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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문턱을 낮추어 주는 일 원광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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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1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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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의과대학병원 재활의학과

정미(23세·가명) 씨는 왼손이 자유롭지 못하다. 왼발 뒤꿈치가 바닥에 닿지 않아 혼자 일어서는 것도 어렵고 걸음도 자유롭지 못하다.

자유로운 몸짓과 말을 잃어버린 건 교통사고 때문이었다. 꿈 많고 웃음 가득했던 여중생 때였다. 부모님의 지극한 보살핌으로 그녀는 작은 그녀의 방에서 또 다른 꿈을 꿀 수 있게 되었다.

예쁘게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자꾸만 굳어가는 그녀의 발을 땅에 딛을 수 있도록 임유현 전공의가 도와준다.

보조기를 착용할 수 있는지 이리저리 살펴본다. 정미 씨의 어머니가 의사 선생님의 방문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하더니 잘 익은 홍시를 내어 온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우리 딸이 걸을 수 있게 잘 봐주세요. 선생님이 오시니까 혼자 저렇게 서보겠다고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기특하네요."

혼자 벽을 짚고 일어서는 정미 씨를 바라보던 어머니의 뺨이 홍시처럼 빨갛게 상기되었다.

 
원광대학교 의과대학병원 재활의학과 레지던트 3년차가 주축이 되어 무료진료 활동을 펼친 지 17년이 되었다. 지금은 임유현 전공의와 김지희 전공의가 중심이 되어 익산시 장애인 시설과 보건소 방문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정미 씨를 만난 날도 바로 익산시 보건소와 함께 매월 한 번씩 시행하고 있는 방문 보건 활동을 나가는 날이었다. 익산시보건소 배평인 간호사와 함께 저소득층 장애우와 중증 장애인의 집을 찾았다.

올해 여든 셋이 되었다는 할머니는 임유현 전공의가 몇 달 전에 알려준 대로 꾸준히 운동을 하고 스트레칭을 했더니 지금은 한결 걷는 것이 편해졌다며 몇 번이고 그의 손을 잡고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그는 매번 방문할 때마다 운동요법을 알려준다. 간단한 운동이지만 교육을 받은 적이 없기에 몰라서 하지 못하다 결국 근육이 굳어져 더욱 나빠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재활의학과 의사들이 직접 방문해서 상담을 하고 간단한 운동요법을 알려주고 상태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환자들의 마음은 한결 편안해진다.

"보조기 하나면 조금 더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데 몰라서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가서 보조기 착용을 안내해주고 또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죠."

임유현 전공의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조금이라도 높이는 데 큰 관심을 보였다. 배평인 방문간호사에게 바뀐 장애복지제도에 관해 묻고 또 물어본다.

이 모든 것이 혹시 몰라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우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장애인 복지에 관한 제도를 안내하고 지원을 받아 보조기를 구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그러다 보니 정부에서 시행하는 각종 제도와 정책에 대해서 늘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족하수(발목을 위로 들어올리지 못하는 마비 현상)환우가 있었어요. 신경외과 환자였는데 발을 들 수가 없어서 늘 걸려 넘어지기 일쑤였어요. 그 발에 맞는 보조기를 맞출 수 있도록 도와줬는데 이후 그 환자가 혼자 걸어다니며 일상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죠. 그 때 정말 보람을 느꼈어요."

그는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환자가 보조기를 통해 세상을 향해 한 발을 내딛었을 때라 소회한다. 원광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는 1994년 재활의학과 개설 이후 동산장애복지관과 동그라미 재활원 방문 진료를 시작으로 지금껏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이들 시설에서는 중증장애인과 노인·재가 장애인을 위한 포괄적인 재활치료를 실시한다. 그들의 봉사활동은 익산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2000년부터 군산장애인 복지관을 비롯해 캄보디아·네팔 등 의료 소외지역의 무료 봉사활동으로 확대해 진행하고 있다.

 
김지희 전공의는 작년에 동그라미재활원 장애우와 함께 한라산을 등반 했다.

"뇌병변장애 환자가 많다보니 어려움은 있었지만 한라산 정상에 올랐을 때 큰 보람과 성취감을 느꼈어요."

장애우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더욱 뿌듯했다는 그녀는 재활의학과를 스토리가 있는 학과라 소개한다.

"재활의학과 환자의 특징은 급성기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환자를 살필 수 있다는 것, 또 운동요법 등을 알려주며 환자의 호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그녀의 말대로 예방의학과 치료의학에 이어 질환이나 외상으로 인한 뇌졸중·척추손상·사지 절단 등의 비교적 심한 장애를 갖고 있는 환자뿐만 아니라 각종 통증으로 인하여 평소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모든 환자의 신체기능을 최대한으로 회복시켜 타인의 도움없이 또는 최소한의 도움으로 독립적이고 질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재활의학과의 역할이다. 그래서 재활의학은 흔히 제3의 의학이라 부르기도 한다.

비장애인처럼 정상적으로 활동하기는 어렵지만 장애를 받아들이고 그 조건 하에서 최대한 신체적·정신적·사회적 능력과 취미·직업·교육 등의 잠재적 능력을 개발해주고 그 사람으로 하여금 가능한 정상에 가까운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바로 그들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모든 삶을 책임질 수는 없지만 불편함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또 그만큼 더 편안해진다면 그것이 바로 보람이고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지희 전공의는 장애를 가진 이들이 집밖으로 나와 사회에서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을 늘 고민하며 살아간다.

"우리가 특별한 어떤 것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지금까지 재활의학과 교수님과 선배님들께서 이룩하고 쌓아놓으신 전통을 받아 이어가고 있는 것뿐이니까요.

선배님들과 지금의 전공의들을 지도하시는 교수님께서 봉사활동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추천해주시고 배려해 주셔서 저희들이 한결 마음 편하게 무료 진료 및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우리 과가 활동할 수 있도록 병원장님과 사회사업팀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이 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었어요."

장애를 장애로 느끼지 않고 육체의 장애가 마음의 장애로 이어지지 않도록 몸과 마음을 치료하는 일, 원광대학교 재활의학과가 17년간 이어온 전통이었다. 그리고 이 전통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

글·사진 김지희(보령제약 사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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