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트워크 치과의 폐해가 주는 교훈은?
미국 네트워크 치과의 폐해가 주는 교훈은?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3.10.16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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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자 "비싼 치과 진료 비용 요구해 이윤 극대화" 비판
치협 "국내도 불법 네트워크 병원 심각…정부 나서야 할때"

#사례1. 도나 켈시라는 중년 여성은 치과에서 윗니를 모두 뽑아 틀니를 끼워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그녀의 치아가 튼튼해 의사가 수시간 동안 씨름을 했지만, 결국 다 뽑지 못했다. 이후 다른 치과를 찾아갔더니, 그녀가 뽑은 치아 중에는 애초에 뽑을 필요가 없었다는 진단을 받았다.

#사례2. 10대 자매인 사라 케클러와 버지니아 케클러는 충치가 9개나 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다른 치과의의 소견에 따르면, 이 자매에게는 단 한 개의 충치도 없었다.

#사례3. 9세 아동인 마레스는 처음에 앞니 4곳을 충치 치료하는 것으로 진단 받았다. 그런데 막상 병원에 다시 오자, 충치 치료가 아닌 스테인리스 재질의 크라운을 씌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후 다른 치과에서 확인 결과, 크라운 치료를 받을 필요 조차 없었던 것이다.

이들 사례는 미국의 '네트워크 치과'에서 발생했다. 미국에서 불법 네트워크 병원의 탈법과 편법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서도 불법 네트워크 병원의 문제점이 제시되면서, 의료인 1인1개설 원칙으로 하는 의료법이 개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네트워크 병원들은 의료법을 교묘하게 빠져 나가면서 과잉진료와 명의대여를 통한 탈법적 운영 형태가 되고 있는 현실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15일 미국 네트워크 치과의 폐해 사례를 전국에 알린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히스 기자를 초청해, 특강을 열고 네트워크 병원에 대한 문제점을 공유했다.

▲ 데이비드 히스 기자가 미국의 불법 네트워크 치과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데이비드 히스 기자는 "미국의 치과 시장에서 기업형 네트워크 치과는 전체 시장의 1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불법 치과진료가 이뤄지고 있다"며 "흔히 '치과공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공장처럼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트워크형 치과는 의사들이 벌어온 돈을 기준으로 보너스를 지급하면서, 의사들은 비싼 치료를 권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병원의 실장들도 어떻게든 환자들이 돈을 쓰게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개원가 의사라면, 매달 주어지는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해서 해고 되는 일도 없을 것이며, 회사와 이윤을 나눠 가질 필요도 없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무이자 신용카드 제안·크라운 치료 요구…비용 더 받을 수 있어

데이비드 히스 기자가 소개한 미국에서 가장 큰 네트워크 치과인 '아스펜 덴탈'은 신규환자들에게 청구되는 평균 견적서가 총 2700달러를 요구토록 돼있으며, 목표치는 4600달러에 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아스펜 덴탈의 의사와 직원들은 신규 환자들의 지갑을 열어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병원비가 없는 환자들에게는 ‘무이자’신용카드 발급을 제안하면서 비용을 요구하고, 결국 환자들은 신용카드의 이자와 대출금을 갚지 못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아동치료를 중심으로 하는 네트워크 치과인 ‘스몰 스마일’은 약간의 충치만 발견이 돼도 거기에 크라운을 씌우려 하는 점을 발견했다.

치과계에서는 가급적 많은 치아를 살리려 하지만, 치아가 대부분 부식됐다면 크라운 치료는 최상의 치료법이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스몰 스마일의 크라운 치료는 충치 치료에 비해 가격이 비싸서 의사들에게 이윤이 많이 남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에서 충치 치료에 1백 달러 미만을 청구하는데 반해, 크라운 치료는 230달러를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히스 기자는 "미국의 네트워크 치과들은 치과 의사들이 병원을 소유하게 해서 법망을 피해왔다"면서 "그러나 조사를 해 나갈수록 치과의사가 주인임을 내세우는 소유 구조는 사기임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에 불법 네트워크 치과에 대한 고발을 해나갔으며, 결국 텍사스 주에서는 치과 위원회가 네트워크 치과를 규제하도록 하는 법이 시행됐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히스 기자는 "의료는 자동차를 파는 것과는 달라야 한다"면서 "모든것이 이윤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특강과 관련해 치협은 "미국의 사례와 국내의 상황도 유사해 불법 네트워크 치과들이 매출 압박으로 인한 과잉진료가 매우 위험한 수준"이라며 "정부는 더 이상 이런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사태 해결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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