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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기획 만성B형 간염, 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제픽스·헵세라 내성문제…바라크루드 새로운 희망 제시
학술기획 만성B형 간염, 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제픽스·헵세라 내성문제…바라크루드 새로운 희망 제시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3.04.0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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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B형간염 치료제의 진화(1)

세계적으로 약 20억명 정도가 만성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5% 정도는 만성간염으로 진행돼 매년 100만명 정도가 사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만성B형간염 유병률이 8% 정도로 2% 미만의 유병률을 보이는 미국·호주 보다 4배가 높지만 진단 및 치료율은 아직 낮은 편이다.

임상적 완치가 가능한 만성C형간염과는 달리, 대부분의 만성B형간염은 완치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환자들은 장기간 치료제를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현재 만성B형간염의 치료제는 페그인터페론 주사제와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두 가지가 있는데,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는 장기간 강력한 HBV DNA(혈청 B형간염 바이러스 DNA) 억제를 통해 항바이러스 효과를 유지시켜준다.

최근 만성B형간염 치료제들은 내성 감소 및 치료 확률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내성이나 바이러스 완화뿐 아니라 치료를 종료하고 완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의협신문>은 만성B형간염 치료제들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살펴보고, 최근 내성률이나 항바이러스 효과를 줄여주는 치료제의 출시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또 만성B형간염 치료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전망해보고, 치료제에 대한 보험급여 기준은 문제가 없는지 전문가 정책간담회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인터페론'·'제픽스', 치료의 1막 열어
만성 B형간염은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특별한 치료법 없이 안정·식이요법 및 간장 보호제 등의 보존적인 치료에 의존해 왔다.

그러다 1992년 인터페론 알파(interferon alpha)가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면서 만성 간염 치료제로 널리 사용됐다.

그러나 치료효과(e항원 음전율)가 낮고(25~40%) 부작용이 흔하며, 장기간 주사를 맞는 불편함이 있었다. 또 서양인보다 동양인은 인터페론 치료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보다 효과적인 약물이 필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1998년,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인 글락소미스클라인(GSK)의 '제픽스(성분명:라미부딘)'가 등장하면서 만성B형간염 치료는 한 단계 진보하게 됐다.

부작용이 경미하고 B형간염 바이러스의 증식억제효과가 탁월하며, 투약이 간편한 제픽스는 e항원 감소나 혈청전환율은 인터페론에 비해 그다지 탁월하지 않지만, 약 12개월간 제픽스를 투여한 후 90% 이상에서 혈청 B형간염 바이러스 DNA(HBV DNA)가 검출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약물 중단 후 간염의 재발이 많고 장기간 치료함에 따라 치료 효과가 감소하거나 간기능이 다시 악화되는 약제 내성 돌연변이 바이러스 발생이 사용 기간에 비례해 증가(1년간 치료할 때14-32%, 5년간 치료할 때 60~70% 이상) 하는 문제점이 나오면서 2011년부터는 보험급여 가이드라인 1차 치료에서 제외됐다.

▶2000년대 치료제 출시 봇물…내성 발생 등 치료 한계
2000년대에 들어서는 국내 B형간염 치료제 시장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라미부딘의 내성 바이러스에 효과를 나타내는 항바이러스제인 GSK '헵세라(성분명:아데포비어)', 노바티스 '세비보(성분명:텔비부딘)', BMS '바라크루드(성분명:엔테카비르), 부광약품 '레보비르(성분명:클레부딘)', 길리어드의 '비리어드(성분명:테노포비어)' 등이 속속 등장한 것.

GSK의 '헵세라'는 가장 먼저 등장했으나 다른 치료제에 비해 효과가 약하고 1년 이상 사용 시 내성 발생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나타나 출시 때부터 제픽스 내성환자를 대상으로 2차 치료 영역에서 사용돼 왔다.

노바티스의 '세비보'는 다른 약제들에 비해 약값이 저렴하고 임산부가 복용할 수 있는 약물이다. 항바이러스 작용은 좋지만 제픽스와 마찬가지로 장기 치료 시 내성 발생률이 높아서, 치료에 대한 반응이 좋으리라고 기대되거나 단기간의 치료가 계획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호되지 않는다.

부광약품의 '레보비르'는 국내 신약이라는 무기로 만성B형간염 치료제 시장에 발을 들였으나, 임상시험 대상 환자가 단 26명에 불과해 효과와 안전성에 관한 장기간 추적 관찰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이 때문에 만성B형간염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제외됐으며(1년 내성 데이터, 0%) 2009년 근무력증 부작용으로 국내 판매가 일시중단 되기도 했다.

▶효능과 안전성 입증한 바라크루드, 새 희망 제시
처음부터 약물 내성이 적은 약을 쓰면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지만 국내의 경우, 지난 수년간 제픽스 내성 만성B형간염 환자에서 헵세라 전환요법이 광범위하게 사용돼 내성률이 걷잡을 수 없이 증가했다.

2007년 국내 시장에 등장한 '바라크루드'는 탁월한 바이러스 억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면서 제픽스·헵세라 등으로 인해 다약제내성이 많은 국내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방향을 제시했다. 실제로 바라크루드가 출시된 2007년부터는 내성 환자가 줄었다.

바라크루드는 임상 데이터뿐만 아니라 홍콩·일본·대만·싱가폴 등 간염 유병률이 높은 아시아지역과 세계 전역에 걸쳐 만성B형간염 환자 대상 리얼 라이프 데이터를 보유해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 환자를 대상으로 5년간 장기간 코호트(cohort) 연구를 한 결과 바이러스 음전화율은 95%, 내성 발현율은 0%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최근 발표된 홍콩 리얼 라이프 데이터에서는 5년간 0.6%의 누적 내성 발현율 및 98.9%의 강력한 바이러스 억제효과를 , 일본 리얼 라이프 데이터에서는 4년간 0.4%의 누적 내성 발현율을 보였다.

▶2012년 '비리어드' 출시…급부상
한편, 지난 12월에는 국내 시장에 새로운 B형간염 치료제, 길리어드의 '비리어드'가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비리어드는 6년간 임상시험 결과 내성률 '0%'가 나온 사실과 만성 B형간염 치료 시 지속적인 바이러스 억제효과가 있어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비리어드는 HBV의 장기적인 억제 상태를 유지해주고 간섬유증 발생률을 감소시키고 간경화증을 회복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비리어드는 출시되기 전부터 학계로 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바라크루드'에 견줄만한 약으로 급부상했다.

▶바라크루드·비리어드, 낮은 내성률·항바이러스 효과 '우수'
하지만 비리어드가 국내에서 실제로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면 내성 발현율 0%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또 인종마다 흔하게 나타나는 B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형의 차이가 있고, 그에 따라 각 치료제의 효능과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비리어드가 아시아 환자들을 대상으로 데이터가 부족한 점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비리어드는 아시아인들에서 초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한 리얼 라이프 데이터를 아직 갖고 있지 않은데 반해, 바라크루드는 초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간에 걸친 여러 아시아 국가(한국을 포함한 홍콩·중국·일본·싱가포르 등)의 리얼 라이프 데이터를 갖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바라크루드는 임상뿐 아니라 실제 처방사례에서도 강력한 바이러스 억제효과와 낮은 내성 발현율, 그리고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측면에서 국내에서의 그 아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늦게 출시되기는 했지만 바라크루드 못지 않게 내성률과 강력한 바이러스 억제효과를 보이고 있는 비리어드가 국내에서 리얼 라이프 데이터를 차츰 보유하게 될 경우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앞으로 만성B형간염 치료제는 내성률과 강력한 바이러스 억제효과, 그리고 리얼 라이프 데이터에서 얼마나 안전성을 보였는가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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