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검 2일 국립보건연구원 비리혐의 직원 구속
산하 부서 관리책임 느껴 자진사퇴한 듯
무난한 업무수행 능력을 인정받아 연임이 예상되던 전병률 전 질병관리본부장의 갑작스런 자진 사퇴 이유가 산하 국립보건연구원들의 시약납품비리 사건에 대한 책임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아쉬움을 사고 있다.
의사출신 공무원으로는 가장 고위직이었던 전 전 본부장은 탁월한 의사소통 능력을 가진 고위공무원이란 세간의 평을 받으면서 연임이 예상됐던 터였다.
지난달 임기연장을 예상되던 상황에서 자진사퇴를 결정해 사퇴배경에 의문이 제기됐었지만 전 전 본부장은 자진사퇴 이유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대전지검 특수부는 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A(31·여)씨 등 국립보건연구원 연구원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A씨 등 연구원 2명은 2010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부실시약을 납품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가로 각각 1억∼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대전지검은 올해 상빈기쯤 이들 연구원들의 비리혐의를 잡아 수사를 벌였으며 전 전 본부장은 산하 연구원 관리책임을 느껴 자진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본부장은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지난 1989년 특채로 공직에 입문한 보건복지부 의사출신 공무원이다. 보건복지부 보건정책팀장과 보험평가팀장 등 요직을 거친 후 의사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보건복지부 대변인까지 맡아 의사출신 공무원의 진급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받기도 했다.
비고시 출신 의사공무원의 한계란 보건복지부에서 국장급 자리까지 지낸 후 질병관리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공직을 마감하는 관례를 말한다.
하지만 산하 연구원들이 시약관련 비리가 드러나면서 결국 본부장 연임을 하지 못한 채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됐다.
보건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연임이 충분히 가능했는데 산하 연구원의 비리로 발목이 잡혔다"며 "전 전 본부장의 강직한 성격상 자진사퇴를 선택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며 그의 사퇴를 아쉬워했다.
반면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공직생활에서 보여준 능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계 등에서 눈에 띠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전 전 본부장의 공직 생활 후 제2의 활약을 기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