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효과 전혀 없어" 당뇨병도 '약간 의미'
산업통상자원부가 12일 발표한 스마트케어서비스 시범사업 결과에 대해 대학병원 의사들은 부정적이거나 냉랭한 평가를 내렸다.
당뇨병·고혈압·대사증후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범사업은 원격진료를 통해 만성질환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 것처럼 결과가 나왔는데, 이 결과가 지나치게 과대포장 됐다는 것.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결과를 보면 당뇨병의 경우 대조군에 비해 시험군의 당화혈색소(HbA1c)의 평군 변화량이 6개월째 0.31%, 12개월째0.34% 감소했다.
또 고혈압은 대조군과 시험군의 수축기 혈압 변화 차이는 없으나, 24주째에 목표혈압 달성률은 대조군이 53.78%인 것에 비해 원격모니터링군 67.54%, 원격진료 및 원격모니터링군 58.88%를 보였다.
대사증후군은 체중변화에서 대조군이 -0.9%를 보인 반면, 원격모니터링군(시험군)은 -2.73%를 보였다. 또 체질량지수·체지방률·허리둘레 감소는 대조군보다 시험군에서 더 감소했다.
그러나 이같은 결과에 대해 대학병원 의료진들은 당뇨병과 대사증후군에서는 원격진료(원격모니터링 포함)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고혈압에서는 원격진료를 했을 때 오히려 목표혈압 달성률이 감소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 교수는 "목표 달성률을 보면 대조군에 비해 시험군이 25%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스타틴이 100명중에 1~2명에게 이득을 주는 것을 고려하면 25명중에 1명이 이득을 본 결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화혈색소 7.0%를 기준으로 했을 때 7.0%보다 더 내려간 환자에 대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시범사업 결과를 좀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대학병원 교수는 "당뇨와 대사증후군은 원격진료(원격모니터링 포함)를 통해 좋아진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결과가 어떻게 도출됐는지 확인이 되지 않아 100% 신뢰하기 어렵고, 고혈압은 원격진료를 했을 때 오히려 목표혈압 달성률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대조군·원격모니터링군·원격진료+원격모니터링군에서는 수축기 혈압의 변화에 차이가 없었고, 목표혈압 달성률은 원격모니터링군에서 67.54%를 보였으나, 원격모니터링에 원격진료를 함께 했더니 오히려 58.88%로 감소했다"며 "이는 원격진료가 오히려 고혈압 환자의 목표혈압 달성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원격진료와 원격모니터링을 하지 않은 일반 환자들에게 전화만 하더라도 체중감소나 혈압의 변화가 생기는 것을 고려하면 시범사업 결과가 과장됐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범사업 결과가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고 확인해야 할 것들이 있음에도 정부가 원격진료 사업을 과대 포장하면서까지 추진하려는 것은 '쇼'처럼 보인다"며 "시범사업 결과에 대해 제대로 된 평가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이번 시범사업에 총 355억 4000만원의 사업비가 들어갔음에도 시범사업 결과가 커다란 효과를 보지못한 것이 확인됐다"며 "원격진료 사업 추진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