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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연구중심병원 성공을 위한 제언

시론 연구중심병원 성공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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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7.0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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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갑범(연세대 명예교수)
지난 3월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연구중심병원이 선정됐다. 보건복지부는 가천대 길병원 등 10개 대학병원을 2013년도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했고, 이들 연구중심병원은 앞으로 3년 동안 지정에 따른 효력을 유지하며 내년에도 추가로 더 지정한다고 한다.

복지부는 앞으로 엄격한 관리와 평가를 통해 연구중심병원의 적정수를 유지할 방침이며 지정기준을 단계적으로 상향조정해 연구중심병원의 연구 및 의료산업화 역량을 계속 제고시켜 나가겠다고 한다. 차제에 연구중심병원이 세계수준으로 활성화되기 위한 필자의 몇가지 소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첫째, 연구중심 대학이 연구중심병원을 이끈다. 아직도 우리나라 의학교육은 과거 산업화시대에 적합했던 '훌륭한 의사' 양성의 틀을 벗어2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21세기 미래의 지식정보화 시대에는 여기에 머물지 말고 의학교육을 개혁해 다양화·특성화를 통해 세계수준의 의생명과학자와 의학 관련 여러 전문분야의 지도자들도 많이 양성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획일적인 의학교육을 개선해 미래지향적인 의학교육제도와 교육과정을 도입해야 한다.

현행 의과대학은 진료중심으로 실용적인 맞춤형 의학교육과 더불어 훌륭한 인성 및 사회성을 키워주고, 소통을 잘하는 유능한 임상의사를 양성하고,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은 그 목적에 걸맞는 선진화된 교육목표와 교육과정을 도입해 창의력을 갖춘 우수한 의과학자를 양성하는 연구중심대학으로 개혁해야 연구중심병원이 활성화 될 것이다.

미국은 이미 50여년(1964)전에 하버드와 존스홉킨스 의대(medical shcool)에서 의학-이학박사학위 과정(MD-PhD program)을 도입한 이후 80여개 의대에서 지금까지 1만5000 여명의 의사 과학자(medical scientist)를 배출하여, 세계를 선도하는 의과학연구와 바이오신약 및 최첨단의료기기 개발 등을 주도해왔고, 그들 가운데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도 여러명 배출됐다고 한다.

정부는 이번에 발표한 연구중심병원에 대한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충분히 해주면서, 이들 병원을 견인할 연구중심대학의 활성화를 위해 적절한 재정지원을 해주고 젊은 기초 및 임상의학 연구자들에게는 병역 특례제도를 마련해주기 바란다.

둘째, 대형병원들은 경쟁적인 규모 확장을 자제하고, 그 재정으로 질적수준(진료수준·연구업적·인재양성)을 높여주기 바란다. 아직도 한국은 병원들의 규모 확장이 곧 의료수준의 발전이라고 생각하는 풍조가 많다. 대형병원의 규모팽창은 재정적 압박으로 질적인 발전을 저해해 국제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고, 환자들은 대형병원 쏠림현상으로 개원가나 중소병원들은 경영난으로 붕괴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을 밟게 될 것이다.

또 현재와 같은 대형병원들의 과중한 진료업무로는 임상교수들이 환자진료에 얽매여 연구할 시간이 부족하다. 연구중심병원의 교수들에게는 진료부담을 줄여주어 연구할 시간을 충분히 갖게 하는 '연구전임교수제도'를 도입하여야 하겠다.

셋째, 젊은 의사들은 모두 임상의사만 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자연과학분야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모이는 의과대학 졸업생의 1%미만이 기초의학을 전공하는 현실에서는 장래 기초의학 연구활성화는 요원하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세계 각국이 앞 다투어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의료와 의학연구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우리 젊은 의사들은 시야를 더 넓혀 당장의 실리에만 치중하지 말고, 장래진로를 더 멀리 보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넷째, 의료의 선진 산업화가 필요하다. 현재 세계수준의 한국의료 기술을 첨단 임상연구로 접목시켜 세계유수의 잡지에 우수한 논문을 많이 발표해야 국제적인 명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이번에 지정된 연구중심병원들은 이공계 교수들과 협력해 실용적인 연구를 하고 지금까지 의료선진국에 의존해왔던 의료기술의 추종형 발전을 넘어 원천의료기술(난치병·줄기세포 연구·유전자 치료 등), 바이오신약 및 첨단의료기기를 개발하는 등 선도형 의료발전으로 전환해야 의료의 부가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또 초보단계에 있는 의료관광을 활성화해 외국환자의 국내유치를 강화하고, 국내환자의 해외유출을 억제해 국내의 의료수요(환자의 풀)를 다각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우리보다 의료수준이 낮은 태국은 1년에 150만여명의 해외 의료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10만여명밖에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

끝으로 정부와 의료계가 서로 지혜를 모아 합심협력해 21세기의 꽃인 의생명과학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도 노벨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도록 연구중심병원 활성화를 통해 의료강국을 만들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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