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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story 의료계에 부는 선거 열풍 "정치, 해봅시다"

coverstory 의료계에 부는 선거 열풍 "정치, 해봅시다"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2.01.0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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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총선·대선 반드시 투표하겠다" 77%
의사 2명 중 1명 "정치 후원금 낼 의향 있다"

▲ 2004년 2월 서울 영의도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 결의대회에서 정치세력화 롯켓을 쏘아 올리고 있다.
Cover Story

지난해 우리 사회를 풍미한 키워드는 단연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였다. 평균 다운로드 200만 건, 조회수 600만 건을 기록하고 있는 이 팟캐스트 방송은 보수·진보 여하를 불문하고 매회 새로운 이슈를 낳으면서 대안언론으로 급부상했다.

나꼼수를 기획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의 저서 '닥치고 정치'는 하반기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줄곧 상위권을 지키며 출판 시장을 장악하기도 했다.

'정치인들은 다 똑같다'며 선거일을 쉬는 날 쯤으로 인식하던 사회 구성원 사이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소설가, 방송인 등 유명인사가 투표 참여를 적극 독려하는가 하면, 후보의 출신지역이나 학력을 떠나 공약을 꼼꼼히 따져보고 소중한 한 표를 결정하는 유권자가 늘고 있다.

바야흐로 정치의 시대, 의료계도 예외는 아니다. 의협신문이 임진년 새해를 맞아 대한의사협회 회원 1022명을 대상으로 올해 총선·대선에 대한 전망, 정치 성향 및 정치 참여도를 조사한 결과 77.4%가 '올해 예정된 총선·대선 투표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응답했다.

'가급적 참여할 생각'이라는 응답도 18.2%였다. 이를 합치면 95.6%라는 압도적인 응답자가 투표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 때 가서 참여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라는 응답은 3.1%, '참여할 생각이 없다'는 응답은 0.7%에 그쳤다<그림 1>.

 

직역별로는 개원의나 봉직의 보다는 대학병원 교수와 비교적 젊은 의사층에 속하는 전공의, 전임의, 군의관의 투표 의지가 두드러졌다.

투표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응답한 교수와 전공의, 전임의의 비율은 80%를 웃돌았고, 군의관의 경우 11명의 응답자 가운데 10명이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혀 최고치인 90.9%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83.0%), 인천(80.0%), 경북(82.4%)의 참여 의사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유권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가 투표라면, 보다 적극적인 정치 행위로 정당에 가입하거나 후원금을 내는 방법을 들 수 있다. 정치자금법에서는 정치인에 후원금을 기탁하면 세액공제 또는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정당에 가입하거나(3.5%) 후원금을 내는 경우(9.3%)는 소수에 그쳤지만< 그림 2>

 

, 56.8%가 앞으로 후원금이나 기부금을 낼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그림 3>.

 

의사 과반수가 투표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서 선호하는 정치인을 돕는 행동에 착수할 생각이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김동석 의협 기획이사는 "각 단체에서 정치인에게 무언의 압력으로 느껴질 수 있게 시도하는 것이 합법적인 정치자금법상의 후원금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당에 가입하지 않았고, 후원금을 내지 않고 있지만 정치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은 80.3%를 차지했다. 투표에 반드시 참여하겠다고 응답한 77.4%와 근접한 수치다.

'누구에게 한 표?' 정치세력화 쟁점 부각

이러한 설문 결과는 정치력이 사회 곳곳에 침투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정책적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정치인의 정책적 노선이나 이념적 성향이 특정 단체 또는 계층의 이해관계와 직접적으로 맞물릴 수 있다는 점에서 누구에게 한 표를 찍을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중요하다.

더 나아가 의사 출신 국회의원을 늘려 의료계 입장을 반영한 정책 입안에 힘쓰게 한다거나, 이들 후보자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적으로 힘을 보태는 의협의 정치세력화가 장기적인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4일 열린 의료계 신년교례회에서 경만호 의협회장은 "총선과 대선에 의료계가 참여해 불합리한 의료제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작은 노력이라도 끊임없이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다'는 '수적천석(水滴穿石)'을 이뤄낼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나가자"고 말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는 지난해 11월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과 제18대 대통령 선거에 대비한 안내서 '선거운동 이렇게 합시다'를 출간했다. 저술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임·직원 대상 강의를 맡고 있는 정치컨설턴트 이재술씨가 맡았다.

특정단체에서 정재·계 인맥을 다지면서 물밑 작업을 하거나 단체 차원에서 정계 진출을 돕기 위한 산하 조직을 구성한 경우는 있지만, 일반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선거지침서를 제작한 경우는 이례적이다.

의사의 다양한 정치 참여에 대한 의지를 지원하면서도 법적 테두리 안에서 건전한 선거문화를 확립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박윤형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의료계에 우호적인 후보자에 대한 합리적 선거운동 및 지원 방법을 알리고 싶었다"며 "궁극적으로 의사 회원과 협회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협, 합법적 틀 안에서 적극 나서야" 54.4%

그렇다면 올해 4월과 12월 치러지는 굵직한 두 선거에 의협이 나서는 것에 대한 회원들의 생각은 어떨까. 설문에서 응답자 절반 이상(54.4%)은 '의료계에 우호적인 정치인을 위해 후원금을 내고, 의협 홈페이지를 통해 낙천·낙선 운동을 벌이는 등 합법적인 틀 안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답했다<그림 4>.

 

특히 젊은 의사로 대표되는 20대(63.2%), 전공의(65.5%)의 지지 비율이 높았다. 지역별로는 울산(69.2%), 충남(60.7%), 전남(66.7%)이 평균치를 웃돌았다.

이어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무방하지만, 의협이 나서는 것은 편파 논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도 41.8%로 집계됐다. 전문가 단체가 섣불리 정치색을 드러냈다가 '체면만 구기는'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신중한 태도를 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의약분업으로 초래된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정치계 및 사회 전반에 대한 불만이 폭등한 2000년대 초반에 비해서는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은 듯 보인다.

당시 사회적 현안에 대한 입장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의협이 정책 입안과 집행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강력한 이익단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선언이 내부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건강보험을 비롯한 의료제도 연구를 통해 의료계가 필요로 하는 정책을 개발하는 의료정책연구소도 이 무렵 설립됐다.

앞서 진행된 비슷한 설문에서도 이 같은 의지를 읽을 수 있다. 2002년 의협신문 창간 35주년 특집 설문에서 의협의 정치세력화에 찬성하는 의사는 10명 가운데 8명 정도로 조사됐다(78.3%).

찬성자는 전 계층에서 70% 이상으로 나타난 가운데, 40대 이하 청장년층(81% 내외), 공중보건의(91.5%), 대구/경북(86.4%)이 다른 지역이나 계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찬성 비율이 높았다.

의사 출신 후보, 지역구 출마에 따르는 변수는…

실제로 각종 선거마다 몇 명의 의사 출신 정치인이 출사표를 던지는가는 의료계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4월 11일 치러지는 19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의협신문이 입수한 예상자 명단에 따르면 전국 시·도 지역구에서 의사 15명이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표 참조>.

 

   <19대 총선 의사출신 출마 예상자 명단>
이름 지역 정당
김석범 경기 의정부 갑 한나라당
김영태 경남 진주 을 한나라당
김영호 충북 진천·음성·괴산·증평 한나라당
신상진 경기 성남 중원 한나라당
안홍준 경남 마산 을 한나라당
조문환 경남 양산 한나라당
정 근 부산 진 갑 한나라당
최중근 경북 구미 을 한나라당
황인성 인천 중·동구 옹진군 한나라당
김방철 서울 강북 갑 민주통합당
임익강 서울 광진 갑 민주통합당
고창권 부산 해운대·기장 갑 통합진보당
노순기 부산 진 을 통합진보당
안호국 부산 사하 통합진보당
정일용 경기 구리 통합진보당

 

한나라당이 15명 중 9명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통합진보당 4명, 민주통합당 2명 등 야당 성향의 의사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의사 출신 후보자가 지역구에 출마할 경우 의사들의 표심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속담을 증명하듯 응답자 과반수(53%)는 해당 후보자에게 표를 줄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의사 출신 후보자의 당선을 위해 적극 선거운동에 참여하겠다'고 답한 18.3%와 '선거운동까지는 아니라도 투표에는 참여하겠다'고 답한 34.7%를 합한 결과다<그림 5>.

 

지역별로는 울산에서 적극 선거운동에 참여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46.2%).

반면 출신과는 별개로 '정책·공약·인물·경력 등을 꼼꼼히 따져보겠다'는 응답도 46.2%로 뒤를 이었다. 한국 정치의 특색이자 한계로 지적되는 학연·지연을 떠나 각 후보가 내세우는 공약을 세밀히 검토해 후보자를 고르는 방법은 '정책선거'로 권장되는 새로운 선거 풍토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부분은 전체 회원 응답자 중 남성(44.6%) 보다는 여성(64.6%), 개원의(36.9%) 보다는 교수(60.7%)에게서 '꼼꼼히 따져보고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수치를 기록한 점이다. 반대로 의사 출신 후보자가 출마할 경우 선거운동을 적극 돕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7.6%) 보다는 남성(19.2%), 교수(10.7%) 보다는 개원의(23.7%)가 월등히 높았다.

이밖에 전임의(65.8%), 공중보건의(63.5%, 군의관(81.8%) 등 젊은 의사층에서 선거운동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고루 높게 나타났다.

의사 출신 후보자를 뽑든, 공약을 살펴 선호하는 후보자를 뽑든 응답자 10명 가운데 7∼8명이 반드시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정치에 관심이 높아진 사회 분위기와 맥을 같이 한다.

여기에 의료계가 SNS를 통한 투표 독려 등 새로운 매체를 활용한 선거운동과 입장 표명에 발 빠른 행보를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 국회의원 보좌관을 역임한 김주경 경기 오산·무지개연합의원장은 "의사단체는 아직도 '한나라당이면 OK'라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을 갖고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특정 정당에 대한 막무가내식 짝사랑은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면서 "이제는 막강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케이블 방송이나 라디오, 인터넷을 적극 활용해 여론을 형성하는 등 영리한 대처법을 강구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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