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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규 회장 "수가협상 구조 반드시 깨뜨릴 것"

노환규 회장 "수가협상 구조 반드시 깨뜨릴 것"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2.10.1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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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결렬 유감 표명..."강압적 횡포, 물러설 수 없어"

노환규 의협회장은 내년도 의원급 수가협상이 결렬된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불합리한 수가 협상구조를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다.

노 회장은 18일 대회원 서신문을 통해 "진료수가 협상결과가 회원들의 기대에 못 미쳐 깊이 사과드린다"며 "최선을 다해 근본적인 문제를 반드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서신문 전문 기사 하단>.

올해 수가 협상 과정에 대해 노 회장은 "여느 때처럼 참담했다"면서 "공급자의 거절이 불가능한 현행 수가협상은 겉모습만 협상일 뿐 '일방적 강요'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건강보험공단측이 2.4% 인상안을 제시하면서 부대조건으로 성분명처방과 총액계약제를 내세워 이를 수용하면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고 제안했으나, 의료계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제도를 부대조건으로 내세운 것은 공단이 협상 결렬을 유도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노 회장은 "의협은 2008년부터 도입된 유형별 수가계약의 취지에 맞춰 의원급의 특성과 제반 상황이 반영될 수 있도록 건강보험 통계자료를 근거로 적정 순위 및 수가 조정률을 제안했다"면서 "그러나 공단 측은 의원 유형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신중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낮은 수치를 제시하고, 근거자료조차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특히 저수가로 인해 고통 받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상황을 전혀 고려치 않는 건보공단의 태도를 강하게 힐난했다.

노 회장은 "최근 지난 10여년간 진료수가의 인상폭은 임금인상율이나 소비자물가인상율에 크게 못 미쳐 저수가의 폐해는 해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그러나 건보공단은 상호 호혜의 원칙에 따른 합리적인 수가협상 방식을 거부하고 일방적인 인상안을 통보한 뒤 의료단체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건정심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강압적이고 폭력에 가까운 수가협상의 원칙을 고집해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수가협상 결렬을 계기로 현행 협상 구조에 대한 개혁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노 회장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조정안을 강제하는 잘못된 진료수가 협상의 틀을 깨뜨리고, 호혜의 원칙에 입각한 합리적인 협상이 가능한 제도로 바꾸고자 한다"며 "이는 진료현장에서 더 이상 왜곡된 의료가 일어나지 않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의사들이 최소한의 자부심을 갖고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잘못된 수가협상구조를 깨뜨리는 것은 언젠가 누군가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며, 그 일을 바로 지금 우리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후배들이 또 다시 분노와 좌절 앞에서 절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 회장은 "낮은 진료수가를 강제하고, 성분명처방과 총액계약제의 수용을 압박하는 정부의 강압적 횡포에 더 이상 뒤로 물러서지 않기를 원한다"며 "그들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우리들이 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진료수가 협상결과에 대한 대회원 서신문

존경하는 전국의 10만 의사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13년도 진료수가협상결과 회원님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알려드리게 되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어제(1017)는 서울 마포에 소재한 건강보험공단에서 2013년도 진료수가 협상이 있었습니다.

 

매년 이뤄지는 건강보험공단과의 수가협상은 의사협회병원협회치과협회한의사협회약사협회그리고 조산사협회가 각각 의원/병원/치과/한의학/약사/조산사의 직역을 대표하여 협상을 진행하는 소위 유형별 계약이라는 체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수가협상은 의료기관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라는 상품에 대하여 제공자(provider)와 지불자(payer) 사이에 협상을 하는 형식을 띄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실제로는 건강보험공단의 실제 운영자인 정부(보건복지부)가 일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이를 수용할 것을 강요하는 매우 불합리한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합리한 협상구조는 의료보험이 탄생한 1977년 이래 35년 동안 줄곧 이어져 왔으며 원가에 못 미치는 저수가 체계가 지속적으로 악순환 되도록 만든 근본적인 원인이었습니다양자간에 이뤄지는 거래에 있어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할 협상의 원칙은 거래를 거절할 수 있는 대안이 있어야 하는데수가협상은 이 거절이 불가능한 형태이므로 엄밀히 ‘협상이 아니라 ‘일방적 강요라 할 것입니다

올해 수가협상의 현장은 여느 때처럼 참담했습니다수가협상은 상기 6개 단체의 협상이 같은 날 이뤄짐으로써 다자간 협상의 형태를 갖고 있는데 이것은 정부가 미리 다음해 의료비 인상총액을 미리 결정해놓고 각 단체들이 이를 나눠 갖는 형식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이 때문에 여러 단체들이 저마다 정부로부터 많은 인상분을 얻어내기 위해 눈치싸움과 경쟁을 하는 모양새가 연출됩니다.

어제 수가협상의 결과는 대한의사협회와 치과의사협회가 건강보험공단측의 제안을 수용하지 못해 결렬되었고병원협회는 2.2%, 약사회는 2.9%, 그리고 한의사회는 2.6%의 인상안으로 협상이 타결되었습니다.

외견상 각 단체마다 수가조정의 타당한 이유에 근거하여 협상 당일 협상당사자간의 협상과정에 의해 결과가 도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사실은 모든 권한을 갖고 있는 보건복지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셈입니다병원협회가 예년과 다르게 높은 폭의 인상안을 받아낸 것은 환영할 일이며가장 높은 원가보존율을 보이고 있는 조제료가 또 다시 2.9% 인상된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대한의사협회가 협상자로 나선 의원수가조정에 대해서는건강보험공단측이 2.4% 인상안을 제시하였고,부대조건으로 성분명처방과 총액계약제를 내세워 이를 수용하면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고 제안하였으나 우리 협회가 이를 거절함으로써 협상은 결렬되었습니다우리협회는 지난 2008년부터 도입된 유형별 수가계약의 취지에 맞추어 의원급의 특성과 제반 상황이 반영될 수 있도록 건강보험 통계자료를 근거로 적정 순위 및 수가 조정률을 제안하였으나 공단측은 의원 유형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신중한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낮은 수치를 제시하고는 그 근거자료조차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협상이 결렬된 것입니다.

 

지나치게 낮은 진료수가는 의료의 질 하락과 각종 편법과 불법의료행위 등 파행적인 의료행위를 부추기고 있으며 진료현장의 왜곡을 초래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적정한 진료수가는 단순히 의사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일차적으로 환자의 치료비로 사용되며 그 이후에 의사와 간호사간호조무사 등 여러 보건의료인들의 인건비로 사용되므로 지나치게 낮은 진료수가는 치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보건의료인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요인이 된다고 할 것입니다지나치게 낮은 진료수가가 의료의 질하락을 초래하기 때문에 저수가 정책은 국민이 나서서 반대해야 할 일입니다그리고 의사는 보건의료인을 대표하여 건강보험공단과 진료수가에 대해 협상을 할 뿐이지건강보험공단이 주장하듯이 의사의 이익을 위해 협상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지난 10여년간의 통계만 살펴보더라도 진료수가의 인상폭은 임금인상율이나 소비자물가인상율에 크게 못 미쳐 저수가의 폐해는 해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이로 인하여 다수의 의료기관들이 폐업하고 있는 실정이며 보건의료인들도 저임금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건강보험공단은 상호 호혜의 원칙 하에 합리적인 수가협상 방식을 거부하고 건강보험공단측의 일방적인 인상안 통고 후 의료단체가 수용하지 않을 시 건정심에서 불이익을 적용한다는 강압적이고 폭력에 가까운 불합리하기 그지 없는 수가협상의 원칙을 고집해 왔고 이러한 협상태도는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금번 2013년도 진료수가 협상에 대한의사협회는 진정성을 가지고 임하였고 협상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였으나 끝내 협상이 결렬되었습니다이제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 인상안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로 회부되어 최종 결정이 될 것입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조정안을 강제하는 잘못된 진료수가 협상의 틀을 깨뜨리고호혜의 원칙에 입각한 합리적인 협상이 가능한 제도로 바꾸고자 합니다그것은 진료현장에서 더 이상 왜곡된 의료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며 그로써 국민의 건강을 지키려는 노력입니다또한 의사들이 최소한의 자부심을 갖고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진료현장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의료의 왜곡의 근본적 이유인 저수가는 잘못된 수가협상구조 때문에 유지되고 있습니다이를 깨뜨리는 것은 언젠가 누군가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그 일을 바로 지금 우리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후배들이 또 다시 분노와 좌절 앞에서 절규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낮은 진료수가를 강제하고그리고 성분명처방과 총액계약제의 수용을 압박하는 정부의 강압적 횡포에 더 이상 뒤로 물러서지 않기를 원합니다그들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우리들이 되기를 원합니다.

 

대한의사협회는 금번 협상의 결렬과 관련하여 다음 주로 예정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결과가 나온 후 지역 및 직역단체와 대응방안을 상의하여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회원님들께 알려드릴 것입니다.

 

기대에 못 미친 협상결과를 알려드리게 된 점 다시 한 번 엎드려 송구함을 표하며 최선을 다해 근본적인 문제를 반드시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

 

 

2012. 10. 18.

대한의사협회장 노환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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