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의협 회장 "원격의료 허용은 재앙 불러올 것"
노환규 의협 회장 "원격의료 허용은 재앙 불러올 것"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3.07.01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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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산업계 주장은 '환상' 산업효과 부풀려 있어
대면진료 대체 '결사반대'...개원가 초토화될 것

유헬스(U-health) 혹은 원격의료에 대한 논의가 정부를 중심으로 급속히 진척되고 있는 가운데,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이 의사의 대면진료를 대체하는 방식의 원격진료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노 회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원격의료의 개념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가질 것을 회원들에 당부했다.

노 회장은 우선 유헬스(U-health) 혹은 유헬스케어(U-healthcare)는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는 단어이며, 선진국보다 뒤늦게 이헬스(e-health) 도입 논의를 시작한데 대한 강박관념이 만들어낸 신조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와 산업계가 유헬스의 장점만을 부각시켜 산업적 효과를 부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회장은 "수치로 환산할 수 있는 사람의 건강상태는 체온·혈압·혈당·맥박·동맥혈산소포화도·심전도 밖에 없는데, 그나마 이들은 환자가 죽음에 임박해서야 의미 있는 변동수치"라며 "하지만 의사가 아닌 사람들은 이 수치들이 '건강상태를 반영할 수 있는 파라미터'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체온·혈압·혈당 등은 사람의 건강상태를 민감하게 반영할 수 있는 척도가 아님에도 이를 활용해 유헬스 산업을 도입·성장시키겠다는 발상은 '환상'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다.

헛된 환상을 쫓다 보니 실패한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 회장에 따르면 국내 B기업의 경우 원격의료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들었으나, 원격의료가 이슈화될 때마다 주가 급락을 반복하다 결국 원격의료 사업부를 축소했다.

노 회장은 "여전히 '원격의료'를 사업 분야에 넣은 기업들은 늘어가고 있고, 이렇다 할 사업수주실적이 없음에도 미래 산업이 주는 환상 때문에 원격의료가 이슈화될 때에는 주가가 급등한다"고 꼬집었다.

노 회장은 적은 병력(인적 자원)으로 전쟁을 수행해야 하는 이스라엘이나 넓은 면적으로 인해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는 미국, 수만 개의 섬을 갖고 있는 핀란드 등을 예로 들며, 각 나라마다 분명한 필요에 의해 원격의료를 발전시킨 것이지, 그 어떤 나라도 사람의 생명이 달린 의료분야에 미래의 환상을 성급히 서둘러 적용시킨 곳은 없다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원격의료 산업관계자들은 모바일 헬스 시장의 크기가 연간 수조원 단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유헬스와 이헬스의 용어구분부터 명확히 해야 산업의 정확한 크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말하는 산업의 크기는 실제로는 훨씬 작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원격진료의 개념은 '대면진료를 대체하는 개념'이라라며 강력히 반대해야 한다는 입장을밝혔다. 노 회장은 "원격의료(Telemedicine)는 원격진단·원격모니터링·원격수술·원격진료 등을 포함한 포괄적 개념"이라고 설명하고 "원격의료는 보다 나은 헬스케어 결과를 위해 필요하지만 원격진료는 국민과 의사를 위해 단연코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원격진료가 도입될 경우 1차의료 기반이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즉 원격진료는 대형병원 중심으로 이뤄지게 돼, 지리적 접근성에 기반을 두어 생존하고 있는 동네의원이 설 자리를 잃게 되고, 이는 국민의 의료접근성을 크게 떨어뜨려 국가적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 회장은 원격진료 허용을 막아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 회장은 "의협 혼자서는 막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러나 '나 혼자'가 아닌 '우리'라면 막을 수 있다. 자신감을 갖고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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