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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대형병원이 가져야 할 핵심 소프트웨어 '신뢰'
기획 대형병원이 가져야 할 핵심 소프트웨어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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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2.0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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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MBA 윤인모의 '의료경영학' 카페 (18)

저자 윤인모 ㈜닥터서비스 대표는 가톨릭의대를 졸업한 현직 성형외과 전문의다.

뉴욕 주립대 경영학 석사와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MD MBA로 의료와 경영의 융합을 추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10년 전 삼성경제연구소 홈페이지(www.seri.org)에 '의료경영 MBA 포럼'을 개설, 의료경영 MBA 과정 7기생을 배출했다.

2005년 '닥터서비스'라는 의료경영 컨설팅회사를 창립, 경영정보·경영전략·마케팅·네트워크·인사조직 온라인 교육 등의 컨설팅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 윤인모(닥터서비스 대표 유니메디성형외과 원장)
사회발전의 두 유형을 보면 하나는 리더십이 리드하는 사회이고, 다른 하나는 파트너십이 리드하는 사회이다. 물론 두부를 자르듯이 나눌 수는 없다. 주류가 무엇이냐에 따른다.

전자는 주로 초기단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이 발전 초기단계의 모습이기도 하며, 대한민국의 산업화 초기에 나타났다. 제품의 특성상 리더십이 유리한 경우도 있다. 대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시기이며, 구성원들간 파워의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다.

파트너십은 사회가 발전한 단계에서 서로가 핵심역량을 나눠 갖고 있는 경우에 나타난다. 다들 하나씩의 핵심필살기(?)를 갖고 있다. 결국 파트너십에 의한 관계설정이 중요하다.

리더십의 사회는 운영이 중요하며, 파트너십의 사회에서는 관계를 맺는 방법이 중요하다.

이러한 파트너십이 주류인 경우에는 신뢰가 매우 중요하다. 신뢰사회는 말그대로 약속을 지키는 사회다.

후쿠야마는 그의 저서 <Trust>에서 신뢰의 요소를 기술하고 있다. 첫째 reliablibity, 둘째 intergrity, 셋째 confidentiality를 지적했다.

서로 간의 계약을 예로 들면 A가 B에게 1000원을 빌려줬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매달 말일에 원금과 이자를 받기로 했다.

reliablity 단계에서 두 사람은 첨예하게 대립한다. 매달 30일이냐 31일이냐에서부터, 원금과 이자는 얼마로 할지, 밀린 경우에 패널티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놓고 자신에게 유리하게 하려고 할 것이다. 즉 서로간의 관계를 정확히 설정해 금을 확실히 그어놓는 것이다. 이렇게 금을 그어놓는 것이 신뢰의 출발이다.

▲ 일러스트=윤세호 기자

Intergrity는 이를 잘 지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B는 열심히 일해 어김없이 약속한 기간에 돈을 갚는다면 A는 B의 Intergrity가 높다면서 신뢰가 커질 것이다.

confidentiality는 이러한 신뢰가 커진 상태에서 서로 다른 거래와 상생이 일어나는 단계이다.

혹시 B가 사업이 안돼 못 갚았다고 해도, A는 이미 B의 성실한 모습을 보았기에 "정말 어렵구나"하고 생각하며, 채무를 독촉하지 않을 것이다. 좋은 정보가 있으면, 채무는 나중에 갚고, 우선 저쪽에 투자를 권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성실도를 확인했으니 공동사업을 제안할 수도 있다. 신뢰가 가장 극대화된 상태다.

대학병원은 다원화된 파트너 사회다. 즉 네트워크 사회인 것이다.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이러한 신뢰를 기초로 발전해야 하는데 우리의 의사네트워크는 아직도 reliabilty 단계도 어려워 보인다. 선후배 사이에 동업을 할 때 계약을 정확하게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가 겸연 쩍다. 동업을 논의하는 와중에도 상대가 욕심이 많다고 생각해 깨지기도 한다. 그냥 신뢰를 다져가는 단계라고 생각하면 되는데도 그것이 어렵다.

대학병원 임상과들이 협력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시너지를 내기 위해 reliability 단계에서 첨예한 의견대립과 토론이 필요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런 것이 익숙지 않은 것이다. 관계를 맺지 못하니 대학병원내 임상과들이 소총부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시너지의 성과가 크지 않다.

그러나 신뢰를 바탕으로 견고한 파트너십을 만들어 가지 않으면 안된다. 마음 편한 줄 알았던 소총부대도 마음이 편하지 않은 시대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병원이건 개원가이건 서로 신뢰가 없으면 소총부대의 집합체와 다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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