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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成年)과 노년(老年)

성년(成年)과 노년(老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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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1.2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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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이혁(대한의사협회 고문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 총재)

성년은 사람으로서 지능이나 신체가 완전히 성숙한 나이를 말한다. 이에 미치지 않는 경우가 미성년이다. 대체로 20세가 중심으로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민법상 20세로 성년이 된다. 독일·프랑스에서는 21세, 네덜란드에서는 23세, 일본은 20세이다.

한편 독일·스위스에서는 18세 이상의 특정 미성년자에게 법원이 성년자와 같은 능력을 주는 성년선고(成年宣告)제도가 있고, 프랑스에서는 15세 이상의 특정 미성년자에게 일정한 범위의 능력을 주는 제도가 있다. 또한 혼인을 한 미성년자를 성년자로 하는 입법례도 있다.

우리나라와 프랑스·스위스 등이 그러하다. 성년의 효과로는 공법상으로 선거권 취득·특정자격 취득 등의 특전이 있다.

노년은 일반적으로 60세 또는 70세 이후의 연령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법률상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65세에서 74세까지를 전기고령자(前期高齡者), 75세 이상을 후기고령자(後期高齡者)로 규정하고 있다.

과거에 서구에서는 50세 이후를 노년으로 보았다. 노년에 대한 관념은 시대와 사회에 따라 달랐으며, 절대적인 정의는 없었다. 오늘날처럼 수명이 길어지고 사회적 활동기간이 길어지면 노년에 대한 관념도 달라진다. 신체적·정신적 기능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최근 미국의 연구에 의하면, 양로원에서 충분한 보살핌을 받고 있는 노인에게 획일적인 생활을 강요하지 않는 대신, 자신의 생활을 스스로 선택하게 하고 사회적 사항에 관한 책임을 지게 하자, 활기를 되찾고 사망률도 저하하는 등의 뚜렷한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사는 보람이 노년기의 심신건강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심신의 여러 기능이 쇠퇴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책임감이 강한 사람일수록 무력감과 자존심 손상으로 스트레스 과잉현상이 온다는 보고도 있다. 자신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능력발휘와 자기 충족감이 삶의 보람의 원천임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한편 '노년'과 더불어 '만년(晩年)·모년(暮年)'이라는 단어도 잘 사용된다. 때로는 노후(老後)를 '숙년(熟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인생은 과정(過程)

인생은 과정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특정한 과정이 별안간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성년기나 노년기가 돌연 출현하는 것이 아님은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다. 유아기나 청소년기를 거쳐 성년기가 오는 것이며, 청장년기(靑壯年期)를 거쳐 노년기가 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년기나 노년기를 독립적으로 생각할 수는 없는 일이다.

공자는 72세에 타계했는데, 자신의 일생을 몇 가지 단락으로 나눠서 인생의 전개과정을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말했다.

"나는 15세가 되어서 학문에 뜻을 두었고, 30세가 되어서 '학문의 기초'를 확립했고, 40세가 되어서는 판단에 혼란을 일으키지 않았고, 50세가 되어서는 천명(天命)을 알았고, 60세가 되어서 귀로 들으면 그 뜻을 알았고, 70세가 되어서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것대로 따라하여도 법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吾, 十有五而志干學, 三十而立, 四十而不惑, 五十而志天命, 六十而耳順, 七十而從心 所欲不踰矩).

공자의 인생전개가 모든 사람의 표준이 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나이가 더해 갈수록 원숙의 정도가 높아져 향상일로(向上一路)를 살아왔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갈 길을 밝혀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오늘날에도 지학(志學)은 15세를, 이립(而立)은 30세를, 불혹(不惑)은 40세를, 지명(知命)은 50세를, 이순(耳順)은 60세를, 종심(從心)은 70세를 각각 나타내는 말로 사용된다.

이와 같은 공자의 말씀을 통해서도 '이생은 과정이다'라는 해석은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특히 고려해야 할 점은 성년이 된 후에는 자립성(自立性)과 이타성(利他性)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이외에도 바람직한 목표나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의 경험상으로는 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사료된다.

자립성의 시작은 어릴 때의 가정교육에서부터 시작된다. 어릴 때의 지나친 과보호(過保護) 습관이 자립성을 구축하는데 얼마나 악영향을 끼치는 가는 우리들이 숙지하고 있는 바이다.

그러한데도 우리 주위에는 이와 같은 기본원리를 모르는, 혹은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않는 많은 부모들이 있다. 다시 말해 성년이 되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자립성을 위해, 어릴 때부터 옳은 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필자는 '자립성'에 관련하여 훌륭한 경험을 한 바가 있다. 1988년 10월 15일부터 24일까지 10일간 제 8회 장애인 올림픽대회가 서울에서 열렸다. 당시 필자는 보사부장관이었기 때문에 장애인 올림픽에는 직접적인 책임이 있었으며, 10일간 선수들 곁을 거의 떠나지 않았다.

61개국에서 3053명의 선수, 국제기구요원 100명, 경기 기술임원 687명, 보도진 249명, 자원봉사자 5911명, 지원요원 5804명, 단기 고용요원 252명 등 1만 2216명의 대회운영위원들이 참가했다.

장애인 올림픽을 통해서 나는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지만 두 가지만 소개한다. 하나는 참가선수들의 '자립정신'이었다. 식사를 할 때 신체적으로 불편한 선수들이 상당히 많았다 그럴 때는 자원봉사 아줌마들이 달려가서 도우려고 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예외 없이 도움을 거절하고 자신들의 힘으로 해결했다. 필자는 '자립정신'의 극치를 목격했던 것이다. "과연 올림픽 선수로구나"하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다른 하나는 자원봉사 아줌마에게서 사랑과 인내의 극치를 본 것이다. "참다운 인간애란 바로 저런 것이구나"하고 감동했다(회고록 또하나의 언덕, 신원문화사 1993. p.386쪽 참조)

또 하나의 과제는 '남에게 무엇인가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년기를 지난 사람들에게는 남을 위한다는 정신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다시 말해 '이타성'(利他性)은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덕목이다. '이타성'은'사랑'과 상통한다.

'이웃사랑'·'나라사랑'을 비롯한 모든 사랑이,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갖추고 있어야 할 덕목이라는데 관하여는 설명할 나위가 없는 줄로 안다.

아무것도 주지 않고 받기만을 원하는 사람을 필자는'노인'이라고 규정한다. 노인은 연령과는 무관하다. 젊은 사람들 중에서도 '노인'은 상당히 많다. 남에게 베풀지는 못할 망정, 그저 받기만을 바란다면 제 아무리 연령이 젊었다 해도 필자는'노인'이라고 부른다.

결국 사람은 과정에서 살고, 과정에서 배우고, 과정에서 사랑하고, 과정에서 번뇌하고, 과정에서 행동하는 것이다.

죽음에 대한 자세

사람의 과정에서 최종의 과정이 죽음이다. 누구나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그런데 죽음의 과정은 단 한번 뿐이지, 두 번 경험할 수는 없는 과정이다. 인생이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끝내는 최종의 과정인 죽음의 과정에 도달하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사람은 결코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자신을 완전하다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완전치 못한 상태에서 사람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에 대하여 공포심이나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생은 과정이다"라는 사실을 상기하고, 불완전을 메우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감사한다"는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한다면 이 이상의 행복은 없다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알 수 없는 것은 내일이고, 미래다. 내일 무슨 일이 생길 수 있는지는 누구도 모른다. 미래도 그렇다. 소련의 붕괴나 요즘 세계가 맞고 있는 경제위기를 예언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직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누구나 한 번은 죽음을 맞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확실한 일에 대해서 평소에 나름대로의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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