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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파 의사 표심, 박·문·안 누구에게로?
무당파 의사 표심, 박·문·안 누구에게로?
  • 최승원 기자 choisw@doctorsnews.co.kr
  • 승인 2012.11.19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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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선 D-30 당신의 선택은?
2030은 개혁 열망, 4050은 실질영향력 높아

세대를 초월해 의사들의 현실 개혁 열망이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개혁의지에 비해 정치적 조직화 수준은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다. 어떤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파' 비율도 일반인에 비해 7∼8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대선을 앞둔 의사 무당파들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협신문>이 12월 19일 치러질 18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지난 2∼9일 의사 2108명을 대상으로 정치의식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의사들은 변화에 대한 열망이 크고 변화를 쟁취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이라 할 수 있는 '정파성'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정치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직수준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젊은 의사들의 경우 변화에 대한 열망이 다른 세대에 비해 가장 높았지만 변화에 대한 열망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조직화 수준은 다른 세대에 비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적 조직화 수준은 역시 40∼50대가 가장 높았다. 20대에 비해 변화에 대한 열망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정치 조직화 수준이 높다보니 열망과 그 열망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능력간의 차이가 가장 적었다. 40∼50대가 자신들의 정치적인 견해를 현실화시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힘을 갖춘 의료계의 중추적인 세대라 정의내릴 수 있어 보인다.

하지만 40∼50대 의사들 역시 젊은 의사들에 비해 그렇다는 것이지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는 정파성이나 조직화 수준이 높다고 할 수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30대에 비해 40∼50대들은 소위 '조용한 정치참여' 방식을 선호하고 그러다보니 의료계 정치세력화의 주체로 대한의사협회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대선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의료계가 단일한 정치세력으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변화를 원하는 젊은 의사들을 조직화하고, 능력은 있지만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장년층을 각성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변화에 대한 열망과 기대 높아
현실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의사들의 개혁 열망은 전반적으로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가 정치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왜곡된 의료제도를 바로잡을 수 있다며 최근 의료계에 불고 있는 정치참여 운동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응답자 2명 가운데 1명(45.3%)이 '취지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보다 더 높은 52.5%는 '취지에 동의하지만 참여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답혀 참여를 통해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열망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대선 결과가 의료제도 개편과 의료계 발전에 미칠 영향도 대체로 매우 클 것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응답자의 28.2%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응답자의 50%가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 5명 중 1명(20.8%)은 '달라지는 점이 없을 것'이라는 조금 냉소적인 답변을 내놨지만 대부분의 응답자라 할 수 있는 78.2%는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두 질문이 사실상 정치참여에 대한 당위성, 혹은 열망을 물어보는 성격이 강했던 만큼 현실을 어떻게든 바꿔야 한다는 변화 열망이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어 보인다.

두 질문이 정치참여에 대한 당위성을 묻는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장년층에 비해 아직 젊은 세대의 호응이 높은 이유가 설명된다.

의료계의 정치참여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20대 의사들의 54.2%가 '취지에 전적으로 동감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응답해 세대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이런 20대의 열망은 대선결과가 의료계에 미칠 영향을 알아보는 질문과도 연계된 경향을 보였다.

 

20대의 49.2%가 '대선결과가 의료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해 세대 가운데 역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의료계 정치참여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의 경우 30·40·50대로 갈수록 '취지에 공감하고 적극참여하고 있다'는 비율이 44.8%·48.2%·46.0%로 떨어졌다. 60대의 경우는 34%로 30%대로 내려가는 경향을 보였다.

대선결과가 의료계에 미칠 영향을 알아보는 질문 역시, 20대의 경우 49.2%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30·40·50대로 세대가 올라갈수록 35.1%·28.5%·20.1%로 낮아졌다. 나이가 들수록 현실을 보다 냉정하게 평가하고 기대치를 낮추는 경향을 드러냈다.

열망은 높지만 현실에서는 소극적
아이러니한 점은 변화에 대한 기대와 호응이 큰 젊은 세대의 투표참여율이 장년층에 비해 낮다는 것이다. 특히 특정 정당에 당비를 납부하거나 당원으로 활동하는 비율에서는 더욱 더 낮은 경향을 보였다.

 

이번 대선에 투표할 것이냐고 물었다. 응답자의 86.2%는 '반드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고 11.9%는 '특별한 일이 없다면 참여할 생각'이라고 응답했다. 참여하지 않겠다는 대답은 0.9%에 그쳤다.

역시 세대별 투표율은 윗 세대일수록 높았다. 20대 의사들의 경우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79.7%로 세대 가운데 가장 낮았다. 30·40·50대의 경우 86.5%·85.9%·88.9%로 높았다. 변화에 대한 열망은 젊은 세대일수록 높았지만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투표율은 윗 세대일수록 높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의료계에서도 역시 나타났다.

당비를 내거나 정당인으로 등록한 보다 적극적인 정치참여 관련 항목에서도 이런 현상은 재현된다.

20대의 경우 정당에 가입해 당비를 내는 응답자가 한명도 없었다. 30대와 40·50대의 경우 정당에 가입도 하고 당비도 내는 비율이 2.2%, 3.9%, 4.8%로 점점 높아졌다.

정당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후원금을 내는 경우 역시 20대는 한명도 없었으며 30대와 40·50대가 5.4%, 13.3%, 21.3%로 세대가 올라갈 수록 높아지는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대선 투표율은 15대 대선이 80.7%, 16대 70.8%, 17대가 64%로 대체로 하락곡선을 그렸다.

젊은 세대의 경우 변화에 대한 열망과 기대는 크지만 현실을 변화시킬 구체적인 실행방안에서는 장년층의 참여가 더 높은 현상을 볼 수 있다. 일반인의 경우도 젊은 세대에 비해 윗 세대의 투표율이 더 높은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의료계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투표를 하는데서 한발 더 나아가 정당에 가입하거나 후원금을 내는 단계로 가면 참여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도 드러났다. 열망은 높지만 의사들의 정치적 조직화는 미흡한 수준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의사는 '독고다이'…무당파 비율 일반인에 7배
그러다보니 소위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파' 비율도 높게 나왔다. 현재 지지하는 정당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4.4%가 특별히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응답했다. 무당파의 비율이 높은 것, 즉 정파성이 약한 것은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특성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선이 임박하면 보통 무당파들이 당파성을 드러내는 현상이 벌어지는데 의료계의 경우는 대선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까지도 무당파 성향을 강하게 보이는 특징이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비슷한 시기인 지난 10월 22일부터 28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25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정당 지지도를 묻는 질문에 41.4%가 새누리당을, 28.3%가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발표됐다.

진보정의당과 통합진보당이 각각 1.4%씩을 기록했으며 무당파는 6.1%에 그쳤다. 의사의 무당파 비율은 일반인에 비해 거의 7배나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의사들의 무당파 비율이 유독 높은 이유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의사 출신으로 처음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낸 김주경 원장(무지개연합의원)은 의사들이 마음 줄 정당이 없다는 논리를 들어 무당파 현상을 해석한다.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의사들의 경우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을 지지하고 싶지만 새누리당이 집권했던 시기에도 의료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정책들이 나오지 않다보니 지지할 정당을 찾지 못하는 무당파가 속출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서울에서 개원 중인 P원장은 의사라는 직업의 성격을 이유로 들었다.

"의학적 근거가 없으면 시술하지 말라고 교육받은 의사들은 정치나 정책 분야에서도 명확한 근거를 알고싶어하지만 정치판에 그런 게 어디 있겠나? 그러다보니 의사가 보기에 정치인은 믿을만한 사람들로 안보인다." 의사들이 어느 정당에도 쉽게 마음을 주기 어려운 이유라는 의견이다.

이유야 어찌됐던 대선이 임박해서도 의사들의 무당파 성향은 강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대선정국에서 무당파들이 어디로 움직일지에 대한 예측도 흥미로운 상황이다.

5명 중 3명 '무당파'에 1명은 '지지후보 없다'
의사 무당파들은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할까? 무당파들의 특성상 대선을 앞두고는 지지자가 갈릴 것이 확실하다. 문제는 지지 경향이다.

우선은 무당파를 자처하고 있는 안철수 대선 후보에게 의미있는 지지가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의 경우 의사출신으로 비교적 의사들이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의협신문이 지난해 12월 1022명의 의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났었다.

당시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양자대결를 했을 경우 46.7%가 박 후보를, 43.7%가 안 후보를 찍겠다고 답해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 박 후보의 대세론이 한창일때 한 조사라 더욱 관심을 끌었다.

특히 양자대결이 아닌 다자대결을 가상해 설문조사한 결과 안 후보가 34.1%를 얻어 32.8%를 얻은 박 후보를 앞서기도 했다. 더욱이 대선 한달여 앞까지 안 후보가 무당파 성향을 유지하고 있어 의사 무당파의 표를 적지않게 흡수할 것이란 예상이다.

박근혜·문재인 대선 후보의 경우는 안 후보에 비해 의사 무당파의 지지를 상대적으로 덜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 후보는 이미 고정지지층이 확고한 상태다. 다만 최근 논의되고 있는 단일화 결과에 따라 의사 무당파들의 표심을 흔들 가능성도 있다.

'대선 후보를 결정했느냐'는 질문에는 21.4%의 응답자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자신을 무당파로 규정한 44.4%의 절반가량이 여전히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최후까지 남은 21.4%의 무당파들이 누구를 지지할 것인지가 이번 대선에서 의료계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2030은 시끄러운 정치참여, 4050은 조용한 참여 선호
'의협의 정치참여 방향'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응답자 10명 가운데 6명(60.6%)이 '후원금을 내거나 공개적 낙선운동을 벌이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응답해 대세를 이뤘다.

 

28.3%가 '합법적인 로비 수준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7.7%는 '의협이 직접 나서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20대와 30·40대가 67.8%와 64%, 65.6%로 높은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50대와 60대는 54.8%, 49.7%로 점차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의협이 특정 대선 후보를 지명하면 따르겠느냐'는 질문에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전체 응답자의 42.3%가 '개인적 호불호를 막론하고 의협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44.7%는 '자신의 선호도와 어느 정도 일치한다면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략 87%의 응답자들이 의협의 지지결정에 절대적 신뢰내지는 유보적 지지 의사를 보였다.

의협의 입장에 적극 따르겠다고 응답한 층은 20대와 30대 등 젊은 세대의 지지율이 높았다. 20대는 54.2%가, 30대는 46.3%가 각각 '의협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2030세대에 비해 이같은 지지율은 40대와 50대로 넘어갈수록 낮아졌다. 40대는 47.1%, 50대는 35.1%가 '의협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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