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산부인과 이 악문다
벼랑 끝 산부인과 이 악문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01.1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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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준 산부인과의사회장 12일 신년하례회 "물러날 곳이 없다"
노환규 의협 회장 "가시적 성과 거두는 희망의 해 만들겠다"

▲ 산부인과의사회 신년하례식에 참석한 내빈들이 떡케익을 자르며 다시 뛸 것을 다짐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지난 12일.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산부인과의사회의 뒤늦은 신년하례식이 열렸다.

아이 낳기를 꺼리는 저출산 풍조 속에 강아지 분만료 보다 못한 낮은 분만비로 연명해야 하는 산부인과의 암울한 현실을 반영하듯 침통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지난 대선 때 한 뜻으로 힘을 모아준 의료계에 감사한다"고 말문을 연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은 산부인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객관적인 자료와 통계를 근거로 산부인과의 어려운 현실을 타개해 나갈 수 있도록 함께 정치권과 국민을 설득해 나가자"고 당부하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은 산부인과의 암울한 현실과 관련해 "모성사망률이 2008년에 비해 2011년 두 배 이상 늘었다는 것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면서 "현망한 정치인이라면 탈이 나기 전에 예방을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보니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미봉책을 내놓기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노 회장은 "지난해 투쟁을 이끌면서 얻은 성과는 의료계의 협조 없이는 어떠한 의료정책도 표류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정치권과 정부에 전달한 것"이라며 "의정 협상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와 열매를 거두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노 회장은 "지금까지 의료계가 선도적으로 의료정책을 만들지 못하고 제도에 이끌려다닌데 대해 자성한다"면서 "의료전문가들의 역량을 결집시켜 정책을 선도하고, 의약단체를 이끄는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개원의협의회·개원의사회 등 명칭 사용부터 혼선을 빚고 있는 개원가 단체의 결집을 위해 대한의학회와 협조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명칭을 통일하는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신년하례식에는 김일중 대한개원의협의회장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위해 앞장선 장석일 국민건강실천연대 상임대표(대한산부인과의사회 부회장)를 비롯해 고광덕 명예회장·육순오 대의원회 의장·김동석 서울지회장 등이 참석했다.

박노준 산부인과의사회장은 "지난해 의료분쟁조정법과 포괄수가제 시행을 비롯해 의료제도 개선을 위한 의정 대립 속에서도 산부인과는 분만환경 개선을 위한 분만차등수가제 인상·고위험 산모 가산제·마취과 초빙료 현실화 등에 이어 앞으로 일반병실 완화·조산시 태아심음수축검사 및 질강처치료 수가 등재·자궁경부암검사 채취료 산정 등을 통해 산부인과 살리기 위한 진료환경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 회장은 올해 산부인과의 문턱을 낮추고, 미혼 여성들이 산부인과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여성의학과'로 개명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2등급으로 차별대우를 받고 있는 요양병원 등급 문제를 비롯해 종병 300병상 이하 산부인과 필수과목·전공의 수급대책을 위한 전공의 지원금·의사들에게 불합리한 의료분쟁조정법 개선 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 박노준 산부인과의사회장이 신년하례식에 참석한 내빈을 소개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신년하례식에 참석한 한 임원은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 병의원은 2007년 1011곳에서 지난해 763곳으로 줄었다"며 "763곳 가운데 월 분만이 15건 이하여서 분만을 유지하기 어려운 곳도 361곳에 달한다"고 밝힌 뒤 "이들도 곧 분만실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임원은 "산부인과를 전공하겠다는 후학들이 해마다 줄어들면서 급기야 80명선까지 떨어졌다"며 "아이를 받을 수 있는 분만시스템이 붕괴되면서 앞으로 10년 후에는 동남아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분만을 맡겨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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