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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규 "적절한 시기에 복지부와 대화 시작할 것"
노환규 "적절한 시기에 복지부와 대화 시작할 것"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2.05.0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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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기자회견..."강경일변도 누구도 원치 않아"
대회원·국민 소통 늘리고 타직역과도 공조할 것

▲ 노환규 의협회장이 2일 오전 취임식을 마친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2일 취임식을 시작으로 공식적인 의협 회무에 들어간 노환규 의협회장은 "머지 않은 시기에 정부와 활발한 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회장은 이날 출입기자단과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노환규 집행부는) 정부와 대화가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 대표로서 노 회장이 보여준 직선적·비타협적 이미지에 익숙한 일선 회원들이 자연스레 품게된 '의협-정부간 대화 단절' 우려는 오해일 뿐이라는 해명이다.

노 회장은 또 회원·국민과의 '소통'을 중요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회원과의 대화를 활발히 진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타 직역 단체와 관계 개선, 재정립에도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간호사·간호조무사·의료기사를 '공동운명체'로 규정하고,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만성질환 관리제와 의료분쟁조정법 시급한 현안에 대해서는 "과거 처럼 힘 없이 당하지 않겠다"는 굳은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함께 노 회장은 최근 사회적 논란이 크게 일고 있는 광우병 파동에 대해 조만간 의협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올 초 전의총이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발표, 사회적 논란이 일자 "의학적 소신을 밝히는 것은 의사의 의무"라는 입장을 냈던 것과 연장선에 있다. 의료 현안에 대해 전문가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전임 집행부에 대한 특별 회계감사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중대한 부정이 발견되면 당사자에게 책임을 묻겠지만, 단순실수나 경미한 사안에 대해서는 최대한 관용을 베풀겠다는 입장이다.

노 회장은 "앞으로 의협은 거의 모든 것이 바뀔 것"이라고 강조하고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회원들에 대한 의협 임직원들의 마인드이며, 그것이 달라지면 많은 것이 함께 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회원들로부터 박수 받는 의협, 회비를 기꺼이 내고 싶은 의협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 ⓒ의협신문 김선경

다음은 기자회견의 주요 일문 일답.

△의료계와 정부가 앞으로 대화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 많은 분들이 이번 집행부에 기대를 걸고 있고, 일부는 의협이 강경일변도로 나아가 정부와 대화가 부족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것은 우리 집행부도 원치 않고, 정부도 원하지 않는 것이다.

의료 현안에 대해 복지부와 의협이 원하는 방향성은 서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취임 초기에는 이전 집행부가 걸어왔던 행보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므로 복지부도 이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만성질환관리제도의 경우 전 집행부가 찬성해 시행에 들어갔지만, 현 집행부가 반대하고 있어 서로 새롭게 조율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그다지 긴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을 것이다. 적절한 시기가 되면 복지부와 활발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복지부와 협상에서 무엇을 주고, 무엇을 얻을 것인가?
― 협상은 주고 받는게 아니라, 서로가 원하는 것을 가져가는 것이다. 지금 정부가 원하는 것은 국민이 적은 의료비를 쓰면서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적은 의료비를 내고 받아 온 의료서비스가 질 좋은게 아니었다는 사실을 국민이 깨닫게 된다면, 의사에게는 국민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선택권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어떻게 될까?

정부가 원하는게 달라질 것이다. 정부는 어찌됐건 국민이 만족하길 원한다. 바로 이 부분에서 정부와 협상의 여지가 생겨난다. 반드시 우리가 무엇을 내놓아야만 협상이 아니다. 서로가 원하는 접점을 찾아가는 것이 협상이다.

△다른 보건의료단체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
―간호사·간호조무사·의료기사 등은 기본적으로 공동운명체다. 의료기관이 흥하면 함께 흥하고, 망하면 같이 망한다. 공동운명체란 마인드를 가지고 각 단체들과 긴밀히 협조하겠다. 한의사의 경우 그들이 현대의학의 영역을 침범하는 한 보완적이거나 우호적 협력관계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는 이원화된 면허에 대한 근본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약사회는 기본적으로는 함께 협력해야 할 보건의료단체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의료비의 구성에 대한 불균형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연간 조제료가 약 3조원에 달하는데, 이는 전체 수술비용 보다 더 많은 수준이다. 우리 의사들은 이런 부분이 잘못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은 약사와 의사가 밥그릇 싸움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의료의 본질적 가치를 회복하는 문제이며 결국 국민에게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문제와 연결된다. 환자단체연합회의 최근 행보는 크게 아쉬운 부분이 있다.

환자를 위하지 않고 자신들의 입지를 위해 행동하는 것 같다. 진정 환자를 위한다면 의사와 다툴 것이 아니라 정부를 상대로 올바른 의료제도를 요구해야 할 것이다.

▲ ⓒ의협신문 김선경
△리베이트 쌍벌제와 관련해 새 집행부와 제약업체와의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제약회사는 의료계의 오랜 파트너지만 물질적인 주고 받음의 관계를 벗어나 제도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관계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 나는 절대로 제약회사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는다. 제약산업을 필두로 한 바이오헬스 산업이 앞으로 우리나라의 먹거리를 가져다 줄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바이오헬스 산업을 이끌만한 제약회사가 있나? 정부는 그런 제약사를 육성하기 위해 각종 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나 오히려 업체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제도 개선을 위해 의사와 제약사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의협 특별 회계감사에 대해.
― 과거의 모든 회계 문제는 이번 대의원총회 결의 사항인 특별위원회 감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데 회원들이 바라는 것은 회계 부정에 대한 발본색원도 있겠지만, 그보다 훨씬 더 크게 원하는 것은 의협이 정부에 제대로된 목소리를 내고 잘못된 제도를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 집행부의 과거사를 뒤지며 고소고발에 힘을 쏟고, 그로 인해 의료계가 시끄러워진다면 그것은 바로 복지부가 원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한정된 에너지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더 집중하는 것이 우선시 해야 할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 과거 집행부에 어떤 큰 부정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정이 발견될 경우, 단순한 실수나 고의적이지 않은 것은 덮고 넘어가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고의적이고 중대한 부정이 발견될 경우 반드시 당사자가 책임져야 할 것이다. 재감사를 통해 그런 부분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재감사에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회무에만 집중할 것이다.

△만성질환 관리제도와 의료분쟁조정법에 대한 앞으로 대응 방향은?
― 만성질환관리제의 경우 제도 불참을 위해 더욱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다. 여전히 많은 의사들이 오는 7월 (만성질환관리제도에 대한) 보건소의 개입 사실을 모르고 있다. 이에 대한 홍보에 주력할 것이다. 안내 포스터를 이번 주 내로 제작·배포하겠다.

만약 특정 진료과목 의사회에서 만성질환관리제에 대한 찬성 의견을 갖거나, 반대하지 않는다면 회원들과 직접 소통할 것이다. 의료분쟁조정법은 내주 초 중에 산부인과의사회, 의학회 그리고 병원협회와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대불금 강제 징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할 것이며 법적 대응도 준비 중이다.

과거와 달리 힘 없이 당하고 있지 않을 것이다.

△의사면허 신고제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
―이 사안은 상세한 분석이 필요하다. 빠른 시간내에 대응책을 마련하겠다. 기본 기조는 부정적이다. 의협을 무력화시킬 것이고, (의사들에게) 괜한 일거리를 만드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의사의 현재 근무상태는 보건복지부가 상세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므로 의협이 현황을 파악해 보고할 것이 아니라, 복지부가 의사 개인의 동의를 얻어 의협에 정보를 제공하면 된다.

△복지부의 한방 물리요법 급여 목록정비에 대해서는?
―현대의학에 대한 묵과할 수 없는 도전이다. 한방의료행위를 정의하는 정의위원회에 대한 재구성부터 요구하겠다.

▲ ⓒ의협신문 김선경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의사 사회의 내부 자정 노력을 크게 강화하겠다. 스스로 자정하지 못하면 결국 외부의 자정을 받게 된다. 과거 의료계 내부에 자율 자정기구가 잘 갖춰져 있었더라면, 리베이트 쌍벌제나 도가니법 같은 어이없는 법들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의협 윤리위원회를 강화하고 자율성을 크게 확보하겠다. 그동안 의사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잘못 해석해서 동료의사를 무조건 감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미 사회에서는 상식이 된 문제가 의료계 내에서는 여전히 비상식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의사들이 사회적 신뢰를 잃은 이유는 의사 스스로 초래한 부분도 있고, 정치인들이 전략적으로 이용한 부분도 있다. 그런데 의사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가 떨어지면 그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국민이다. 선진 사회로 갈수록 의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의사의 신뢰회복은 매우 시급한 문제다.

△기업가로서 의협의 어떤 점이 문제점으로 보이는가?
― 취임 전에 의협에 와보니 모든 직원이 11시 반부터 식사를 하더라. 점심시간은 12∼1시 까지인데 12시 반이면 식사가 다 끝난다. 일반 기업 같으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기업의 생리는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 하는 것인데, 의협은 그런 부분이 많이 부족했다. 의협은 회무 경험보다는 마케팅, 조직관리 등 경영 경험이 더 필요한 곳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 의협 시도의사회 산하의 시군구의사회는 회원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친목회' 같은 조직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시군구의사회의 업무는 정부 제도를 논의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일이었다. 앞으로 의협 조직의 체질개선과 효율성 극대화에 주력하겠다.

△광우병에 대한 입장은 언제쯤 나오나?
― 2008년 6월 광우병 대란 당시, 전세계에서 광우병으로 진단된 소가 몇 마리인지 알고 있나? 약 19만 마리다. 그 중에 미국 소는 불과 3마리, 그나마 한 마리는 캐나다에서 수입된 소였다. 이 같은 사실을 당시 언론과 의협이 국민에게 알렸어야 했다.

앞으로 의협은 의학적 문제로 사회가 혼란에 빠져 있을 때 전문가적 목소리를 낼 것이다. 이번 광우병 검역중단 논란에 대해서는 앞으로 약 2주 정도 후에 입장을 표명할 것이다. 이를 위해 신경과·예방의학·감염내과, 필요하다면 수의학과 등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하겠다.

△앞으로 의협과 전의총과의 관계는 어떻게 형성되는 것인가?
― 전의총은 공식단체(의협)가 하기 어려운 임의단체의 역할을 다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대내적으로 추진할 역점사업을 소개해 달라.
― 우선 민원 업무를 강화해 대회원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 전자차트 사업도 힘있게 추진하겠다. 특히 회원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소통채널을 개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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