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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형' 간이식 대기자, 간이식 수혜 불공평
'O형' 간이식 대기자, 간이식 수혜 불공평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3.11.13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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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간이식팀, 'O형' 뇌사자 간은 'O형'에게만 기증 주장

혈액형이 'O형'인 간이식 대기자는 다른 혈액형에 비해 뇌사자의 간을 기증받는데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간이식팀(외과 서경석·이광웅·이남준 교수)은 2008년 1월~2012년 9월까지 국내 뇌사자 간이식 1301건을 기증자와 수혜자의 혈액형에 따라 비교 분석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혈액형 별 뇌사 기증자와 수혜자의 비율을 살펴본 결과, A형 1.04(수혜자:479명/기증자:457명), B형 1.13(수혜자:376명/기증자:333명), AB형 1.63(수혜자:217명/기증자:133명), O형 0.61(수혜자:229명/기증자:378명) 로 나타났다. 같은 혈액형인 뇌사 기증자 100명이 발생하면 AB형은 163명, O형은 61명이 간 이식을 받은 셈이다.

간이식팀은 혈액형별로 간이식을 받는데 불평등이 발생하는 이유는 국내 뇌사자 간 배분 시스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간이식팀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CTP(Child-Turcotte-Pugh:말기 간질환자의 질병 중증도 표지)점수로 이식 대기자의 응급도를 결정해 1, 2A, 2B, 3, 7등급으로 구분한다.

여기서 1, 2A 등급은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1주일 이내에 사망이 예상되는 위급한 상태이며, 2B, 3, 7등급은 그 보다는 덜 위급하다.

또 1, 2A등급 중에서 뇌사자와 같은 혈액형을 갖고 있는 대기자에게 가점 10점, 이식 가능한 다른 혈액형 대기자에게 가점 5점이 부여되고, 기타 중중도 점수와 합산한 총점이 높은 순서대로 뇌사자의 간이 배분 된다. 그 후 2B 등급 대기자에게 같은 방식으로 배분된다.

다시 말해 혈액형이 A형인 뇌사자의 간은 1, 2A 등급의 A형·AB형 대기자 가운데 총점이 높은 순으로 배분된 후, 2B 등급의 A형·AB형 중 총점이 높은 대기자 순으로 배분된다. 혈액형이 B형인 뇌사자의 간은 B형·AB형 대기자에게, 그리고 혈액형이 AB형인 뇌사자의 간은 AB형 대기자에게 같은 방식으로 배분된다.

이에 반해 혈액형이 O형인 뇌사자 간은 1, 2A 등급의 O형·A형·B형·AB형 대기자 가운데 총점이 높은 순으로 배분된다. 그 후 2B 등급에게 같은 방식으로 배분된다.

실제로 간이식팀의 연구결과에서는 O형 뇌사자의 간이 다른 혈액형에게 이식되는 비율이 1, 2A 등급에서는 44.4%, 2B 등급에서는 30.7%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이광웅 교수는 "배분 시스템이 문제가 있다보니 O형 뇌사자의 간은 다른 혈액형에게 배분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O형 간이식 대기자는 그만큼 수혜를 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또 "뇌사 기증자의 간은 한정돼 있어 공정하고 투명하게 배분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혈액형에 따른 뇌사자 간 배분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뇌사 기증자 간 배분 시스템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O형 뇌사자의 간을 1, 2A 등급 간이식 대기자에게는 기존의 방식대로 배분을 하되, 2B 등급에서는 O형 간이식 대기자에게만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대적으로 덜 위급한 2B 등급에서는 O형 뇌사자 간은 O형에게만 주는 것이 혈액형에 따른 뇌사자 간 배분의 불평등을 어느 정도 해소 할 수 있다는 것.

간이식팀의 주장대로 변경하면 O형 뇌사 기증자 378명의 간은 1, 2A 등급 대기자 250명에게 먼저 이식되고, 나머지 128명의 간은 2B 등급 O형 대기자에게 배분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총 O형 대기자 267명(1, 2A등급:139명 + 2B 등급 128명)이 뇌사자 간 이식을 받을 수 있어 간이식을 받는 비율이 기존 0.61에서 0.70으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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