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하는 사회'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
'자살하는 사회'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3.11.19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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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극단적 선택 차원 넘어 사회구조적 맥락 접근 필요
자살예방연구회 출범…초대 회장에 김동현 한림의대 교수 추대

한국 사회에서 자살은 이미 사회문제를 넘어서는 형국이다. OECD 국가중 자살률 1위의 오명을 10년째 이어오고 있으며, 최근 집계로는 인구 10만명당 31.7명(OECD 평균 자살 사망률 12.9명), 연간 1만 6000여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게다가 얼마전 언론 보도로는 1년에 4만 8000여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그 가운데 3분의 2는 1년내에 다시 자살을 시도한다는 충격적인 결과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 사회나 보건의료계의 자살문제에 대한 대응은 우울증이나 자살시도자 관리 등 정신보건학적측면에 치중해서 접근해 왔다. 자살이 이뤄지는 연령군간, 계층간, 지역간 격차 등 역학적 특성을 고려할 때 개인의 극단적 선택이라는 차원을 넘어 사회구조적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사회 불평등 심화, 빈곤층 확대, 이혼율 증가에 따른 가족해체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가족 구조 변화 등이 자살에 미치는 영향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살예방연구회가 18일 가톨릭대 의과학연구원에서 창립대회 및 심포지엄을 갖고 출범했다.

준비위원장을 맡은 김동현 한림의대 교수(사회의학)은 "지난 5~6개월 동안의 준비과정을 거쳐 우리사회의 자살 문제는 사회구조적 측면에서 다학제적 연구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며 "앞으로의 연구활동을 통해 자살 예방을 위한 학문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러한 근거들이 모여 자살 예방에 직접적인 도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자살예방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업의 수단이나 방법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해 사업 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을 해당 사업 내에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연구회는 가장 시급한 것은 자살 예방을 위한 즉각적인 예방적 개입이지만, 이 못지 않게 다학제적 학술 연구와 성찰을 통해 근본적인 결정요인과 구체적인 위험요인을 찾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위험 요인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심리사회적인 작용기전을 밝혀내야 한다는 것이다. 자살예방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만드는 연구기반 구축과 자살예방사업은 동시에 이뤄져야만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는 인식이다.

18일 가톨릭대 의과학연구원에서 열린 자살예방연구회 창립대회에서 김동현 준비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구회는 이날 창립 목표로 ▲자살의 다차원적 위험·결정요인 파악과 자살예방사업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연구 수행 ▲정부·지자체 추진 자살예방 사업의 수행과 평가를 위한 학술적 지원 ▲국가·범사회적 차원의 자살예방 계획 구축을 위한 여건 마련 등 세가지를 천명했다.

앞으로 격월간 정기 학술집담회를 계획중인 연구회는 이를 통해 과학적 근거고 실효성 있는 자살예방전략을 마련하고, 한국 사회에서 개인의 삶과 사회공동체를 위협하는 자살문제를 근원적으로 극복하는데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날 창립대회와 함께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왜 한국의 불평등이 증대하는가?(신광영·중앙대 교수) ▲건강할 권리(김창엽·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의 특강과 ▲사람들은 왜 스스로를 죽이는가?-자살행위의 성찰성(박형민·한국형사정책연구원) ▲한국사회에서 자살과 자살연구(김동현·한림의대 교수) 등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창립대회에서는 연구회 출범을 이끈 김동현 준비위원장이 초대 회장에 추대됐으며, 감사에는 박형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원이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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