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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심근경색 치료 현황과 개선을 위한 노력
급성심근경색 치료 현황과 개선을 위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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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0.2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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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급성심근경색에서 아시아스탠다드에 도전한다
심혈관중재연구회-의협신문 공동기획 특집기획 3부

국내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의 유병률은 인구 1000명당 6.4명으로 증가세이며, 전체 환자수는 31만명에 달한다. 사회적 비용부담도 연간 1조원을 넘어섰다. 이 중 급성심근경색(AMI)은 심장질환 사망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전체 심장질환 사망자의 42%를 차지하며, 국내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 질환이기도 하다.

국내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입원 30일내 사망률은 6.3%로 일본이나 싱가포르와 같은 인근 아시아 국가보다는 낮은 수치이나 OECD 평균 5.4%(2009년 기준)를 웃돈다. OECD 최하위(2007년 8.1%)의 오명은 벗었지만 아직 선진국 수준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환자의 퇴원 후 1년 사망률 역시(2009년 8.3%) 여전히 높다.

AMI 치료 수준은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으나 여전히 높은 사망률을 기록하는 모순된 상황은 보다 선진화된 예방 및 치료관리시스템의 필요성을 방증한다. OECD 역시 올 2월 한국 AMI 환자의 병원 내 치료 서비스 외 병원전단계와 사후관리 서비스 등 치료 전반의 관리를 권고했다.

이처럼 AMI 치료 환경의 전반적인 개선책이 요구되는 가운데 심혈관중재연구회와 <의협신문>이 함께 국내 AMI 사망률 감소 성과를 근간으로 아시아에서 선진화된 사례를 만들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한다.<편집자 주>

 

치료 성과 향상 위한 노력 불구 병원 전 단계 등 한계

▲ 임도선(심혈관중재연구회 연구이사 고려의대 순환기내과 교수)
현재까지 급성심근경색 치료의 질 향상을 위한 각계의 노력은 진료기술과 시스템 등 다방면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보여왔다.

국내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의 심근경색 연구들이 시작되면서 정부가 심근경색 지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전반적인 심근경색 치료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종합병원급 이상에서 관련 지표를 모니터링 하기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의료기관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가감지급사업을 도입하고, 2007년도부터 전국 114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진료량, 진료과정, 그리고 진료결과의 3개 부문을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 취지는 의료기관들의 노력과 맞물리면서 단기간에 치료와 관련된 주요 지표의 가시적 성과 향상을 촉진시켰다.

특히 적정시간 내 재관류술 실시율과 필수 의약품 투약률은 두드러진 변화를 보였으며, 이에 급성심근경색술 재관류술 목표가 병원도착 후 혈전용해제 투여시간 기준이 60분이내에서 30분 이내로, 병원도착 후 P.PCI 실시시간은 120분 이내에서 90분 이내로 각각 상향 조정됐다.

아직까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간 진료 성과에는 차이가 있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의료계 전반적인 수준을 향상시킨 것에는 분명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발전하는 국내 진료기술과 치료 여건에도 불구하고 급성심근경색 진료의 통계적 결과라고 할 수 있는 입원 30일 내 사망률과 퇴원 1년 후 사망률은 아직까지도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과정과 결과가 모순적인 성향을 보이는 국내 심근경색 치료 현황은 OECD가 발표한 <OECD 보건의료의 질 평가: 한국편>의 내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OECD는 2012년 보고서를 통해 높은 수준의 심근경색 치료 기술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높은 심근경색 입원 환자 사망률(2007년)을 보이는 등 심근경색 치료에 분명한 한계점을 나타내고 있음을 지적했다. OECD는 이에 대한 원인분석과 문제해결 과정에서 치료단계에만 집중된 시각을 벗어나 예방 및 1차 치료· 재활치료 등의 전반적 단계에서의 체계적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급성심근경색 관련 현 시스템에는 환자 사망률 감소를 위한 병원 전 단계 및 장기 사망률에 대한 모니터링이 제외되어 있는 등 급성기 치료 이외의 부문에서 개선의 소지가 있는 부분이 확연히 존재한다.

급성심근경색 치료 및 예방 프로세스에서 정책시스템의 개선 필요
이처럼 모순적 모습을 보이고 있는 국내 급성심근경색 치료 개선을 위해서는 의료현장에 국한된 요구에서 탈피하여 현재 급성심근경색 치료에 관한 국가 시스템의 한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의료현장에서의 노력은 급성심근경색의 30일 사망률, 혈전용해제 투여율과 PCI 실시율 등을 개선시켰지만 낮은 구급차 이용률과 병원도착 시간 지연까지 해결하지는 못했다.

급성질환 발생 후 의료기관까지의 도착시간이 가이드라인에 비해 훨씬 긴 현실에서 의료기관 내 치료시간 단축만으로 극적인 사망률 감소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이와 같은 시스템 시행에 국가적 목표설정과 기관간의 유기적인 공조가 뒷받침되어야 함에도 통합적 방향성과 협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에 더 큰 문제가 있다.

현재 급성심근경색 치료와 관련된 유관기관은 목적 및 시스템의 통합 없이 서로 다른 통계지표들을 산출하고 있다. 기관별 각기 다른 기준과 시각은 국가 단위의 통합된 사업목표 설정과 이를 위한 기준 합의에 혼선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의 시스템은 급성심근경색 관련 정책 시행에 있어서의 계획 수립은 물론 정책에 대한 실효적인 평가 역시 힘들게 한다.

이러한 현실은 기존의 정책 보완과 문제점 해결 과정에도 어려움을 주는 악순환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보다 높은 수준의 치료 목표 설정 및 연구 활성화 촉진할 수 있는 레지스트리 구축 필요
국내의 심근경색 치료현실이 갖는 문제 개선을 위해서는 단계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이에 우선적으로 현재 각 기관별로 분리되어 있는 병원 전 단계· 병원 내· 퇴원 후 등 치료 전반에 대한 데이터를 통합 및 단일화 할 필요가 있다.

통합된 지표 관리는 각 기관에 현황파악과 목표설정을 위해 동일한 틀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병원 전 단계에서는 의료기관 도착 시간 단축을 위한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 병원 도착시간의 단축은 환자 사망률 등 치료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다.

이를 위해 국가차원에서 소방방재청까지 아우르는 기관 간 유기적인 통합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기관별 통합 레지스트리는 대면하는 응급상황과 환자 이송 단계에서의 문제점에 대한 피드백을 기대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보다 효과적인 프로토콜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통합된 레지스트리는 의료기관에 있어서도 장기 생존율 및 재입원율 등에 대한 추적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활용한 연구는 심근경색 환자의 장기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보다 적극적인 관리 지표 확대를 통해 더 높은 심근경색 치료 수준으로의 도약도 가능하리라 기대된다.

하지만 이러한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보다 많은 자료의 입력과 지표 관리가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또한 그동안의 심근경색 의료기관 평가 시행 과정에서 심근경색 치료의 주체보다는 평가의 대상이 되었던 데 대한 상실감과 국가기관에 대한 불신이 쌓여 있어, 일방적이고 무리한 추진은 오히려 반발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통합레지스트리의 취지와 이후 활용 방안을 고려할 때 기관간 협력이 필수적임을 생각한다면, 우선은 취지를 공유하는 기관들부터 자발적으로 시작하고, 이를 점차 발전, 확대해가는 방안이 보다 합리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통해 의료기관을 평가하는 목적을 넘어서 의료기관 차원의 자발적 치료 성과 모니터링 및 피드백을 생성하는 순기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적으로도 더 많은 지표와 더 높은 목표 설정을 통해 병원들의 자발적 노력을 유도하는 차원의 모니터링이 시행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도 가감지급사업의 확대와 급성심근경색을 위한 통합평가 추진을 통해 급성심근경색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질적 발전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각 기관과 학계· 의료계의 목적과 방향성이 일치하고 통합적 합의를 이루어낼 수 있다면 국내 심근경색 치료향상을 위한 노력은 목표한 바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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