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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신부전 환자 영양 부족에 시달린다
만성신부전 환자 영양 부족에 시달린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3.02.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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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절반 이상 영양 상태 부족…심장·혈관 합병증 발생 증가
구자룡 교수팀, 영양장애·염증·우울증·동맥경화 상관관계 입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만성신부전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6년 8만5141명에서 2010년 11만6762명으로 37.1%나 늘었다. 특히 만성신부전 환자들은 심혈관계·뇌혈관 질환에 걸리는 비율이 일반인에 비해 높고, 병이 진행되면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도 높아져 65세 이상의 말기신부전 환자의 경우 5년 생존율이 대장암이나 전립선암 환자와 비교해도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자룡 한림의대 교수(동탄성심병원 신장내과)가 2005년 5월부터 5년간 만성신부전 환자 81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만성신부전환자의 사망률에 영양장애가 염증·우울증·동맥경화와 상호작용해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영양장애는 만성신부전 환자의 나쁜 예후인자로 잘 알려져 왔으나 그 기전은 불확실 했다.

연구 결과 54%의 환자가 영양부족 상태였고, 각각의 위험요인들이 상호작용하면서 특히 4개의 위험요소 중 3개 이상 가진 환자가 2개 이하만 가진 환자들보다 심혈관 질환의 발생률 및 사망률이 2~3배 이상 급증했다.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구 교수는 영양장애(Malnutrition)·염증(Inflammation)·우울증(Depression)·동맥경화(Arteriosclerosis)의 영문 앞글자를 따서 'MIDA증후군'이라고 명명했다. MIDA증후군의 임상적 중요성에 관한 연구는 SCI 저널인 <Nephron Clinical Practice>에 발표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영양과다에 의한 비만이 동맥경화의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만성신장병 환자 특히 투석 중인 만성신부전 환자의 경우 오히려 영양부족이 동맥경화와 관련이 크다.

구자룡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혈액투석 중인 만성신부전 환자들을 대상으로 좋은 영양상태의 지표로 알려진 혈액 내 알부민 농도와 동맥경화 및 경직도의 지표인 맥파전파속도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 알부민 농도가 1g/dl 감소할 때 맥파전파속도는 약 1,000cm/sec 정도 빨라졌고, 동시에 사망률은 3배 이상 증가했다.

구 교수는 "이와 같은 결과는 영양이 부족할수록 동맥혈관이 더 딱딱해져서 심장 및 혈관 합병증이 많이 발생하고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 신부전환자에서 흔히 발생하는 만성 염증이 MIDA 증후군의 핵심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신부전환자에서는 염증 유발 노폐물이 축적되어 염증이 잘 발생한다. 염증은 혈액 내 칼슘을 뼈 대신 혈관 내로 밀어 넣어 혈관을 딱딱하게 만들어 동맥경화를 유발하고, 단백질을 분해해서 영양부족을 일으킨다. 또 염증을 일으키는 사이토카인(cytokine)이 뇌에 작용하여 우울증을 유발하게 되고, 우울증으로 인한 식욕저하로 영양부족이 다시 유발된다. 즉 각각의 위험 요인들이 상호 작용하여 신부전 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증가시키게 되는 것이다.

구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투석 중인 신부전 환자의 약 47%가 영양장애·염증·우울증·동맥경화의 4가지 위험요소 중 3개 이상을 가지고 있었다. 이 경우 4개의 위험요소 중 2개 이하만 가지고 있는 환자들보다 심혈관 질환의 발생률 및 사망률이 2~3배 이상 급증했다. 구 교수는 "이와 같은 4가지 위험요소들의 존재 유무를 미리 파악하고, 원인 교정과 치료를 동시에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양장애·염증·우울증·동맥경직 등의 새로운 위험요인들에 주목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며 "MIDA 증후군의 효과적인 관리를 통해 신부전환자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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