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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거듭한 발기부전 치료제의 시대별 생존전략
진화 거듭한 발기부전 치료제의 시대별 생존전략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2.07.0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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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들 매일복용법·제형변화로 업그레이드 거듭
발기부전 치료에서 전립선 비대증 까지 적응증 확대

1998년 최초로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의 등장 이후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출시되는 제품들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비아그라가 처음 나올 때만 해도 발기력만 개선되면 된다는 인식이 대부분이었지만, 후속 제품들은 발기력 뿐만 아니라 지속성, 매일복용법, 제형 변화로 변화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비아그라 물질특허 만료로 복제약이 수두룩하게 쏟아지고 있고, 발기부전 치료 뿐만 아니라 전립선 비대증까지 치료할 수 있도록 적응증을 확대하는 제품도 나오고 있어 발기부전 치료제들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 출시 돼 있는 오리지널 발기부전 치료제는 다국적 제약사의 '비아그라'·'시알리스'·'레비트라'·'브라본토'와 국내 제약사의 '자이데나'·'엠빅스'·'엠빅스 S'·'제피드'·'야일라' 등 총 9가지나 된다. 여기에 올해 비아그라 복제약으로 시판 허가를 받은 것만 46품목에 이른다.

이들 치료제들이 비아그라의 등장 이후 13년동안 어떤 차별화로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고, 어떻게 제품을 업그레이드 시켰는지 살펴본다.

비아그라, 발기력 개선만으로도 먹혔다
비아그라가 출시되면서 발기부전 환자들은 전문의의 상담과 치료를 통해 발기력 개선 효과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남성들은 발기력이 개선된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뻤던 것.

이 때문에 비아그라는 국내에 출시됐을 때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알리스라는 막강한 경쟁자를 만나면서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비아그라의 약효지속 시간은 4시간 정도로, 약효지속 시간에 얽매인다는 점이 환자들에게는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2005년 <성의학저널>(Journal of Sexual Medicine)에 발표된 발기부전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본인이 원하는 순간 발기가 가능한 능력에 대해 확신을 갖길 원했고(90%), 성관계가 계획적이지 않길 바라는 것(80%)으로 나타났는데, 이 때문에 발기력에만 의존했던 비아그라는 차츰 존재감을 잃게 됐다.

반대로 비아그라 이후에 출시된 발기부전 치료제들은 환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차별화 전략을 썼는데, 이것은 더 많은 치료혜택을 제공하는 치료제 출시로 이어졌다.

36시간의 긴 자신감…'주말약'의 등장
비아그라는 시알리스의 '36시간의 긴 자신감을 선물한다'는 차별화 전략 때문에 시장에서 많은 부분을 잃었다. 실제로 지난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비아그라는 39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는데 그친 반면, 시알리스는 33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비아그라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2003년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 시알리스 20mg, 10mg은 성관계를 갖기 전 필요에 따라 복용하는 발기부전 치료제 중 가장 긴 약효작용 시간을 지녔다는 장점을 강조했다.

'36시간'의 작용시간을 지녀 '주말 약(Weekend Pill)'이라고도 불리는 시알리스는 발기부전 환자들에게 보다 여유롭고 자연스러운 성생활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36시간까지 약효가 지속된다'는 의미는 발기가 36시간 동안 지속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복용 후 36시간 이내에 성적 흥분을 느낄 정도의 자극만 있다면 보다 자연스러운 성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막강한 힘으로 무장한 시알리스는 다른 치료제에 비해 음식물은 물론 가벼운 음주에 영향을 받지 않는 등 제약이 적다는 것 역시 시장에서 통했다.

시알리스가 출시될 때 '빠른 효과'를 컨셉으로 한 레비트라도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임팩트는 크지 않았다. 오히려 2006년 국산 발기부전 치료제 1호로 등장한 자이데나의 기세가 등등했다. 자이데나 이후 2007년에는 엠빅스, 올해는 제피드가 등장해 국산 신약의 계보를 이었다.

'매일 복용법' 나오면서 시장 일대 변혁
2009년 까지는 비아그라·시알리스·레비트라·자이데나·엠빅스 등이 시장을 나눠가졌으나, '매일 복용법'이라는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시한 시알리스 5mg이 출시되면서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크게 출렁거렸다.

기존의 발기부전 치료제는 필요할 때 1회 효과를 얻는 개념이었지만 시알리스 저용량 매일 복용법은 원하는 때에 언제든 성관계를 가능하게 한다는 개념이다.

시알리스 5mg의 매일 복용법으로 발기부전 환자들은 '발기부전이 없는 것과 같은 정상적인 성생활'이 가능해졌다. 발기부전 치료제 가운데 미국 FDA 승인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 받은 매일 복용법은 시알리스 5mg가 유일하다.

'언제나 준비된 자신감'이라는 표현처럼 시알리스 매일 복용법은 발기부전이 없는 것 같은 생활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러한 시알리스의 파죽지세에 대적해 레비트라와 자이데나도 2010년 발 빠르게 저용량 매일 복용법 제품을 출시했다.

숨겨먹고·녹여먹고…제형 변화의 물결
2011년에 들어서면서는 발기부전 치료제들의 제형이 다양하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물 없이 혀 밑에서 녹여먹는 구강붕해정을 레비트라가 내놨고, 카드 지갑 속에 슬림하게 넣어 다닐 수 있는 필름형 엠빅스 에스 50mg도 등장했다.

이러한 치료제 제형의 변화는 매일 복용법처럼 환자의 성생활 스타일에 맞추었다기 보다, 필요한 순간에 재빠르게 먹을 수 있다는 복용 편의성 및 휴대 기호에 초점을 둠으로써 차별화를 꾀했다.

이같은 시도는 계속돼 비아그라 복제약을 개발중인 제약사에서는 씹어먹는 과립제형, 가루 형태의 발기부전 치료제 등 새로운 제형 개발을 꾀하는 곳이 많아졌다.

전립선 비대증 동반치료…적응증 확대의 시대
비아그라의 물질특허가 만료돼 복제약이 대거 출시되기 시작한 올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또 한번 변혁을 맞고 있다.

매일 복용법인 시대를 열었던 시알리스 5mg 매일 복용법이 세계 최초로 양성 전립선 비대증 적응증을 획득해 한 단계 더 나아가 발기부전은 물론 양성 전립선비대증에 의한 증상까지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치료제로 새롭게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미국 FDA는 1989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시알리스의 효과 및 안전성을 위약과 대조한 3건의 임상시험을 토대로 2011년 10월 시알리스 5mg 매일 복용법 대해 양성 전립선 비대증 적응증 추가를 승인했다.

2건의 연구는 양성 전립선비대증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나머지 1건은 발기부전과 양성 전립선비대증을 함께 갖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시알리스 매일 복용법이 국제 발기부전 평가 지표인 IIEF와 전립선비대증을 평가하는 국제 지표 IPSS를 유의하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멕시코 등에 이어 한국에서도 2012년 5월 21일, 시알리스는 발기부전 및 양성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허가를 받아 총 3가지 적응증을 확보하게 됐다.

발기부전 치료제가 전립선 비대증까지 치료할 수 있게 되면서 의료계는 물론 환자들은 기대가 크다. 전립선 비대증 자체가 남성들에서 암 다음으로 가장 흔하게 발생하고, 발기부전 환자의 80%이상에서 전립선 비대증이 동반된다는 사실을 보면 앞으로 시알리스는 비아그라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얼마전 레비트라는 국내 영업을 중단했다. 치열한 경쟁을 해야하는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떠한 치료제들이 시장에서 사라질 것인지, 그리고 어떠한 치료제가 비아그라를 넘어 차세대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우뚝 설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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