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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인터뷰 100권째 의학서적 저술한 정구영 박사
인터뷰 100권째 의학서적 저술한 정구영 박사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2.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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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평생에 가장 많은 분량의 저술을 남긴 이로 흔히 서양 중세의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를 든다.

의학자 중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학술적 저술을 남긴 이를 꼽는다면 한국출신 심장내과학자 정구영 명예교수(미국 필라델피아, 제퍼슨의대)를 빼놓을 수가 없을 것이다. 현재 플로리다에 은퇴중인 정 교수는 심장내과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서 이미 99권의 책을 편^저술하였고, 금년에 100권 째 저술인 'Manual for Healthy Heart'를 출간할 계획이다. 이만하면 가히 Guinness Book of World Records에 오름직한 업적이다.

정 교수는 지난 3월 26일 제 3회 함춘대상 학술연구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함춘대상은 서울의대동창회(회장 이길여)에서 제정하여 해마다 서울의대 동창회원 중에서 학술부문, 의료봉사부문, 사회 공헌 부문에서 인류와 국가를 위해 공헌한 60세 이상의 생존 동문에게 수여된다. 참고로 금년도에는 의료봉사부문에 주근원 명예교수(서울대)가, 사회공헌 부문에 한상태 박사(전 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가 받았다.

정 교수는 1957년 서울의대를 졸업한 후 도미, 40년 가깝게 심장내과 교수 생활을 하면서, 심장내과 분야, 그 중에서도 특히 ECG(심전도)와 Arrhythmia(부정맥) 검사와 분석에 관한 학문적 연구와 성취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이 방면에 관한 그의 의학 서적 저작은 99권에 이르며, 발표한 의학 논문이 615편이나 되어 의학 학술 저서면에서 세계적인 기록을 세웠다.

그의 의학 저작 99권 중 32권은 영어 이외에 12개국의 외국어로 번역 출판되었다. 특히 1997년에 출판된 'ECG Diagnosis and Self Assessment CD-ROM'은 1,400개의 심전도가 포함, 이것 역시 세계기록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저서 중 여러 권은 미국심장학회 추천도서에 올라있으며, 또한 내과의사, 내과수련의, 의대생들의 필독 도서로 되어있다.

이런 획기적인 공적으로 해서, 그는 14명의 가장 출중한 아시아계 미국인의 한사람(One of 14 Most Prominent Asian-American)에 뽑혔고, 토마스 제퍼슨 대학에서 주는 최대 영예인 특별 강연자 'Distinguished Lectureship'로 선발되었다. 그리고 이 학교 200년 역사상, 지금까지 단 3명의 교수에게만 수여된 최고의 명예인 특출한 교수 'Distinguished Professorship'으로 지명 받았는데, 이 명예는 이 대학교가 존속하는 한 영원히 칭송되는 영광스런 호칭이다. 그의 초상화 헌액(Portrait Presentation) 행사는 미국 내에서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장 영예로운 일이었다.

정 교수는 교수재직 중 매년 6만여장의 심전도를 40년간 분석^진단하여, 컴퓨터를 이용한 심전도 진단 방법을 연구, 'Stress ECG Testing Chung Protocol' 또는 'ECG program-Chung's Diagnostic Criteria'를 발명하여 미국의 휴렛 패커드 사와 제휴하여 생산되고 있다.

정 교수는 미국 뿐 만 아니라 세계 각처의 학술대회에 초청되어 논문 발표와 강연회를 가졌고, JAMA, American Journal of Cardiology, Primary Cardiology 등을 포함한 23개의 의학잡지 편집 및 감수위원으로 활약했다. 세계 각처의 의학 학술회에 초청되어 발표한 논문과 강연횟수가 350회나 되고, 또한 여러 유명한 제약회사(Merck Co., Wyeth Co., Parke-Davis Co., Hoechst-Marion-Roussel Co., 등)에서 설립한 visiting professorship program의 교수로서 세계 여러나라에서 강연을 해왔다.

정 교수는 제퍼슨 의대와 우리나라의 여러 대학병원(부산의대, 순천향의대, 가천의대)과 자매결연 맺게하여, 그동안 32명의 심장내과 교수를 초빙, 수련시키고 함께 연구하였다. 이들은 1~2년간 연구 수련한 후에 각자 한국에 돌아가서 모두 중견 교육자가 되었다.

정 교수는 과거 10여년간 심전도 세미나를 우리나라(서울, 부산)에서 5회에 걸쳐 가졌는데, 처음 1~3회는 혼자서 one-man show 강의를 하였고, 다음 4~5회 때는 정 박사 밑에서 수련한 교수들과 함께 심장내과 세미나를 가지면서 한국의학 수준을 높이는데 주력해 왔다.

이러한 정 교수에게 모국은 '조국을 빛낸 해외동포상'(1995. 광복절)을 수여하였고, 모교인 서울의대는 '자랑스런 서울의대동문'(1997)으로 선정했으며, KBS는 '제 6회 해외동포특별상'(1998)을 수여하는 등 그 업적을 높이 평가하였다.

정 교수는 서울의대 졸업(1957) 후 도미하여 Washington University의 Barnes Hospital(St Louis, USA)에서 Internship과 Medical Residency 수련(1958~1962)을 마치고 Cardiology Fellowship 수련(1962~1964)을 받았다.

West Virginia University Medical Center(Morgantown, West Virginia, USA)에서 심장내과 교수를 역임(1964~1973)하고, Thomas Jefferson University Hospital( Philadelphia, U.S.A)에서 심장내과 주임교수와 Heart Station 과장을 역임(1973~1998)했으며, 현재는 Thomas Jefferson 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정 교수는 비록 의과대학 현역에서 은퇴를 했지만 계속해서 그의 몸에 베인 저술활동에 매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의학 발전을 위해서도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하였다. 2000년 은퇴 직후 인제대에서 초청교수 생활을 한 바 있다.

100번째 저서 'Manual for Healthy Heart'를 금년도 출판예정으로 정 박사는 현재 집필에 여념이 없다. 그의 100번째 책은 그야말로 Guinness Book of World Records에 오를만한 놀라운 기록(100권)이다. 의학 책, 특히 심장연구가 전공분야인 그의 기록은 의학도서 출판수로 보면 세계에서 독보적이다 이와 비슷한 기록 소유자는 동서고금에 아직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Guinness Book에 '세계 제일'로 올라있는 유일한 한국인은 경상남도에서 1982년 4월에 경찰관 총을 난사하여 57명을 죽이고, 35명을 중상시킨 사건의 장본인(우범곤)이다. 이는 역사상 1인이 총으로 한꺼번에 사람을 가장 많이 죽인 세계 기록 이러한 불미스런 한국의 이미지를 씻어버리고, 훌륭한 기록을 세울 한국인은 정 교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학문의 외곬을 걷는 학자들은 고지식하고 외부와 담을 쌓고 지나는 꽁생원들을 연상하기 쉬운데, 정 박사의 생활스타일은 이와 정반대다 친구와 파티와 사교생활을 좋아하며, 자신이 스페인의 명배우를 닮은 용모에다 그의 노래와 피아노 그리고 사교댄스 실력은 프로급이다. 그의 음악소질은 집안의 유전인줄 안다. 그의 여동생 정낙영은 총장상 받은 서울음대 출신이며 현재 로스앤젤스 시립대학 음악교수다.

그리고 남동생 정 광은 한국에 알려진 오페라가수이기도 하다. 골프를 즐기고 바쁜 교직생활에서도 주말골프를 빠진 적이 없을 정도였다. 정 교수는 현재 부인 이상인 여사(미국내과의, 은퇴)와 함께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거주하며, 슬하에 딸(린다, 미시간주 거주, 의사)과 아들(크리스, 뉴저지주 거주, 사업가)이 있다 작고한 정 박사의 부친은 한국의학계에 잘 알려진 정일천 교수이며, 그는 한국의 해부학 개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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