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10:33 (금)
분업틀 바꾸기 '신중'
분업틀 바꾸기 '신중'
  • 오윤수 기자 kmatimes@kma.org
  • 승인 2002.07.04 00: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택분업론' vs '신중론' 면밀 검토 필요

“실패한 현행 의약분업의 틀을 바꿔야 한다는데는 동감하지만, 그 과정은 신중하고 면밀한 검토가 전제돼야 한다.”

이는 대한의사협회가 최근 잇따라 개최한 전국의사대표자 워크샵과 의약분업 공청회에서 집약된 결론이다. 이에 따라 의협은 현행 분업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선택분업' 또는 `분업 전면폐지' 방안에 대해 충분한 `검증 절차'를 거쳐 대선 국면을 향한 전면 재검토 작업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6월 29일 의협 7층 사석홀에서 열린 공청회 역시 현 시점에서 성급히 대안을 찾기보다는 하나로 결집된 회원 단결력을 바탕으로 어떤 방안이 의료계와 국민건강에 더 유리한 지 꼼꼼한 분석작업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집약시켰다.

이날 공청회에서 김방철 의협 상근부회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6·23 전국의사대표자 워크샵에서 논의된 내용을 요약 보고했다.

김 부회장은 “의약분업 전면 재검토를 위한 실천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전 회원의 공감대 형성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함께 임의조제 근절, 건보재정 확보 방안 등 선결과제가 반드시 마무리돼야 한다”는 전국의사대표자들의 공통된 의견을 상기시켰다.

직역 대표들이 지정토론자로 나선 가운데 지제근 의학회장의 좌장으로 진행된 이날 공청회에서는 선택분업에 대한 찬·반 주장과 함께 잘못된 현행 분업의 틀을 원칙에 맞게 새로 짜야 한다는 대안이 제시됐다.

박한성 서울 강남구의사회장은 “현행 분업을 수정·보완하는 것은 땜질식에 지나지 않는다”며 “의사가 조제권을 확보할 수 있는 전제하에 국민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선택분업론'을 내세웠다.

반면, 정희국 대한내과개원의협의회 의무이사는 “문제가 많은 현행 제도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의료계를 일방적으로 압박하는 편법이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 “원점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정호 경기도의사회 기획위원회 위원은 “의료계가 현안에 대해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각급 의사단체의 조직기반이 재건돼야 한다”며 `신중론'을 제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특히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OTC 슈퍼판매'문제가 공식 거론됨에 따라, 앞으로 전개될 분업 전면 개검토 과정에서 이 부분에 상당한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정상혁 교수(포천중문의대)는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원스톱(one stop) 서비스”라며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는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된 상비약의 슈퍼판매 허용”이라는 소신을 피력했다.

박호진 의협 개원의협의회 정책위원은 “파탄난 건보재정에 대한 타개책을 마련하지 않고는 한국의료의 시스템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선진국 수준의 재정확보 방안을 정부측에 요구했다.

한편 문태준 의협 명예회장은 이날 공청회에 참석, “의약분업은 국가적 재난과 같다”고 지적하고, “전 회원이 국민들로부터 분업 철폐 서명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전략을 새로 바꾸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김방철 의협 부회장은 “회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실현가능한 목표를 설정, 신중한 자세로 일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협의 기본 추진 방침을 설명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