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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복무 군의관 위탁교육제도 재고해야"
"장기복무 군의관 위탁교육제도 재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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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7.0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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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수(전 국제보건의료재단 총재)
▲ 한광수(전 국제보건의료재단 총재)

얼마 전 전문지 보도를 통해 정부가 장기복무 군의관 양성문제에 대해 결론을 맺었다는 발표를 접했다.

지금까지 논의되던 국군의과대학 또는 국군의학전문대학원의 설립계획은 백지화했다는 내용이어서 오래전 군에 복무했을 때부터 반대의견을 갖고 있었던 필자로서는 안도했다. 그러나 매년 20명을 선발해서 서울의대와 연세의대에 10명씩 위탁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는데 대한 필자의 소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필자는 해군과 공군에서 장기복무를 하면서, 장기복무 군의관의 필요성을 절감했기에 군 복무시절부터 각 국의 장기복무 군의관 확보정책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세계 제일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미국에서도 한때 장기복무 군의관 양성을 위한 군의과대학 설립을 수립한 적이 있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군대를 해산하고 징병제도를 폐지했던 일본만이 유일하게 장기복무 장교들을 양성하는 대학 교육기관을 군내에 운영했다.

육상·해상·항공 자위대에 근무할 군의관을 양성하기 위해 60여 년 전에 자위대의과대학이 설립돼 매년 80명을 선발해서 6년간 교육시켜 9년간의 의무 복무를 시킴으로써 장기복무 군의관 문제를 해결 했다.

미국은 1961년부터 1974년까지 계속된 월남 전 때 일시적으로 징병제를 채택한 적이 있으나 다른 대부분의 국가들처럼 지원 모병제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실시되고 있는 보편적 대책으로는 첫째 사관학교출신 초급장교의 의과대학 위탁교육제도다.

둘째는 현역 의무 부사관의 의과대학 위탁교육 후 군의관 임관이고, 끝으로 졸업 후 장기복무를 지원하는 의과대학 재학생에 대한 장학금 지급제도 등이다. 모든 제도에 장단점이 있게 마련이지만, 필자는 군에 근무할 때 사관학교출신 장교들의 의과대학 위탁제도를 반대했다.

사관학교출신 장교는 의과대학 재학 중 대위진급이 되므로, 졸업 후에야 중위로 임관되는 일반 의과대학출신 군의관과의 계급 형평성이 결여되었을 뿐 아니라, 한명의 전문의를 획득할 때까지 소요되는 기간(약 14~15년)과 지출되는 국가예산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의무병과 부사관 중에서 선발해서 의과대학에 위탁교육 후 장기복무 군의관으로 임관시키는 제도는 우리나라의 입학제도상 활용할 수 없는 제도였다.

끝으로 재학 중 국방부 장학금을 받은 의과대학생들이 졸업 후 군복무를 해서 고급 군의장교들의 부족을 덜었고, 그 중 한 명은 우리 군 최초로 3성 장군이 됐으니 성공적인 제도였다고 하겠다, 그러나 근래 지원자가 감소한 탓인지 쇠퇴한듯 하다.

이제 우리나라는 20여년 전 OECD 가입을 시작으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고 2010년부터는 개발도상국 원조위원회(DAC)회원국으로, 또 작년 무역 1조 달러 돌파에 이어, 마침내 이달에는 세계에서 7번째로 국민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 명 돌파를 의미하는 '20-50클럽' 회원국이 됐다.

그러나 세계에서 DMZ로 분단된 유일한 국가로서 강한 국방력이 과거 어느 때 보다 더 절실히 필요한 때다. 그럼에도 매년 3000여명씩 배출되는 의사 중 장기복무 군의관 지원자가 없다는 현실은 매우 딱한 일이다.

여야 정치인들은 일반 병들에게까지 앞 다퉈 수 십 만원씩의 월급을 준다면서도, 의사같은 고급인력에 대한 배려를 거의 하지 않는 것 같으니 한심한 일이다.

앞으로 실시하려는 위탁장학생제도는 어떻게 보면 과거의 국방장학금제도와 유사한 내용이다. 과거에는 의과대학에 입학 후 장학금을 받았는데, 군에서 위탁생들을 미리 선발해서 대학에 위탁한다니 그 절차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매년 우수 요원 20명(군의 17명·치의 3명)을 선발해서 서울의대와 연세의대 두 곳에만 위탁교육을 시킨다면 의무복무기간 10년과 전문의 교육기간 5년을 합쳐서 15년 이상 군복무를 할 장기복무군의관들 300명은 두 대학 출신으로 양분될 것이고, 이 경우에 야기될 부작용은 자세한 설명이 필요 없다고 본다.

필자는 사오십년 전 전남대와 경북대 출신이 몇 명 있었고 주로 두 대학 출신들이 고급장교의 주류를 이루던 시절에 군 복무를 하면서 그 폐해와 부작용을 절실히 경험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전국 4~5개 광역권별로 골고루 학생을 선발해서, 그 권역의 대표적 의과대학들에게 위탁교육을 시켜야 훗날 바람직하지 못한 파벌 형성 등을 막을 수도 있고 유능한 인재들을 전국에서 널리 구할 수 있다고 본다.

또 위탁교육을 끝낸 후 군의학교에서만의 교육보다는 육·해·공군사관학교를 돌아가면서 여름·겨울방학 중 2~3주씩 교육훈련을 받게 하면 6년 동안 6개월 이상의 군사교육 이수가 어렵지 않을 뿐더러 졸업 후 평생 복무하고 싶은 군을 선택하는데도 도움을 주리라 본다.

돌이켜보면 장학금제도가 없던 시절, 스스로 장기 복무를 자원해서 청춘을 군에서 보낸 경험자로서 과거에는 Uniform Service에 대한 명예와 해외 및 국내 유학과 대학원 교육 등의 기회를 광범위하게 부여함으로써 돈만으로는 살 수 없었던 매력적인 기회의 제공이 장기복무를 위한 유인책들이었다

(※군 병원장을 비롯 민간인 의사들이 군에서 활동하고 있고, 과거와 달리 전국에 훌륭한 의료기관들이 많이 있고 지금은 현역장병에게도 건강보험이 개방돼 있어 과거보다 현역 군의관의 수요가 많이 줄었으므로 전문직 수당 지급을 현실적 수준으로 개선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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