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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 '망상'에서 벗어나야

원격의료 '망상'에서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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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7.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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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원격의료를 작심하고 추진할 모양이다.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 핵심 분야로 U헬스케어 산업을 선정하고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의 기대심도 부추기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원격의료 도입으로 국내 산업이 활성화될 경우 국내 U헬스 시장의 규모는 2014년 3조원, 일자리 창출 규모가 3만 9000명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U헬스가 미래의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는 일면 이해가 간다. U헬스 분야의 세계시장이 연평균 18.6% 성장해 오는 2016년에는 273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하니, 여기에 숟가락을 얹어야겠다는 강박을 탓할 순 없다.

그러나 정부가 그리는 원격의료에 대한 장밋빛 미래는 우리나라 IT 인프라에 대한 허상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 대한민국의 인터넷 보급률 1위, 초고속 인터넷 속도 1위,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 평균보다 4.6배나 높다는 각종 지표는 PC게임방의 병적 증가, 게임·동영상 등 오락물에 편중된 콘텐츠 덕분이다. 실제 IT 경쟁력은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세계적인 경제조사기관 EIU(Economist Inteligence Unit)는 2012년도 한국의 IT산업 경쟁력을 19위로 발표했다. 2009년 16위에서 세 단계 밀려났다.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우리나라의 IT기술 경쟁력이 미국의 58% 수준에 불과하다고 보고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IT산업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양쪽 모두 문제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세계100대 소프트웨어 매출 기업에 우리나라 기업은 단 한 개도 끼지 못하고 있으며, 하드웨어 부품·소재의 해외 의존도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특정 분야에 대한 맹신의 결과가 어떠한지 과거로부터 배워야 한다. 국부를 창출해줄 것인양 떠들어 댔던 BT 산업이 지금 어떻게 되었나? 황우석 사태로 국가적 망신을 치른 뒤 관련 연구는 올스톱됐고, 대표적인 바이오 기업인 S사·R사는 연구개발 보다 주가에만 혈안이 돼 있다. 떠들썩하게 등장했던 국산신약 19개중 글로벌 제품은 한 개도 없다.

정부는 원격의료 도입의 명분으로 '의료접근성 향상'을 내세우지만 그것은 핑계일 뿐이다. 의료접근성은 국가 보건의료정책 차원에서 다뤄야 할 아젠다인데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반대하고 의료계를 대표하는 의협이 거부하는 일을 어떻게 밀어붙일 수 있는가.

의료접근성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데 여기서 무슨 접근성을 더 높이겠다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말도 안 되는 감언이설로 국민을 호도할 시간이 있으면 망해가는 IT·BT 산업을 밑바닥부터 재건할 궁리부터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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