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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연기는 한국의료 살리는 위대한 결정"
"수술 연기는 한국의료 살리는 위대한 결정"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2.06.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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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규 회장 대회원 서신..."우리가 변해야 제도 변해"

포괄수가제 강제·확대 시행에 맞선 안과 등 4개 진료과의 수술 연기가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은 의료계의 수술 연기 방침을 '위대한 결정'으로 평가하고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노 회장은 25일 전국 10만 회원에 발송한 대회원 서신문을 통해 "포괄수가제는 의약분업보다 수십, 수백 배 더 큰 재앙이 될 제도"라고 경고하고 "최선의 의료와 경제적 의료 중 하나를 선택하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의료계·국민과 합의하지 않고 일방통행 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밝혔다<전문 기사 하단>.

또 포괄수가제가 7개 질환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전체 질환군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점을 환기시켰다.

노 회장은 "모든 의사들의 관심이 7개 경증질환의 포괄수가제에 몰려있는 동안, 정부는 7월 1일부터 35곳 지방공사의료원과 5곳 적십자병원에서 553개 전체 질환군에 대한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히고 "이는 경기도 일산소재 공단병원에서 이미 실패한 신포괄수가제를 또 다시 강제로 시범사업 하는 것이며, 정부는 앞으로 3~4년 내 전국 모든 병원에서, 거의 모든 질환에 대한 신포괄수가제 적용을 계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계 수술 연기 방침에 대해 노 회장은 "7개 경증질환에 해당하는 안과·산부인과·이비인후과·외과 4개 과 의사회는 국민이 포괄수가제 반대를 원하는 경우 7월 1일부터 긴급·응급질환을 배제한 모든 선택수술을 일주일간 연기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하고 "이것은 이 나라 전체 의료를 위한 위대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료계의 포괄수가제 반대는 국민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노 회장은 "포괄수가제의 궁극적인 피해자는 국민"이라며 "국민을 위한 길이 곧 의사를 위한 길이며 의사를 위한 길이 곧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밝혔다.

최근 정부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보건복지부 소속 일개 과장이 공중파 방송에서 '의협 집행부 사퇴'를 요구한 행태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들이 인터넷상에서 조직적으로 의사를 비난하는 글을 올린 행위에 대해 "정부의 무소불위의 관료주의 의식의 일면", "의료서비스 공급자와 지불자 사이의 기본적 신뢰가 훼손된 매우 심각한 일"이라며 비판과 우려의 입장을 전했다.

노 회장은 앞으로 의협의 계획에 대해 "우리의 목표는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로 잡고, 의사의 위치를 의료의 중심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라며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정의로운 승리"라며 말했다.

또 "더 이상 과거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제도의 변화는 우리 마음에 진정한 변화가 찾아왔을 때에 반드시 달성될 것이다. 뜨거운 열정과 관심, 긴 호흡으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께

존경하고 사랑하는 의사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러분께 두 번째 편지를 올립니다.

제37대 대한의사협회장에 취임한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약 한 달 전, 회원님들께 드린 지난 번 서신에서는 조직개편과 건정심의 탈퇴, 건정심이 포괄수가제의 강제확대시행을 끝내 통과시킨 부당성과 대한병원협회의 정체성 규정,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알려드린 바 있습니다.

지난 번 서신을 보내드린 이후에도 의료현안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1. 포괄수가제

1) 포괄수가제는 의약분업보다 수십, 수백배 더 큰 재앙이 될 제도입니다.
진료비의 지불방식을 쓴 만큼 계산하는 변동제를 적용할 것이냐, 아니면 일정한 금액으로 묶어두는 고정제로 적용할 것이냐는 진료현장에서 진료의 행태에 매우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됩니다. 즉, ‘최선의 의료’와 ‘경제적 의료’를 선택하는 문제입니다. 이는 당연히 의료계와의 합의가 필요할뿐 아니라 국민과의 합의가 필요한 중대한 사안입니다. 이것을 의료계와도, 국민과도 합의하지 않고 정부는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인 것입니다.

2) 포괄수가제는 7개 경증질환이 아니라 암치료 등 553개 전체 질환군으로 확대됩니다.
모든 의사들의 관심이 7개 경증질환의 포괄수가제에 몰려있는 동안, 정부는 금년 7월1일부터 35개 지방공사의료원과 5개 적십자병원에서 553개 전체 질환군에 대한 신포괄수가제를 적용하여 시범사업을 합니다. 경기도 일산소재 공단병원에서 이미 실패한 신포괄수가제를 또 다시 강제적용하여 시범사업을 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3~4년 내, 전국의 모든 병원에 거의 모든 질환에 대한 신포괄수가제 적용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3) 포괄수가제 강제적용은 바로 건정심에서 결정되었습니다.
전문가단체인 의사협회의 의견을 묵살하고 정부가 강행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현재 지불자와 공급자의 비율이 2:1로 구성된 현재의 건정심의 구조 때문입니다.

4) 4개과 의사회에서 중대한 결정을 내리셨습니다.
이번 7개 경증질환에 해당하는 4개과(안과/산부인과/이비인후과/외과) 의사회에서 국민이 포괄수가제 반대를 원하는 경우, 7월 1일부터 긴급/응급질환을 배제한 모든 선택수술을 일주일간 연기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것은 이 나라 전체 의료를 위한 위대한 결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5) 포괄수가제는 의사가 국민의 편에 서서 반대해야 합니다.
포괄수가제의 궁극적인 피해자는 국민입니다. 국민을 위한 길이 곧 의사를 위한 길이며 의사를 위한 길이 곧 국민을 위한 길입니다.

2. 정부와의 갈등 고조

1) 보건복지부 과장이 의협 집행부의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보건복지부 과장이 공중파 방송에 출연하여 두 차례나 의협집행부의 사퇴를 요구하였습니다. 정부의 일개 관료가 전문가단체의 수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것은 현 정부의 무소불위의 관료주의 의식의 일면을 보여주는 일입니다.

2) 건강보험공단의 조직적이고 악의적인 범죄가 발각되었습니다.
건강보험공단 직원 수십명이 조직적으로 인터넷상에서 의사를 비도덕적인 집단으로 비하하고 폄훼하는 글을 올렸다가 발각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것은 포괄수가제와 관련하여 의사들의 주장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기 위한 수단으로 강구된 것입니다. 국가로부터 건강보험제도의 운영을 위임 받아 준공무원의 신분으로 일하는 자들이 근무시간에 수십명이 조직적으로 입에 담기 어려운 의사비하발언으로 여론전을 벌였다는 것은 의료서비스의 공급자와 지불자 사이의 기본적 신뢰가 훼손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건강보험공단 직원들이 올린 글을 보시고 싶다면 http://blog.naver.com/ipudo/120162566555 를 방문하세요)

 
3. 대한의사협회의 입장과 계획

1) 목표는 정의로운 승리입니다.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로 잡음으로써 왜곡된 의료를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는, 그리고 의료의 주변자로 밀려난 의사의 위치를 의료의 중심으로 되돌려놓겠다는 모든 의사들의 열망을 현 집행부는 늘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정의로운 승리입니다.

2) 기본 원칙을 준수하고 지혜로운 전략에 따를 것입니다.
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집행부는 지혜롭게 전략을 준비하여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과거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을 것입니다.

3) 국민의 신뢰를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을 움직여야 하고, 정치인들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국민을 움직여야 합니다. 국민의 건강을 위한 의사의 외침을 국민이 믿을 수 있도록,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을 배가할 것입니다.

4. 회원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
지금의 왜곡된 의료제도는 오랜 시간 동안 진행되어 온 것으로 하루 아침에 뒤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근본적인 문제개선에 집중함으로써 그 물줄기를 바꾸어가는 노력을 하는 중입니다.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그러나 제도의 변화는, 우리 마음에 진정한 변화가 찾아왔을 때에 반드시 달성될 것입니다.

 뜨거운 열정과 관심으로, 그리고 긴 호흡으로 다 함께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갑시다. 참여하고 행동하는 모든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를 보냅니다.

고맙습니다.

                                                                        2012.6.25

대한의사협회 회장 노환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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