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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이언주 의원 "의사파업 무조건 비난하지 말아달라"
이언주 의원 "의사파업 무조건 비난하지 말아달라"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4.03.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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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파업은 잘못된 보건의료정책을 바꾸기 위한 일"
의사 총파업 소회 밝혀...국민에 '선입견 없는' 관심 당부

▲이언주 의원. ⓒ의협신문 김선경
"프랑스에서 단기연수를 받을 때 청소부 파업을 경험한 적이 있는데, 당시 언론과 국민들의 반응은 '청소부들이 하루 일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매우 불편해졌다. 그런만큼 그들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무능하고 비전문적인데다가 비민주적이고 비인간적인 정부의 민낯이 드러났는데, 열악한 언론환경과 당장의 불편함 때문에 국민들이 집단이기심 운운하며 마녀사냥하는 파시즘적·포퓰리즘적 잔인함에 환호할까봐 걱정입니다."

이언주 의원이 의사 파업에 대한 국민들의 '선입견 없는' 관심을 당부했다.

의사들의 파업은 일방적인 정책시행에 따른 부작용에서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자, 잘못된 보건의료제도를 바꾸기 위한 움직이라는 설명과 함께다.

민주당 이언주(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0일 새벽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의사 파업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 의원은 이번 의사 파업이 밥그릇 싸움이나 집단 이기주의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번에 문제되고 있는 원격진료니 영리자법인이니 하는 문제는 우리 보건의료체계에 엄청난 변화를 수반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국민건강과 생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면서 "저도 집단휴진에 찬성하진 않지만 이번 휴진은 기존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본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무조건 비난하시지 말고 왜 그러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함께 고민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의사들이 파업에 나설 수 밖에 없던 상황을 조목조목 짚었다.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강행으로 전문가인 의사들이 거리로 나설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 의원은 "민주국가에서라면 (정책결정시) 최소한의 합리적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정부는 전문가들이 위험하다고 시범사업부터 하자는데 그대로 강행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야당이나 의료단체들이 원격진료 문제 있고 국민건강증진에 실효성 없으니 방문진료시스템 등을 논의하자는데 검토도 하지 않고, 낮은 수가 문제는 급여와 비급여간 사회적 가치를 기준으로 한 재분배·민간의료보험시장의 축소 등 근본적 구조의 개혁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데도 검토조차 안한 채 영리자법인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원격진료의 구체적 내용과 거기 들어가는 국민적 부담 추계를 야당이 제출하라는데 몇달째 없다며 내지 못내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는 아마추어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근거도 없이 일자리창출이니 뭐니 떠벌리면서 맘대로 강행하는 것은 국가사회주의 하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잘못된 보건의료제도 또한 의사 파업의 배경 중 하나로 꼽았다.

이 의원은 "우리 정부는 의사가 되는 과정과 병원을 운영하는 과정에서의 모든 비용과 부채·도산위험을 오롯이 의사들 보고 지라 하면서 낮은 수가나 비합리적인 제도를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사회적 가치가 높은 필수진료일수록 낮은 수가를 적용해 공급자인 의사들을 쥐어짜면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진료는 비급여로 방치하고 있다"면서 "더 더욱 웃기는 건 정부는 급여만으로 안된다는 걸 뻔히 알기에 비급여를 통해 손실을 메꾸게 해 왔는데 그 문제를 직시하고 개선하긴커녕 이제 영리자법인을 통해 더 노골적으로 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한마디로 우리 보건의료체계는 유럽식과 미국식의 나쁜 점만 섞인 채 엉망이 되어가고 있는데 정부는 이를 개혁하긴 커녕 영리화를 촉진할테니 그걸로 돈을 벌라고 하고 있다"면서 "결국 의사들은 영리구조 하에서 대형병원의 부속품이 되어 전문가로서의 독립성을 상실한 채 의사가 아닌 장사꾼·사기꾼으로 더욱 더 전락할 것이고, 인재들은 '위대한 서전'이 아닌 피부미용사나 스파경영인이 되기 위해 죽어라 공부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이 같은 상황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겠다던 의사로서의 꿈과 자부심을 갖고 있는 젊은이라면 누구나 분노할 것"이라며 의사 파업의 배경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프랑스 단기연수시 청소부 파업을 지켜봤던 경험을 언급하며, 국민들에 의사 파업에 대한 선입견을 거둬달라고 당부했다.

이 의원은 "당시 언론과 국민들은 '청소부들이 하루 일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매우 불편해졌다. 그런만큼 그들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당시 저도 내가 불편하면, 상대가 희생을 감수하건 말건, 왜 그렇게까지 발버둥칠까 귀기울여 볼 생각도 않고 욕만 해대던 시민이었기에 참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무능하고 비전문적인데다가 비민주적이고 비인간적인 정부의 민낯이 드러났는데, 열악한 언론환경과 당장의 불편함 때문에 국민들은 환자, 집단이기심 운운하며 마녀사냥 하는 파시즘적, 포퓰리즘적 잔인함에 환호할까봐 걱정"이라며 국민들이 의사 파업의 진정성을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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