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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4 19:44 (수)
행복해지고 싶으면

행복해지고 싶으면

  • 이영재 기자 garden@doctorsnews.co.kr
  • 승인 2011.12.1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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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사수필가협회 지음/북나비 펴냄/1만 2000원

글의 힘은 무한하다. 종이 위에 써내려간 글 한 줄에 한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단초가 되기도 한다.

많은 삶과 죽음을 눈 앞에서 겪으며 의사는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 데 모든 의학적 지식을 동원한다. 생명에 대한 열정과 의사로서의 사명은 실낱같은 희망에 매달린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더하기도하고 기적의 씨앗을 뿌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의사가 육신의 상처를 감싸주는데 그치지 않고 사람의 마음까지 어루만져주고 보살필 수 있다면…. 누군가에게 '행복해지려면 행복하다고 생각하라'는 마음 속 목소리를 건넬수 있다면….

진료와 수필. 너무 다르게 보이는 이들의 공통점은 사랑이다. 몸이 아픈 사람의 고통을 없애주는 것도 사랑이고 마음이 울적한 사람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것도 사랑이다.

의술로 몸을 치료하고 글로 아프고 소외된 마음을 어루만져주기 위해 의사들은 바쁘고 고달픈 진료시간 속에서도 읽고 생각하고 글을 쓴다.

2008년 발족한 한국의사수필가협회의 세번째 수필집 <행복해지고 싶으면>이 출간됐다.

창립 이후 <너 의사 맞아?>(2009) <아픈환자, 외로운 의사>(2010)를 매년 펴내고 있는 의사수필가협회는 이번 책에서 환자의 아픔과 함께 하면서 느꼈던 뿌듯함과 보람, 슬픔과 고뇌의 편린들을 생명을 다루는 고귀하고 순수한 의업의 길로부터 옮겨 놓는다.

필자들의 생각은 한 곳으로 통한다. 인간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갖고 인술을 베푸는 데는 문학이 필요하며 따뜻한 글 한 편이 그 역할을 충분히 감당한다는 생각이다. '성공하는 의사'보다는 '좋은 의사', '잘난 의사' 보다는 '멋진 의사'가 되기를 소원하면서 써내려간 한 줄 한 줄의 글 속에 그들의 소박하고 가난한 마음이 녹아있다.

책 속에 담긴 56편의 작품은 군더더기 없이 정갈하고 담백하다. 손끝에 모아진 소소한 일상은 어느새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현학적이지 않고 어렵지도 않지만 켜켜이 쌓인 삶의 흔적에서 잃어버린 정과 살아가는 지혜를 배운다. 필진 모두가 등단한 수필작가로 그들의 공력은 책갈피를 넘기는 손과 눈을 사로잡는다.

장덕민(그날의 짜장면, 엄마의 옻독)·남호탁(안개 할머니, 노의사의 문상)·전경홍(시한부 인생, 송이버섯 향기)·박대환(당뇨족, 화상과 어머니)·이희(편지, 천불전에서)·윤주홍(망덕의 한, 두고 온 여심)·이정희(알로이시오 신부님 1·2)·정명희(꼭 붙어 있어라, 행복해지고 싶으면)·김애양(안도의 빛깔, 소심한 진료비)·이종규(아리랑과 메나리, 양수천에서)·맹광호(아버지, 울지마 톤즈)·임만빈(모티, 배꼽)·권준우(묵국, 눌은밥)·유인철(운동회, 종군일기)·정경헌(아름다운 퇴장, 어떤 이별)·오세윤(편지, 지고는 못 살아)·고대진(우리 부부의 사랑 표현, 천상의 소리 마음의 소리)·장원의(마디를 보며, 우물)·조광현(민 노인의 사랑)·신종찬(원래 들쭉날쭉한 겁니다, 북한산의 설선)·김종길(어떤 관계, 구미호의 한)·이방헌(빈 조개, 숟가락과 젓가락)·이동민(임만빈 선생의 글을 읽고, 키질 석굴에서)·김호택(디지털과 아날로그, 루푸스와 역지사지)·이무일(쌕과 선, 대초원에 부는 바람)·박언휘(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물을 답을 알고 있다)·권경자('스미마센' 한마디 값, 배드민턴 예찬)·강대식(기저귀를 찬 할아버지, 깨진 기록)·황치일(저승이야기) 등이 진료현장과 일상에서 엮어낸 진솔한 이야기를 만날수 있다(☎02-903-7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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