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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기획치매예방·금연 백신 시대 열린다
학술기획치매예방·금연 백신 시대 열린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3.10.2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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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 백신의 진화, 인류에게 희망인가?
1796년 처음으로 개발된 백신은 1949년 세포배양법으로 바이러스의 증식이 가능해지면서 소크박사가 개발한 소아마비백신을 비롯, 홍역·간염백신 등 수많은 백신이 개발돼 오늘날 백신의 황금시대를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 백신 시장 규모는 2011년 317억달러(약 35조원) 규모로 최근 6년간 연평균 11.5%씩 성장하고 있는데, 최근 성장을 견인하는 프리미엄 백신으로는 인플루엔자 백신, 폐렴구균 백신, 자궁경부암 백신, 로타바이러스 백신이 있다.

<의협신문>은 백신이 질병퇴치를 위해 기여해온 역사를 살펴보면서 백신의 역할 및 효용성을 재조명하고, 백신의 연구개발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또 국내외 백신 시장의 성장세와 향후 기대, 백신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은 무엇인지, 그리고 설문조사 및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백신에 대한 인식변화와 향후 제언을 해본다.<편집자주>

 

백신은 예방 가능한 질병의 99%까지 발병률을 줄일 수 있는 비용대비 효과가 가장 큰 의약품으로, 좀 더 오래 살고자 하는 인간의 기본욕구와 더불어 그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생명공학기술의 급진적인 발전으로 예방가능한 질병에 대한 백신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는데, 앞으로 잠재수요층이 높은 '성인 백신', 질병원이 복잡 다양화되면서 1회 접종으로 다수의 질환을 예방하는 '혼합 백신(콤보백신)', 자궁경부암 백신을 필두로 한 '프리미엄 백신(선택백신)', 단순한 질병의 예방차원을 넘어선 '치료용 백신'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백신은 소아 백신에서 성인 백신으로까지 다양해지고, 단일백신에서 혼합 백신으로 간편해지고, 암 예방 등 치료용 백신까지 개발되면서 똑똑해지고 있다.

▶부작용 줄이고 면역 효과 지속…제조 기술의 변화

 

백신의 원리는 질환을 일으키는 병원균의 병원성을 줄이거나 없앤 후 인간의 몸에 주입, 면역을 유발하는 원리다. 초기에는 전체 병원균을 모두 넣는 방식이었다가 기술이 발달하면서 면역원성에 관련한 주요 항원분위를 정제하는 기술로 발전,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 하도록 발전됐다.

최근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기술은 '단백접합'이다. 이 백신 조합 기술은 다당질 항원에 단백 운반체를 결합시키면 T림프구 비의존성 항원이 T림프구 의존성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음이 밝혀지면서 여러 백신이 단백접합 백신으로 재탄생했다.

1980년대 와이어스에 의해 개발된 단백접합백신은 영유아에게 적절한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져 당시 혁신적인 기술로 인정을 받았다. 한 예로 폐렴구균 백신 가운데 최초로 단백접합기술을 활용한 백신으로는 '프리베나'가 있다. 이밖에 대표적인 단백접합백신으로는 GSK의 '신플로릭스', 노바티스의 '멘비오' 등이 있다. 또 국내 제약사에서는 SK캐미칼이 단백접합기술을 이용한 폐렴구균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소아백신에서 성인백신으로까지 다양화

1993년 미국에서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환으로 사망하는 소아는 연간 500명인데 반해 성인은 5~7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기존에 소아 백신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백신시장은 점차 성인 백신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우리 몸의 면역체는 태어나서부터 꾸준히 향상되다가 50대가 넘어서면 급격하게 저하되기 때문에 성인들에게는 예방접종이 꼭 필요하다.

2009년 신종플루 유행 이후로 노인용 인플루엔자 백신이나 성인용 폐렴구균 백신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으며, 자궁경부암 백신의 경우에도 중년 여성에 대한 면역원성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한 예로 GSK의 자궁경부암 백신인 '서바릭스'는 55세 여성까지 접종이 권장되고 있다.

1997년 GSK의 '하브릭스'가 도입되면서부터 국내에 사용되기 시작한 A형간염 백신 역시 초기에는 소아를 대상으로 접종이 권장됐으나, 2006년 이후 20~30대 성인을 중심으로 대유행이 지속되면서 성인으로 확대됐다.

2003년 한국에서 영유아 대상 최초 폐렴구균 백신으로 소개된 '프리베나'는 2010년 기존 7가지 혈청형에서 6가지 혈청형을 추가한 '프리베나13'으로 발전했으며, 2012년 50세 이상으로 접종 대상 연령이 확대되기도 했다. 화이자는 2015년까지 전 연령층으로 적응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상포진 백신 역시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사용이 허가됐는데, 한국MSD의 '조스타박스'가 현재로서는 유일한 백신이어서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성인에게 적용되는 국가지원예방접종은 노인을 대상으로 한 인플루엔자 접종밖에 없다. 하지만 앞으로 성인 백신에 대한 인식전환이나 잠재적 수요층이 많아질 경우 시장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단일백신에서 혼합백신으로 변화…간편해졌다

최근에는 질병원이 복합돼 있고 다양화되면서 1회 접종으로 다수의 질환을 예방하는 혼합 백신(콤보 백신)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는 백신시장 성장을 유도하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혼합 백신은 여러 질병에 대한 항원을 혼합해 하나의 백신으로 여러 개의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말한다. 예를 들어 5개의 항원(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B형간염, B형 헤모필루스균)을 조합해 함께 투여가 가능하게 만든 백신이 개발되기도 했다.

예방백신의 경우 1회 접종으로 충분한 면역력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보통 3~4차에 걸쳐 접종을 하게 되는데, 국가 필수 예방접종인 8개 백신을 다 맞기 위해서는 만 11세까지 총 22회의 접종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접종횟수가 많을 뿐 아니라 백신 간 교차접종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접종 스케줄이 매우 복잡해지기도 한다.

혼합 백신의 장점은 하나의 백신으로 여러 질병이 예방가능해 접종 스케줄이 훨씬 간편하고, 경제적으로도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이다.

과거부터 사용되던 MMR(홍역·볼거리·풍진)과 DTaP혼합 백신에서 최근 국가필수예방 접종에 DTaP-IPV와 성인용 백신 Tdap까지 확대됨에 따라 앞으로 혼합 백신 시장은 더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허가된 혼합 백신으로는 영유아용 DTaP 백신인 GSK의 '인판릭스-IPV'(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및 폴리오)와 사노피 파스퇴르의 '테트락심'이 있고, 청소년 및 성인용 Tdap 백신인 '부스트릭스'도 있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LG생명과학도 DTaP와 B형간염 백신을 결합한 혼합백신인 '유트로박'을 출시했다.

▶ 백신접종으로 암 예방…치료백신 개발로 확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환 영역이 더 확대돼 백신으로 암까지 예방하는 시대가 열렸다. 아직 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백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대표적인 백신으로는 자궁경부암 백신, A형간염 백신, 로타바이러스 백신, 폐렴구균 백신 등이 있다.

이들 백신은 질환예방효과와 사회경제적 비용효과성을 고려해 세계적으로 국가 사업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자궁경부암 백신의 경우 이미 네덜란드·호주·미국·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주도, 혹은 지자체 차원에서 접종을 지원하고 있으며, 일본·말레이시아·대만 등 아시아권에서도 접종을 지원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어 국내에서도 국가예방접종에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최근 바이오 기술에 기반한 신기술이 개발되면서, 기존의 예방백신 외에 질병의 진행을 근절·억제·감소시키는 치료용 백신도 개발되고 있다.

치료용 백신은 난치성 질환 중에서도 에이즈와 암이 주요 연구대상 질환이며, 최근에는 알러지·천식·당뇨병·골다공증·알츠하이머 등 삶의 질과 관련된 다양한 질환에 적용되는 치료용 백신도 기대되고 있다.

치료용 백신은 다국적제약사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는 예방백신과는 달리, 중소형 바이오 벤처회사들 위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개발에 성공할 경우 상당한 부가가치 창출이 예상된다.

GSK 한 관계자는 "분자생물학과 인체면역학의 빠른 발전에 따라 좀더 효과가 뛰어나고 안전성이 우수한 백신 개발이 가능해지고 있어, 머지 않아 DNA 치료백신이 상품화에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피 백신', 생명을 구하면서 삶의 질도 높여

백신 개발의 패러다임은 인류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해피 백신'의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다. '해피 백신'은 발기부전치료제·탈모치료제 등 인간의 생명을 살리는 것을 넘어서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한 치료제인 '해피 드러그'와 같은 개념으로 치매 백신과 금연 백신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전세계적인 고령화로 인해 '알츠하이머(치매)' 예방 백신 개발에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알츠하이머 예방 백신은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알려진 뇌의 독성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항원을 포함한 백신으로, 2~3년 내 유럽 출시가 기대되고 있다.

금연 백신은 최근 미국의 한 연구팀이 니코틴의 뇌 흡수를 차단하고, 니코틴의 보상작용으로 인한 흡연충동을 억제하게 만드는 금연 백신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백신의 발전…주사기 제형도 변화시켜

백신의 발전은 주사제형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백신접종 시에 나타날 수 있는 잠재적 오염 가능성을 감소시킬 수 있는 일체형 주사장치가 최근 다양한 백신에 적용되면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

대표적인 일체형 주사장치인 Prefilled syringe(PFS)를 이용한 백신의 경우 기존 바이알 제형에 비해 안전성 및 접종 편리성이 훨씬 높다. 그러나 주사장치 가격이 높아 백신가격을 상승시킨다는 지적은 피해갈 수 없다.

이처럼 백신은 지속적으로 변화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 다양한 질환에 대한 예방 및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또 프리미엄 백신 하나를 개발하면 그에 따르는 부가가치가 상당하기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도 백신시장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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