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5 18:04 (목)
말로는 소통, 속내는 불통...DRG 해결 의지있나?

말로는 소통, 속내는 불통...DRG 해결 의지있나?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2.05.21 17:4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평원 주최 심포지엄서 의료계-정부 입장차만 재확인
복지부, 7월시행 입장 고수...질 저하 등 반대론 정면반박

7개 질병군 포괄수가(DRG) 강제시행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의료계와 정부의 입장차로 공전만 거듭하고 있다.

특히 제도시행을 이끌고 있는 정부측은 수차례 공론의 장을 마련, 상호간의 소통강화와 신뢰회복이 사태해결의 열쇠라고 강변하면서도 7월 제도 시행입장을 고수하며 반대론을 반박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1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DRG 지불제도'를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DRG 강제시행에 대한 의료계와 정부의 시각차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DRG 운영현황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단적인 사례. 한쪽은 지금도 많은 기관들이 참여하고 있으니 강제시행도 문제 없다고 해석했고, 다른 쪽은 현행 DRG의 문제점을 반증하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양측이 분석의 근거로 삼은 것은 연도별 DRG 참여기관 현황. 물론 같은 자료다.

이에 따르면 2002년 DRG 참여기관은 상급병원 9.5%, 종합병원 45.2%, 병원 49%,의원 60.5%이며 2007년에는 각각의 수치가 2.3%, 38.7%, 41.7%, 78%, 그리고 작년 9월에는 0%, 24.1%, 40.3%, 85.2%로 변해왔다.

배경택 복지부 보험급여과장.

배경택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의원급 참여율이 지난해 85.2%에 이를 정도로, 강제시행을 하기전에도 많은 요양기관들이 자발적으로 DRG에 참여해왔으며 특히 최근에는 산과와 대장항문 등 전문병원에서도 모두 자발적으로 DRG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DRG가 의료 질 등의 문제점을 야기하지 않는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의 질 문제 또한 해외사례에서 보듯 DRG 적용이 의료의 질 저하로 연관된다는 연구결과는 별로 없다"면서 "의료계는 DRG 강제적용시 정부가 수가를 통제할 것이고 의료기관경영과 질 모두에 문제가 생길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지속 제공하고 경영을 효율화하면 경영적인 어려움은 자연적으로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영호 대한병원협회 정책위원장의 풀이는 이와 달랐다.

그는 "연도별 현황을 살펴보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참여는 늘어나고 있지만 대형병원의 참여는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이라면서 "이는 DRG가 소형 의원에서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만 병원급 이상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정영호 대한병원협회 정책위원장.

정 위원장은"실제 현장에서 대학병원 교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당수가 DRG 전면도입시 어려운 환자들이 대형병원에 쏠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반대로 비용이 줄어든 만큼 간단한 환자까지 몰려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형화된 진료를 피하고자는 인식의 문제도 있는데 이 같은 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단순히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또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투입된 자원과 보상이 너무 차이가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급여 수입에서의 마이너스요인을 비급여와 의료외 수익으로 얼마나 잘 메꾸느냐는 것이 경영자의 능력인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급여외 수입이 많으니 의료쪽 수가를 못준다는 상황이 반복되어 왔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이 사이클을 어떻게 깰 것이냐가 문제인데, 객관적인 수가 산정 없이는 쉽지 않다"고 했다.

복지부 또한 급여 수익악화가 비급여 확대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데는 동의했지만, OECD 보고서 등을 인용해 상급병원으로의 DRG 확대를 통해 병원 운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그 열쇠가 될 것이라고 봤다.

복지부 측은 특히 이날 "의료공급자들이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큰 것 같다"면서 "보다 중요한 것은 의료계와 정부간 상호간 불신을 해소하고 호주의 사례와 같이 정부와 이해 당사자 모여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논의는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7월 시행이 불가피 하다는 입장을 반복했고, 의료계의 의료 질 저하 우려 등 반대론을 반박하는데도 힘을 쏟았다.

이에 업저버로 자격으로 참여한 이재호 대한의사협회 의무이사가 심포지엄에 참여한 미국와 유럽 등 국제 석학들을 향해 제도시행의 타당성을 따져묻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 의무이사는 "민간의료기관 의존율이 90%를 넘어서고 적정수가가 보장되지 않으며 수가 조정기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DRG를 강제시행하는 것이 맞는 일이냐"면서 "한국 정부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제도를 먼저 시행하고 보완하겠다고 하는데, 이것이 올바른 방향인지 의견을 달라"고 요구 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