB·CCB·이뇨제·베타차단제를 처방할 수 있으나 1차 약제로 ACE 억제제나 ARB를 우선적으로 권고했다.

1차 약제로 조절이 충분치 않은 경우 서로 다른 기전의 약물들의 병용요법을 권고하고, 2차 약제로는 CCB가 이뇨제보다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언급하고 있다.

▶ ISH 가이드라인

ISH 가이드라인에서는 수축기혈압 140mmHg 미만, 확장기혈압 90mmHg 미만을 치료 목표로 권고하며, 1차 약제로 ARB나 ACE 억제제를 권고했다. 흑인 환자의 경우 CCB나 이뇨제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 JNC8

JNC8의 경우에도 당뇨병을 동반한 18세 이상의 환자에서 수축기혈압은 140mmHg 미만 확장기혈압은 90mmHg 미만으로 낮추도록 하고, 당뇨병의 여부와 상관없이 흑인이 아닌 고혈압 환자에게 1차 선택 약제로서 티아지드계 이뇨제·CCB·ACE 억제제·ARB를 권고했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ACCORD 연구, ADVANCE 연구, VADT 연구를 비롯한 최근의 혈당 조절 연구들을 살펴본 결과, ACCORD 연구에서 사망률이 22% 증가하는 결과가 보고돼 강력한 혈당 조절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따라서 2012 ADA/EASD에서는 유병률이 적고, 장기간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유의한 심혈관질환이 없는 환자의 경우 혈당화색소 6.0~6.5%로 조절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반면, 심각한 저혈당이 보고됐고,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으며, 합병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7.5~8.0%나 이보다 더 완화돼 관리할 수 있도록 개정됐다.

결론

당뇨병 환자의 고혈압 치료는 수축기혈압 140mmHg 미만, 확장기혈압 80/85/90mmHg 미만으로, 치료 약제는 ACE 억제제 또는 ARB, CCB 또는 이뇨제 순으로 권고된다.

실제 임상에서는 가이드라인을 고려하되 목표 혈압에 도달하도록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며, 이를 위해 자가혈압 등 다각도의 노력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 패널토의 >

▶좌장: 당뇨병 환자의 목표 혈압은 130mmHg에서 140mmHg로 변화해 가장 큰 변화로 보인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권혁상: 수축기혈압에 있어 130mmHg에 대한 임상근거가 많지 않은 편이다. 실제 RCT에서 계획했던 혈압보다 더 감소해 최종 혈압에 도달하는 수치를 보면 130mmHg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좌장: 확장기혈압도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

▶권혁상: JNC는 90mmHg, 미국 당뇨병 학회는 80mmHg을 고수하며, ESH/ESC 가이드라인은85mmHg로 조정했다. 대한당뇨병학회에는 80mmHg로 정했는데, 국내 연구 자료가 부족한 측면이 있으므로 이러한 기준에 대해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임상에서 측정하는 가정혈압을 측정하는 것도 엄격하게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제발표 3> 신장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고혈압 환자의 치료

신장과 고혈압의 관계

▲ 김근호 한양의대 교수(한양대병원 신장내과)

신장과 고혈압은 불가분의 관계로서, 고혈압으로 인해 신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신장질환에 의해서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 본태성 고혈압이 신장질환을 초래하는 경우를 고혈압성 신경화증이라 하고, 신장질환 중 속발성 고혈압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경우로서 만성사구체신염을 꼽을 수 있다.

실제 임상에서는 신장질환과 고혈압의 선후관계를 밝히기 어려운 면이 있으므로 통틀어서 고혈압성 신장질환 또는 신장질환을 동반하는 고혈압 환자로 부른다.

신장질환의 정의

신장질환은 급성과 만성으로 분류되며, 만성신장질환은 신장 손상이 3개월 이상 지속한 경우이다.

신장 손상의 지표는 사구체여과율 저하(< 60 mL/min/1.73 m2)·알부민뇨·혈뇨·농뇨 등 요검사 이상·요세관 기능장애에 따른 전해질 이상·영상의학 혹은 병리학적으로 진단한 신장 구조의 이상·신장이식 환자 등을 들 수 있다.

수축기혈압 조절에 따른 신장질환 진행의 완화

고혈압이 동반되면 신장손상이 진행해 신장기능이 악화되므로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혈압 조절이 잘 되지 않을수록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하는 속도가 가속화되는 것은 널리 알려진 바 있다. 지난 여러 임상시험을 통해 수축기혈압이 130mmHg까지 낮아지면 신기능 보존에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장질환 환자에서 적절한 혈압의 조절목표

2000년 이후 최근 발표된 주요 RCT 세 연구를 분석한 결과, 지난 JNC7에서 제시된 혈압 조절의 기준에 의문이 생겼다. 즉, 만성신장질환 환자에서 혈압을 125/75-130/80mmHg 미만으로 엄격하게 유지하는 것이 과거 전통적인 기준 140/90mmHg 미만에 비해 별 이득이 없었다. 다만, 단백뇨가 있는 환자에서는 엄격하게 고혈압을 조절했을 때 신기능 보존에 유리했다는 중요한 보고가 있다.

그 중 AASK(African American Study of Kidney Disease and Hypertension) 연구 결과가 대표적인데, 단백뇨가 없는 만성신장질환 환자에서는 혈압 조절을 아주 엄격하게 시행하더라도 통상적인 목표 혈압 수준(<140/90mmHg)의 경우에 비해 고혈압성 신경화 진행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차이 없었다.

그러나 AASK 후속연구로서 만성신장질환 환자를 단백뇨 여부에 따라 분류했을 때, 1일 단백뇨 양이 300mg 이상인 군에서는 철저한 혈압 조절을 통해 신기능 보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백뇨 1g/day 이상인 환자에서 엄격한 혈압 조절이 도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과거에 혈압을 낮게 조절할수록 신장에 유익할 것이라고 믿은 적이 있으나 최근 RCT 결과에서는 단백뇨를 동반하더라도 수축기혈압 120 mmHg 정도까지 바람직하고, 110 mmHg 미만은 불리하다고 보고됐다.

신장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고혈압 환자에서 우선적으로 권고되는 약제

신장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고혈압 환자에서 우선적으로 사용할 약제는 안지오텐신 Ⅱ에 의한 원심성 세동맥(efferent arteriole)의 수축을 억제해 사구체내 모세혈관 압력을 낮추고 단백뇨를 호전시킬 수 있는 ACE 억제제 혹은 ARB를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약리작용은 임상시험을 통해 임상적인 결과로서 입증됐고, 특히 ACE 억제제 및 ARB가 단백뇨를 줄여서 말기신질환 진행 위험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으므로 단백뇨가 있는 환자에서 ACE 억제제 혹은 ARB 필요성이 커진다.

한편, ALLHAT 연구의 사후분석 결과, 만성신장질환 환자라 할지라도 단백뇨가 없는 경우에는 이뇨제, CCB, ACE 억제제 사이에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으므로 단백뇨가 없는 환자라면 항고혈압제 선택이 비교적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진료지침 비교: 성인 만성신장질환 환자의 혈압 관리

각 가이드라인별로 제시하는 성인 만성신장질환 환자의 혈압 목표 및 선호약제는 다음과 같다<표 3>. 

< 표 3. 가이드라인 별 성인 만성신장질환 환자의 혈압 관리 >

진료지침 혈압 목표 (mmHg) 선호약제
KDIGO 2012
알부민뇨 없음 ≤ 140/90 모든 항고혈압제 사용 가능
알부민뇨 있음 ≤ 130/80 ACE 억제제 혹은 ARB
ESH/ESC 2013
알부민뇨 없음 < 140/90 모든 항고혈압제 사용 가능
알부민뇨 있음 < 130/90 ACE 억제제 혹은 ARB
대한고혈압학회 2013
알부민뇨 없음 < 140/90 모든 항고혈압제 사용 가능
알부민뇨 있음 < 130/90 ACE 억제제 혹은 ARB
JNC8 2014
  < 140/90 ACE 억제제 혹은 ARB

결론

최근 국내외에서 발표된 고혈압 치료를 위한 진료지침이 더욱 근거중심으로 제시됨에 따라 과거 진료지침에 비해 혈압 조절의 목표가 다소 완화됐다.

그러나 일반인구 집단에 비해 신장질환 환자에서 혈압 조절의 중요성은 여전히 크고, 특히 단백뇨를 동반한 환자에서 혈압 조절은 더 엄격해야 할 것이다.

한편, 실제 진료 현장에서 모든 신장질환 환자들에게 일률적인 혈압 조절 목표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환자의 연령, 단백뇨 정도 및 다른 동반질환 등을 함께 고려해 개별화된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노인 환자에서 기립성 저혈압 우려가 있으므로 일어설 때 현기증이 발생하는지 반드시 문진해야 한다.

ACE 억제제 및 ARB가 일반적으로 신기능보호 효과를 나타내지만, 양측 신동맥 협착증 환자에서는 신기능 악화를 초래하므로 전신 동맥경화증 환자에서 사용할 때 특히 유의해야 한다.

또 수축기 혈압이 110mmHg 이하로 감소해 초래되는 'J 곡선' 현상이 심장질환뿐 아니라 신장기능 악화에도 적용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혈압 조절의 하한선에 대해서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 패널토의 >

▶좌장: 사구체여과율(eGFR)의 변화와 단백뇨의 변화의 임상적 의의가 다른지? 

▶김근호: eGFR의 변화는 신기능 저하를 의미하며, 단백뇨는 사구체질환의 지표로서, 당뇨병성 신증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대개 eGFR 저하에 선행해 단백뇨가 발생한다. 신부전에 관여하는 두 위험인자는 고혈압과 단백뇨이다. 혈압만 높고 단백뇨가 없으면 고혈압을 잘 조절할 때 신부전의 진행이 비교적 완만하겠지만, 고혈압과 단백뇨가 동시에 동반되면 신부전 진행이 가속화될 위험이 크다. 

따라서 두 인자가 동시에 동반되면 혈압 조절도 엄격하게 해야 할 것이다. 실제 임상에서는 이 두 가지를 함께 조절하고자 ACE 억제제 혹은 ARB를 선호하게 된다.

▶좌장: eGFR이 감소된 환자와 단백뇨가 동반된 환자의 고혈압 치료는 차이가 있는지?

▶김근호: 있을 것 같다. eGFR이 감소되어 체액량-의존 고혈압이라면 이뇨제, CCB가 더 도움이 될 수 있고, 단백뇨가 주로 문제되는 레닌-의존 고혈압에서는 ACE 억제제 혹은 ARB를 우선 고려할 수 있다. 

▶권순억: 만성신장질환의 기준을 eGFR <60mL/min/1.73㎡으로 했을 때 범위가 조금 넓은 것 같은데, eGFR <30 mL/min/1.73㎡인 중증 신장질환 환자와는 치료전략을 차별화해야 하지 않겠나?

▶김근호: 최근에는 eGFR <60 mL/min/1.73㎡의 단계를 세분화해 eGFR <45 mL/min/1.73㎡ 및 45< eGFR <60 mL/min/1.73㎡으로 나누어 치료전략을 달리하기도 한다.

▶권순억: 그렇다면 eGFR<30 mL/min/1.73m2인 중증 환자의 경우에도 혈압 조절을 140/90mmHg으로 하는가?

▶김근호: 현재 가이드라인에서는 단백뇨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만성신장질환 병기와 무관하게eGFR<30 mL/min/1.73㎡인 중증 환자의 경우에도 140/90mmHg 미만을 권고한다. 이미 진행된 신부전에서는 혈압을 더 엄격하게 조절하더라도 추가되는 득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주제발표 4> 뇌졸중 환자에서 혈압의 조절

 

▲ 권순억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신경과)

뇌혈류(CBF)는 심박출량의 15%를 담당하며, 대뇌 혈관의 자동조절 기능(cerebral autoregulation)은 인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일정 혈압 범위 내에서 뇌혈류의 자동조절이 일어나는데, 뇌관류압이 약 50~150mmHg 범위 내에 있을 경우 유지되며, 이를 벗어난 범위에서는 뇌출혈이나 뇌허혈 등 뇌손상이 야기될 수 있다. 그러므로 혈압의 관리는 뇌졸중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뇌졸중의 주요 위험인자 : 고혈압

뇌졸중 위험인자로는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심방세동·흡연·운동부족·고령·비만·과음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이 가운데 고혈압은 가장 주요한 위험인자로 꼽힌다.

뇌졸중과 심근경색의 기여위험도(attributable risk)를 평가한 연구 자료에 의하면, 고혈압은 뇌졸중 발생에 34.6%, 심근경색 발생에 17.3% 기여해 심장보다 뇌졸중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뇌내출혈(ICH)의 경우 거의 대부분 고혈압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뇌졸중의 위험인자 관리에 있어 고혈압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혈압과 뇌졸중의 상관관계: 혈압은 낮을수록 뇌졸중에 도움이 되는가?

많은 코호트 연구 결과를 통해 혈압이 낮을수록 뇌졸중에 의한 사망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혈압 강하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변화함에 따라 혼란이 야기되고 있으며, 특히 뇌내출혈 환자에서는 혈압 관리 외에 별다른 예방조치가 존재하지 않아 문제가 된다.

ACCORD 연구에서 전반적인 심혈관사건의 발생률은 양 군간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아 혈압 강하 위주의 가이드라인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다만 뇌졸중의 발생률에 있어서는 적극적인 혈압 조절의 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나, 뇌졸중의 예방을 위해서는 혈압 조절과 관련된 구체적인 진료지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급성 뇌졸중 환자에서 혈압 관리

급성 뇌졸중에서는 뇌혈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급성기에는 뇌에 부종이 발생해 뇌압이 상승하고, 혈압이 동일할 때 뇌관류압이 감소해 혈관 저항성이 증가된 상태에서 혈압이 급감하게 된다. 따라서 평균 동맥압의 유지를 위해 급성기에는 혈압을 높게 유지한다.

그러나 혈압을 높게 유지하게 되면 혈종(hematoma)이 확장되거나 허혈성 손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혈압을 어느 정도 수준에서 유지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최근 임상연구에서는 급성기에 혈압을 높게 유지하는 것이 이득이 된다는 결과가 도출되고 있으나 일부 소규모 임상연구에서는 급성 뇌출혈이 있는 환자군에서 강화치료(목표 혈압 140mmHg)와 표준치료(목표 혈압 180mmHg)를 비교한 결과, 유의한 차이는 아니지만 강화치료를 실시한 환자군에서 혈종의 확장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Neurology, 2012;79:314).

또 높은 혈압은 뇌혈류에는 도움이 되지만 추가적인 출혈과 부종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적극적인 혈압 조절이 재출혈과 부종의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급성기에 강화치료와 표준치료를 비교한 임상연구에서도 강화치료 시 mRS 평가가 더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그림 2>. 

그림 2. 급성 뇌졸중 환자에서 혈압 강화 치료의 유익:강화치료와 표준치료 시 mRS 비교 결과

혈종의 크기 역시 표준치료군 대비 강화치료 군에서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축기 혈압은 140mmHg를 초과하지 않도록 권고해왔으나 가이드라인의 변화와 강화치료 시 나타나는 치료적 이득을 증명하는 임상연구 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치료에 많은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폐쇄성 뇌혈관질환에서 혈압의 조절

한편, 두개내 동맥협착(intracranial arterial stenosis)이 있는 환자들에서도 혈압이 높을수록 허혈성 뇌졸중의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특히 수축기혈압 120~139mmHg에 해당하는 환자 군이 수축기혈압 140mmHg 이상인 환자 군보다 발생률이 눈에 띄게 낮아 동맥경화증이 있는 환자들에서도 강화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Circulation, 2007;115:2969-2975).

결론

현재까지 뇌졸중학회에서 뇌졸중이 있는 고혈압 환자에 대한 진료지침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고, 가이드라인과 임상연구 결과 간의 간극으로 인해 임상의들이 뇌졸중이 있는 고혈압 환자의 혈압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임상연구와 이를 통한 진료지침의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 패널토의 >

▶좌장: 뇌졸중 위험이 높은 환자에 대한 기준이 있는지?

▶권순억: 우선 진료지침의 초점은 뇌졸중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 뇌졸중의 재발 방지를 위해 혈압 관리를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이다.

일반 환자에서 고혈압 위험의 평가는 1차 위험점수(primary risk score)를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 정도를 확인하고, 고혈압이나 심방세동과 같은 위험인자가 있을수록 뇌졸중 위험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좌장: 미국의 경우 이전에는 뇌졸중을 고위험 인자로 보고 고위험 고혈압 환자군의 혈압 목표를 130/80mmHg 미만으로 설정했는데, 이번 JNC8에서는 140/90mmHg로 완화된 것이 눈에 띈다.

▶권순억: JNC7과 JNC8 모두 각각의 임상근거를 토대로 혈압 목표를 제시했으나 JNC8의 경우 뇌졸중 병력이 있는 고혈압 환자의 진료지침을 별도로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았다.

▶김근호: JNC8에서 뇌졸중의 일차 예방과 이차 예방을 위한 진료지침이 제시돼 있나?

▶권순억: 혈압 목표와 같은 포괄적인 진료지침 외에 일차 예방과 이차 예방을 분류해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좌장: AHA/ASA 가이드라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가이드라인에서 혈압 목표를 140/90mmHg로 완화했고, JNC8 역시 동일한 혈압 목표를 제시해 뇌졸중 예방을 위한 혈압 목표에 통일성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김광일: 뇌졸중은 허혈성 심질환보다 혈압에 의존적이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고혈압 조절률이 증가하면서 뇌졸중에 의한 사망률이 감소하는 추세인 것으로 보인다.

백인에 비해 동양인에서 뇌졸중의 발생률이 높고, 허혈성 심질환과 달리 뇌졸중은 사후분석 시 'J-곡선'이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 있는데, 이러한 혈압 목표의 완화가 오히려 동양인에서는 뇌졸중에 의한 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생각해 볼 수 있다.

JNC8은 뇌졸중 병력이 있는 환자의 혈압 관리에 충분한 진료지침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임상에서는 세분화된 JNC7을 기준으로 치료를 진행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의협신문 김선경 기자

JNC8을 실제 임상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좌장: JNC8은 임상근거가 확실한 RCT 결과를 이용해 가이드라인을 제정했으나 고위험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RCT이기 때문에 실제 임상에서 접하는 환자들과는 차이가 있어 JNC8을 기반으로 한 치료를 진행할 경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혈압 상승 시 전반적인 고혈압 합병증이 증가하게 되지만 혈압 조절을 통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질환은 뇌졸중과 만성신장질환이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RCT를 통해 증명된 바 없어 JNC8에서는 일괄적으로 140/90mmHg라는 기준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권순억: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혈압 조절을 시행한 RCT는 거의 없다. PROGRESS 연구에서 항고혈압제를 이용해 혈압을 조절해 뇌졸중의 재발을 50%까지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증명했고, 이를 기준으로 한다면 실제 임상에서 혈압을 적극적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

▶김광일: RCT는 연구일정대로 약의 용량을 조정해야 하는데, 이러한 점 때문에 ONTARGET 연구에서 혈압과 무관하게 약제를 투여했고, ACCORD-BP 연구에서도 목표 수축기혈압인 120mmHg에 도달하기 위해 무작위 배정된 상태에서 저혈압이 문제가 될 수 있는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약제를 투여해 허혈성 사건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박정배 교수의 얘기처럼 RCT는 고위험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점과 환자에 따른 적정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RCT 결과만을 기반으로 한 JNC8을 실제 임상에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권혁상: 가이드라인 제정 시 임상근거가 될 수 있는 자료에는 RCT·관찰연구·전문가 의견 등이 있다. 관찰연구나 전문가 의견은 RCT에서 얻을 수 없는 폭넓은 임상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반면, RCT 대비 임상근거 수준이 낮다는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JNC8에서는 RCT만을 근거로 해 명확하게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진료지침을 제시했다는 것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이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을 두고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다양한 가이드라인과 실제 임상에서의 차이

▶김근호: 가이드라인에서 목표 혈압의 완화를 시사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예방 효과를 상실하는 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실제 임상에서 적용할 때 신장질환이 동반된 환자에서도 'J 곡선' 현상을 고려해 혈압 강하 시 주의가 필요하며, 노인 환자 및 기립성 저혈압, 당뇨병이 동반된 환자에서 수축기 혈압을 110mmHg 이하로 낮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광일: 노인 고혈압 환자군에서 강화치료를 통해 혈압을 적극적으로 낮춘 경우 예후가 좋지 않았던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강화치료에 실패한 환자군과 성공한 환자군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실패한 환자군에서는 'J 곡선' 현상이 명확한 반면, 성공한 환자군에서는 'J 곡선'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혈압이 낮을수록 예후가 좋았다.

따라서 약제 사용을 통해 혈압이 낮아졌기 때문에 예후가 좋지 않았던 것인지, 다른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인해 혈압이 낮아져 예후가 좋지 않았던 것인지 분석이 필요하다.

결국 환자에 따른 맞춤전략이 요구되는데, 개인적으로는 합병증이 없는 젊은 고혈압 환자에서는 엄격한 혈압 조절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고, 동반질환이 많고 고령인 환자에서는 보다 완만한 혈압 조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권순억: 혈압은 변동이 심하고, 개인에 따른 편차도 크기 때문에 병원혈압을 기준으로 혈압 조절의 성공 유무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가이드라인은 치료 진행 시 참고자료이므로 가이드라인대로 치료하기보다는 환자의 특성에 맞춘 맞춤전략이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개인적으로 가이드라인 상 권고하지 않거나 금기인 내용은 수용해야 하지만 가이드라인의 권고 내용 자체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합리적인 가이드라인 제정과 급여기준과의 관계

▶좌장: 가이드라인을 환자에 최적화해 제정하더라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급여 삭감이 이뤄지게 되면 실제 임상에서 많은 혼선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가이드라인 제정 시에는 실제 임상 현장의 상황을 고려해서 제정돼야 하고, 환자에 최대한 맞춰진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상당히 복합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생각된다.

▶김근호: 2013년 대한고혈압학회에서 한국인의 고혈압 관리를 위한 진료지침을 발표한 만큼 심사평가원에서도 이를 고려해 심사를 진행할 것으로 생각된다.

▶권순억: 현재까지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근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동양인에서는 서양인과 달리 뇌졸중의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혈압 조절을 통한 임상 결과가 서양인과는 다를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좌장: RCT 결과만을 가이드라인의 임상근거로 사용하는 것에는 분명한 한계점이 존재하므로 국내에서 잘 고안된 코호트 연구를 만들 수 있다면 이를 충분히 가이드라인 제정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노인 환자에서 동반질환 치료방향은?

▶좌장: 노인에 대한 기준이 혼란을 일으키는데, 80세 혹은 60세를 노인의 기준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하신지?

▶김광일: 평균 수명의 연장과 건강상태를 고려했을 때 이와 같은 기준은 현대에는 적합하지 않고, 예전부터 의학자들 사이에서는 생리적인 변화나 신체 변화를 고려해 노인의 기준을 75~80세 정도로 보고 있다. JNC8에서 제시하는 60세는 노인의 개념보다는 수축기혈압 상승을 기준으로 임상근거가 있는 나이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좌장: 노인 환자들 중 당뇨병, 만성신장질환을 동반하거나 뇌졸중 병력이 있는 경우 치료 방향을 다르게 설정하시는지?

▶김광일: JNC8을 기준으로 한다면 목표 혈압을 통일했기 때문에 치료 방향을 다르게 설정하는 것에 대한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전에는 목표 혈압이 달랐기 때문에 동반질환이나 기왕력에 따른 혈압 조절에 대한 질문이 많았고, 결국 이러한 환자들에서는 환자들이 유지하고 있는 신체기능의 수준이 치료 방향 설정에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권순억: 뇌졸중 병력이 있는 경우를 비롯해 고령 환자에서 엄격한 혈압 조절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환자의 신체 나이를 고려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좌장: 동반질환에 관계없이 75~80세의 고령 환자 치료에 있어 사회적인 나이보다는 환자의 혈관 나이 등을 비롯한 신체 나이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이드라인에서 약물치료 시작 시기와 목표 혈압 설정 시 수축기혈압을 주로 제시했는데 확장기혈압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실제로 당뇨병·뇌졸중·신장질환 등의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수축기혈압과 확장기혈압이 지니는 의미가 다른가?

▶권혁상: 당뇨병 환자의 경우 오히려 확장기혈압에 대한 임상근거가 더 많이 확보돼 있다.
대한고혈압학회에서는 목표 확장기혈압을 85mmHg로 제시했는데, 이유가 있었는지?

▶좌장: 임상연구 결과를 살펴봤을 때 대략 80~85mmHg의 중간 정도였고, 실제 임상에서 도달할 수 있는 목표 혈압을 제시하고자 했기 때문에 85mmHg로 발표했다.

▶김근호: 신장질환을 동반한 환자에서 확장기혈압에 대한 임상근거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이고, 유럽 가이드라인에서도 수축기혈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반적으로 수축기혈압 상승 시 확장기혈압도 동반상승하기 때문에 수축기혈압과 확장기혈압을 별도로 구분해 제시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은 크게 요구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좌장: 뇌졸중이 있는 환자에서는 확장기혈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나?

▶권순억: 뇌조직은 혈류저항(vascular resistance)이 가장 낮은 기관이기 때문에 확장기혈압이 크게 낮아진다 하더라도 다른 기관에 비해 혈류 유지에 크게 문제가 없다. 따라서 전반적인 평균 혈압이 중요하고, 수축기혈압이 일정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확장기혈압이 낮아지더라도 혈류가 유지되므로 확장기혈압의 단독 변화에는 크게 민감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체 상부에 위치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알파차단제를 사용하는 환자의 경우 실신할 가능성이 높아 문제가 된다.

▶좌장: 노인 환자들의 경우 사우나를 하거나 음주를 하는 경우 혈압이 떨어져 부상을 당하거나 사망에 이르는 등 문제가 많다. 따라서 노인에서는 기립시 혈압 측정이 중요하고, 항고혈압제를 복용해야 하는 환자라면 복용 시기를 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번에 공개된 JNC8은 RCT 연구 결과를 근거로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나 이를 실제 임상에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질환의 일차 예방에서 혈압을 강하하는 것은 중요할 것으로 생각되나 이차 예방에 있어서는 혈압 강하에 대한 임상근거를 추후 더 확보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잘 고안된 국내 코호트 연구 결과가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좌장: 훌륭한 강연과 심도 있는 토론으로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로써 좌담회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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