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초음파 영상 평가는 영상의학과나 경험 많은 전문의사 영역"
초음파골밀도측정기를 사용해 성장판 검사를 한 한의사에게 내려진 면허정지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해당 기기는 중증도의 잠재적 위험성을 가진 의료기기로, 영상의학과나 초음파검사 경험이 많은 해당과의 전문의사가 시행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 한의사는 초음파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점을 들어 "의료기기의 도움을 받는다 하더라도 적합한 한의학적 방법을 택해 치료한다면 한방의료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제6부는 최근 포항시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 조 아무개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취소 소송에서 복지부가 내린 1개월 15일의 자격정지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조씨는 2012년 경상북도 지도점검 결과 환자들에 대해 초음파골밀도측정기를 사용해 성장판 검사를 실시함으로써 한의사로서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어 복지부로부터 1개월 15일의 행정처분을 통보 받자 지난해 국회 발의된 한의약법안을 언급하면서 "한의사가 환자로부터 의료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변화,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한의학과 서양의학은 그 학문적 기초가 서로 달라 학습과 임상이 전혀 다른 체계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자신이 익힌 분야에 한해 의료행위를 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의사의 의료행위와 한의사의 한방의료행위로 구분돼 있는 점을 상기시켰다.
재판부는 "초음파검사의 경우 그 시행은 간단하나 영상을 평가하는 데는 인체 및 영상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있어야 함은 물론 검사 중에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면서 "이론적 기초와 의료기술이 다른 한의사에게 이를 허용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달 한의사의 필러 시술에 대해서도 "필러 시술은 전적으로 서양의학의 원리에 따른 것으로 한의사의 면허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반면 안압측정기와 청력검사기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에서 "측정결과를 한의사가 판독할 수 없을 정도로 전문적인 식견을 필요로 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한의사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