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18 21:27 (목)
"저출산 문제? 일찍 죽는 아기부터 살려야죠"

"저출산 문제? 일찍 죽는 아기부터 살려야죠"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2.09.24 16:08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신생아 역학' 펴낸 배종우 신생아학회장
NICU 30년 눈부신 발전…100병상 아직 태부족

▲ ⓒ의협신문 이은빈
우리나라에서 신생아집중치료실(NICU)이 개설된 것은 1980년대부터다. 몇몇 대형 의료기관에서 신생아용 인공호흡기와 감시장치를 도입하면서 신생아 중환자 관리시대의 막이 열렸다.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난 오늘날, 한국은 몸무게가 1,500g도 되지 않는 극소 저체중 출생아 생존률이 1980년대 49%에서 2009년 85.7%로 껑충 뛴 우수관리국가가 됐다. 이는 미숙아 생존의 중요지표로 꼽힌다.

급속한 의학 발전과 더불어 의료진의 헌신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최근 '한국 신생아 역학-통계와 임상자료'를 펴낸 배종우 대한신생아학회장(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은 <의협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짧은 기간에 이룬 눈부신 발전이지만,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다"면서 정부 차원의 아낌없는 지원을 주문했다.

"저출산 시대라고 각종 정책들이 쏟아져나오는데, 갓 태어난 아기부터 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영아 사망 중에 신생아 사망이 차지하는 비율이 반 정도에, 이 중에서도 출생 1주일 안에 죽는 경우가 절반이나 돼요."

배 회장은 지난 10년간 신생아 관련 역학적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정리해오면서 조기신생아의 관리 향상이 영아 사망 감소에 가장 지름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NICU 발전에 따른 신생아 생존률 향상을 기초로, 이제 보다 발전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장 태어나는 미숙아를 의료기관에서 수용할 공간과 인력이 여의치 않다는 것부터가 문제다. 1년에 국내에서 태어나는 신생아 45만 명 가운데 37주 미만이 6%인데, 이는 2010년 기준 등록된 NICU 총병상수에서 100병상 정도가 부족한 수치다.

배 회장은 "미숙아 관리의 지역편중이 심한 것도 문제"라면서 "보건복지부에서 5년 전부터 취약지역 지원사업을 하고 있지만, NICU는 일을 크게 벌리면 벌릴수록 적자라는 인식이 강해 적정한 인원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해결책은 수가제도 개선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통상적으로 NICU 한 병상당 연간 5천 만원의 적자가 나는 것을 고려할 때, 일일 수가를 현 15만 원에서 28~30만 원으로 상향조정해야 적자폭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학회측에서도 신생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전국적 네트워크 구축에 한창이다. 배종우 회장은 "네트워크 구축과 관련해 질병관리본부 희귀질환센터와 논의를 시작했다"며 "정부에서 응급의료센터를 관리하듯, NICU도 지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어나는 아기는 감소 추세이지만, 오히려 미숙아나 고위험 신생아 빈도는 늘고 있는 게 요즘 현실이잖아요. 이들을 최대한 살리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보건복지부에서도 알고는 있는데,수가 인상 자체가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서… 계속 건의해봐야죠."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