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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대구광역시의사회 이주민진료소

[탐방] 대구광역시의사회 이주민진료소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1.11.0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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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건강보장이라도 도움됐으면…"

▲ 이주민 진료소는 지금까지 40회 운영됐으며, 모두 532명의 외국인 환자를 진료했다. 진료를 받은 외국인들의 국적은 중국·몽골·파키스탄 등 11개 국가에 이른다.
대구광역시의사회가 소외된 이웃을 위한 의료봉사 활동에 모범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주민 진료소'를 새롭게 단장하고 본격적인 진료활동을 하고 있어 화제다.

전국 시도의사회에서는 처음으로 의사회관 내에 '이주민 진료소'를 오픈하고 외국인 노동자를 비롯해 다문화가정, 외국 유학생들에게 무료진료활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의사회는 지역사회의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봉사의 손길을 나누며, 나아가서는 이념이나 민족, 국가를 뛰어넘어 지구촌 어디든지 재난지역이나 도움이 필요한 곳에 의료봉사활동을 통한 더불어 살아가는 인류사회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2010년 4월 29일 의료봉사단을 발족했다.

66명의 대구시의사회원들로 구성된 의료봉사단이 발족한 이후 ▲사회복지관협회와 MOU 체결 ▲의료봉사단 기금마련의 밤 행사 ▲KBS와 합동 무료진료 ▲세계 소방관 경기대회 의료봉사단 의료지원 ▲남산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 무료진료 ▲정부 합동 고충상담 무료진료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의료지원 ▲이주민 진료 등을 진행해 오고 있다. 또 개성병원 무료진료도 예정하고 있다.

특히 의료봉사단은 이주민 진료를 위해 의사회관 내에 '이주민 진료소'를 설치하고 올해 1월부터 매주 일요일 20여명의 외국인들을 진료하고 있는데, 의사회관 보수공사를 통해 진료소 공간도 새롭게 바꾸고 지난 10월 30일 정식으로 오픈했다.

그동안 낡은 의사회관 1층에서 외국인 환자를 진료했는데, 이번 의사회관 보수공사로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진료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된 것.

이와 관련 김제형 회장은 "의사회관을 지난 여름동안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시행하고 새롭게 단장을 했다"며 "외국인 노동자·다문화가정·외국 유학생들의 무료진료를 위해 운영하고 있는 '이주민 진료소'도 정식으로 오픈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대구시의사회 의료봉사단은 국내 취약지역(쪽방 진료사업·노인정 순회진료·재난지역 응급의료 활동 등) 무료진료 봉사에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외국인 노동자·다문화 가정을 위한 무료진료 활동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손경식 단장은 "이주민 진료소를 의사회관에 설치한 것은 의료보장제도의 시각지대에 있는 이주민·유학생들에게 의료혜택을 제공해 최소한의 건강보장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문화적 차이로 인한 스트레스와 질병으로 고통받는 외국인들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올해 1월부터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에 정식으로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주민 진료소는 대구지역 재한국인(이주민, 유학생 포함) 5만 5000여명이 대상이 되는데, 외국인 근로자 및 자녀, 국적 취득 전 여성 결혼이민자 및 자녀, 각종 의료보장제도의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을 중점적으로 진료하고 있다.

진료반은 66명의 대구시의사회원들이 매주 일요일 오후 2시∼5시까지 2명씩 한 조를 이루어 진료활동을 펼친다. 간호사 2∼3명(대구파티마병원), 통역 및 안내 1∼2명(자원봉사자), 행정요원 1명(대구시의사회 사무처 직원)도 매주 진료활동을 돕는다.

진료와 관련된 검사·처치·주사·투약비용 등은 전액 무료이며, 진료소에서는 단순질환자에게는 진료·투약·처치 및 초음파 검사, 심전도 검사까지 가능하다. 또 정밀검사와 중증질환자는 거주지 인근 의료봉사단원 의료기관이나, 1·2차 협력 병·의원에 의뢰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손 단장은 "내과·안과·외과·통증의학과 등 모든 진료과 의사들이 봉사단에 참여하고 있으며, 초음파 검사까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주민 진료소는 지금까지 40회 운영됐으며, 모두 532명의 외국인 환자를 진료했다. 진료를 받은 외국인들은 중국·몽골·파키스탄·스리랑카·방글라데시·키르키스탄·인도네시아·일본·베트남·네팔·북한 등 11개 국가로 감기환자가 가장 많고, 피부질환·고혈압·안질환 등이 많다. 또 유학생 및 자녀들이 가장 많고, 근로자·다문화가정·탈북자 가족이 그 뒤를 잇는다.

손 단장은 "전원조치를 한 환자도 23명이었는데, 대구파티마병원·대구의료원 등에서 수술 및 처치를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봉사단은 해외 대형 재난재해 응급구호 활동, 해외 및 북한 의료 취약지역 무료진료 봉사 및 의약품 지원등도 계획하고 있는데, 그 첫번째 사업으로 올해 11월 개성병원 무료진료활동도 추진중에 있다.

▲ 손경식(대구시의사회 의료봉사단장)
"소외되고 힘든 이웃을 돕는 것이 의사의 올바른 상을 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손경식 단장은 대구시민을 위해, 그리고 의사들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의료봉사단에서 활동하게 됐다고 밝혔다.

손 단장은 "의사회의 요구에 의해 봉사단장을 맡게 됐는데, 봉사단을 구성할 때 66명의 회원들이 참여할 뜻을 밝혀 기분이 좋았다"며 "앞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 까지 활동 범위를 넓힐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봉사단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 '이주민 진료소'인데, 봉사단의 여러 활동 중 하나이기는 하지만 이주민들을 위해 제대로 진료하기 위해 의사회관 내에 진료소를 마련하게 됐다"며 "진료는 올해 1월부터 시작하고 있었지만 의사회관 보수공사 기념식에 맞춰 이번에 '이주민 진료소'를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매주 일요일 오후 2시마다 진료소가 운영이 되는데, 진료후 상태가 심각한 환자는 1, 2차 병원으로 전원시키고 있다. 대구파티마병원, 대구의료원 등과 협력관계를 구축한 결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손 단장은 "의사회에서 이주민 진료소를 직접 운영하는 곳은 전국에서 유일할 것"이라며 "그만큼 대구시의사회 의료봉사단은 단발성이 아닌 체계적이고 제대로된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같은 의지로 봉사단원들과 힘을 함쳐 앞으로는 쪽방촌, 독거노인들에게까지 진료활동을 더 넓히고, 북한 개성공단 근로자들을 위한 진료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봉사단 인원이 많아지고 여건이 되면 해외 응급의료봉사까지 하고 싶다"는 손 단장은 인도·베트남·캄보디아까지 해외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봉사는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섬기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또 의사의 능력을 이웃과 나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손 단장은 "대구시 뿐만 아니라 부산에서도 그린닥터스 활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사회 봉사단체가 많아지는 것은 좋은 일이고, 그렇게 되면 전국적으로 네크워크를 잘 만들어서 보다 큰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빼놓지 않았다.

손 단장은 개인적으로 한달에 1∼2번 이주민 진료소를 찾아 외국인 근로자 및 다문화 가정을 위한 진료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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