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7-24 19:33 (수)
"마취환자 사망 사고는 잘못된 수가제도 때문"

"마취환자 사망 사고는 잘못된 수가제도 때문"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3.12.27 05:59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기혁 마취통증학회 이사장 "감시장치 수가없어 '마취 사각지대'"

최근 프로포폴 등 마취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거나, 마취전문의가 없는 병원에서 마취가 이뤄지면서 환자가 사망에 이르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마취상태의 환자를 관리할 수 있는 '환자감시장치'가 행위료에 포함되면서, 병원들이 환자감시장치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마취안전이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다.

홍기혁 대한마취통증의학회 이사장은 최근 <의협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마취가 이뤄지면 '환자감시장치'를 통해 기본적으로 심전도·혈압·산소포화도·호기말 이산화탄소 검사 등 4가지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그러나 장비 자체가 비싸고, 소모품도 가격이 높은데 반해, 수가자체가 마취행위료에 포함돼 있어 병원에서는 장비의 일회용 소모품을 재사용 하거나, 감시장치를 사용하지 않는 곳도 많다"고 지적했다.

▲ 홍기혁 이사장
환자감시장치를 통해서 마취상태의 환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해 빈번하게 일어나는 호흡장애· 심폐기능 합병증·재발성 무호흡증·심장마비 및 기타 심각한 증상의 조기 발견과 치료를 도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마취행위료에는 수십가지의 항목이 포함돼 있다보니,  환자감시장치와 같은 검사 항목들은 별도산정이 안되고, 진료행위가 이뤄지면 자동지급하게 된다. 이렇다보니 환자감시장치와 관련해서는 환자 안전을 위해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지만, 수가체계가 맞지 않아 사용이 저조하다는 것이다.

홍 이사장은 "현실적이지 않은 제도로 인해 결국 환자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병원들은 감시장치를 사용하고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 보다 사용하지 않아도 행위료에 포함돼 있으니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외국에서는 감시장치 사용이 의무화돼 있는 점도 언급됐다.

그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무분별한 진정·진통제 사용을 규제하기 위해 마취관련 가이드라인이 지속적으로 마련되고 있다"면서 "특히 환자의 진정·진통 상태를 보다 면밀하고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 감시장치의 사용을 의무화하고 중요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나라도 감시장치에 대한 별도 수가를 책정해 의무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환자안전을 강화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학회는 환자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5년전부터 수가체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취과 전문의가 없는 곳에서의 마취의료행위가 이뤄지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홍 이사장은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술실을 보유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1139개 중 마취 전문의가 없는 병원은 418개로 36.7%에 달한다"고 꼬집었다.

병원 경영환경이 어렵다보니, 마취과 전문의를 고용하기 보다는 전문의 없이 마취를 시행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이런 요인으로 마취에 대한 의료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한 곳에서, 마취가 이뤄져야 하는 게 당연하다"며 "특히 마취전문의가 감시장치를 통해 안정적인 마취와 환자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수가 제도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기업체 "일회용 소모품 재사용하는 병원 많아"

환자감시장치를 납품하고 있는 의료기기업체도 현행 수가체계에 불만을 토로했다.

코비디엔의 한국 총판을 담당하는 대련엠티에스 관계자는 "감시장치에 대한 수가가 행위료에 포함되면서 수가가 안맞아, 제품 사용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일회용 소모품인 튜브를 닦아서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감염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내시경과 치과치료가 증가하고 성형외과의 수술이 늘어나면서 환자 마취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현행 수가체계에서 검사료가 행위료에 포함돼 있다보니, 병원에서는 수가가 안맞아 장비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가가 개선되고, 의료진과 환자들이 안전한 환경이 제공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